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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안 높였더니... 안철수, TV토론 '선방'

"저부터 노력하겠다", 부정 평가 많았던 이전과 달리 당내에서도 "잘했다" 많아

등록|2017.04.26 12:30 수정|2017.04.26 14:58
"TV 토론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이 큽니다. 과거 이야기만 하다가 끝났다고들 합니다. 정말 중요한 대한민국 미래를 결정할 순간에 과거 이야기만 했습니다. 저부터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 오늘 토론회부터 미래를 이야기하도록, 저부터 노력하겠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25일 JTBC 토론회에서 "저부터 노력하겠다"라는 말로 토론회를 시작했다. 사실상 '사과'에 가까운 발언이다. 안 후보는 지난 3차 TV 토론회에서 '제가 갑철수냐'라는 등 상대에게 질문을 거듭한 게 역효과를 냈다는 비판론을 의식한 듯 첫 발언부터 이같이 말하며 "미래를 이야기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이전 토론회 뒤 부정적 여론이 컸던 것과 달리, 이날 안 후보의 토론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인 평가가 당내에서도 다수로 보인다. 선대위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토론회 직후 논평을 통해 "한마디로 안철수다운 토론회였다"며 "안 후보가 미래를 이야기 하자 모든 후보가 미래를 말하기 시작했다. 특히 '타 후보의 공약도 옳다고 생각되면 받아들이겠다'는 안 후보의 포용력이 돋보였다"고 짚었다.

JTBC 토론 참석한 안철수 후보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25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중앙일보-JTBC-한국정치학회 공동주최 2017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당내 평가도 긍정적이다. 선대위 대외협력위원장인 이동섭 의원(비례)은 통화에서 "4차 산업 적임자, 계속 미래를 이야기하는 후보는 안철수뿐이었다"며 "정당에 상관없이 적절한 사람을 기용하겠다고 하는 부분도 눈에 띄었다"라고 말했다. 선대위 지역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황주홍 의원(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군)도 "후보의 정책적 진지함, 또 네거티브에 선을 긋고 정책 위주의 토론을 펼쳐간 모습이 좋았다"라고 평가했다.

"오늘부터는 미래를 얘기하겠다"는 안 후보의 공개 발언 이후 선대위의 기조 변화도 감지된다.

김영환 미디어본부장은 2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저희 TV팀은 어제 회의를 통해 많이 반성했다. 국민이 '강한 지도자상'을 원한다고 안 후보에 요구했는데 그게 잘못된 것 같다"며 "안 후보의 광화문 연설은 우리 당 기조가 될 것이다. 콘텐츠 승부, 미래, 싸우는 게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는 포지티브 전략으로(갈 것)"이라고 말했다(관련 기사: 절박해진 안철수의 외침 "낡은 보수-진보 넘어 미래로 가자").

"저의 미디어본부와 이용호 의원의 TV토론팀은 (안 후보가) 카리스마 있는 후보로서 보여지길 원했다. 그래서 주먹을 쥐라, 목소리 높이라, 한번 질문하면 끝까지 물고 들어가서 끝장내라, 그것이 국민들이 원하는 강한 지도자상이라고 말씀드렸는데 그것이 잘못된 것 같다...(중략) 그동안 미디어팀이 후보에게 '싸워라, 치고 들어가서 밀어붙여라' 이렇게 주문한 것들이 네거티브로 비치고 양당이 싸우는 모습을 재연했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실망했다고 생각한다. 이용호 팀장과 제가 큰 자책과 죄송한 생각을 갖게 됐다."

사생활에 기운 네거티브식 정치공세보다는 정책과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포지티브식 공방으로 가겠다는 설명이다. 김 단장은 이어 "TV토론이 우여곡절을 거쳐 원점으로 갔다"라며 "끝까지 기조를 지키면서 깨끗하게 승부하려는 노력을 통해서 국민 마음을 얻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안 후보는 TV토론에서 안철수·유승민·홍준표 후보 등 3자 대선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그럴 일 없다. 선거 전 연대는 없다고, (제가) 거짓말 않고 100번도 넘게 말한 것 같다"며 단호히 선을 그었다. 대선 투표가 1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막판 변수는 '단일화'가 유력하다. 때문에 이와 관련해서는 의원들 여론이 엇갈린다.

김영환 단장은 "안 후보의 카리스마는 '단일화는 없다'는 일관된 태도, 그러면서도 협치와 연정을 하겠다는 각오와 자세에서 오는 것"이라며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동섭 위원장도 "(후보) 단일화 없이도 이길 수 있다고 본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한 당내 의원은 "(단일화는) 열어두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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