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6일 선거운동 개시 후 처음으로 강원도를 찾았다.

강원도는 대구·경북 지역만큼이나 보수성향이 강한 곳으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지지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곳이기도 하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는 안 후보는 지역 성향을 감안해 보수 민심에 어필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안 후보는 앞선 대구경북 지역 유세 때보다 유연한 모습을 보였다. 당시 안 후보는 대구를 처음 방문해 "김정은이 나를 두려워하고 있다, 북한은 핵을 버려라"라며 안보 분야에 강경한 목소리를 내놓았다. 소위 '강철수'를 앞세운 것이다. 이 같은 유세는 울산, 경남, 부산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전통적 보수층에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대구·경북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지지율이 하락했고, 안보를 지나치게 강조하면서 안 후보의 장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후 안 후보 측은 지난 23일 '광화문 선언'에서 "미래"를 강조하는 기조로 선회했다.

새로운 기조가 이날 강원 지역 유세까지 이어졌다. 안 후보는 이날 낮 춘천 명동거리에서 진행된 유세에서 "이번 대선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선택하는 선거"라며 "진보, 보수가 아니라 미래로 나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진보도 보수도 북핵에 반대하고, 모두 다 나라 걱정한다"라며 "반복하며 싸울 이유가 없다, 내가 통합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또 "문재인, 홍준표, 유승민 후보(바른정당)는 전임정권에서 실세였다"라며 "그런데 북핵과 미사일로 위기는 더 커졌고, 경제위기는 최악을 향해 치닫고 있다. 책임 있는 위치에 있었던 분들은 반성부터 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지난 총선에서 "1번과 2번에게는 기회가 많았다"라며 양당정치를 비판한 기조를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안 후보는 이어 "낡은 이념대결과 결별해야 한다. 깨끗하고 정직한 정치인, 책임질 줄 아는 정치인 나와야 한다"라며 "통합할 수 있는 정치인 나와야 한다. 미래 이끌 능력 있는 정치인 나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 안철수가 보수의 대통령, 진보의 대통령이 아닌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후보는 최근 바른정당에서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후보의 '반문재인 3자 단일화'를 추진하기로 하면서 불 붙은 단일화 논란에 "단일화 같은 것 하지 않고 국민만 믿고 가겠다고 수없이 이야기 했다"라며 다시 한 번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다. 그는 "그런데도 내가 단일화 할 거라고 음해하는 후보가 있다. 거짓말이다"라며 전날 토론회에서 단일화 시도를 비판한 문 후보를 겨냥했다.

안 후보는 최근 치러진 프랑스 대선에서 결선투표에 진출한 중도신당 '앙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를 언급했다.

그는 "프랑스 대선에서 마크롱 돌풍이 불고 있다. 원내 의석이 하나도 없는 신생 중도정당 후보"라며 "그런대도 프랑스의 60년 양당체제를 무너뜨렸다, 프랑스 국민들은 의석수보다 기득권 정치타파를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대선에서도 그 같은 대변혁을 만들어 주실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춘천유세를 마치고 원주로 이동에 '문화의 거리'에서 유세를 이어갔다. 이후 강릉으로 이동해 강원지역에서 마지막 유세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