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멱살'·'성소수자 면담' 모두 허위사실
사건 직후 급속 전파... "왜곡보도 말라" 항의로 이어져
[기사보강 : 27일 오후 7시 15분]
"기사 제목 똑바로 쓰시오. 일정 미루고 의견 들었답니다." (아이디 antigl****)
"동성애자들이 문재인 후보님 멱살 잡고 폭력 휘두르다 제지 당하는 동영상 보니깐..." (아이디 제갈**)
<오마이뉴스>가 지난 26일 보도한 '"우리도 사람, 차별금지법 제정!" 성소수자 외침 뒤로한 채 떠난 문재인' 기사에 달린 댓글이다.
지난 26일 오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기자회견장에 성소수자 단체 회원들이 난입해 문 후보의 '동성애 반대' 발언에 항의한 현장상황은 기사로 보도된 그대로다. 난입 당시 문 후보는 미소를 띤 채 이들을 주시하면서 피하지 않았지만, 행사 뒤 경호원 등에 떠밀린 이들을 남기고 현장을 떠났다.
댓글로 항의한 독자들 주장처럼 문 후보가 이들을 따로 만나 얘길 들은 사실은 없다. 지난 26일 더불어민주당 중앙선대위 관계자도 "기습시위 뒤 성소수자들과 면담한 일이 없다"고 확인했다.
단순히 '문 후보가 나중에 성소수자들 이야기를 다 들어줬다'고 믿고 있는 수준을 넘어 '문 후보가 일정을 뒤로 하고 40여분 이상 문답을 했다고 이미 기사가 다 떴다'고 쓴 댓글도 있었다. 이미 기성언론을 통해 확인됐는데 왜 의도적으로 왜곡보도를 하고 있느냐고 구체적인 정황까지 제시하며 항의한 것이다. 이같은 댓글을 단 이에게 27일 오전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정보 출처를 문의했지만 답은 오지 않았다.
주요 언론들의 보도에서도 이 같은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문재인과 성소수자들의 대화'는 어디서 근거한 것일까. <오마이뉴스>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물 중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게시물을 찾아 확인한 것 중에 가장 먼저 올라온 게시물은 비디오게임 커뮤니티 '루리웹'에 올라온 글이다.
이 글 제목은 "문재인 결국 일정 미루고 시위한 사람하고 대화했네"이고 내용은 "겁나 빡침" 단 네 글자다. 이 글이 게시된 시각은 26일 오후 1시 14분 7초. 이 글을 캡처한 사진이 '오늘의 유머' 사이트 시사게시판에 올라온 시각은 오후 1시 24분 14초다.
27일 오전 루리웹에 해당 글을 게시한 이에게 해당 정보의 출처를 문의하는 쪽지를 보냈고, 이 네티즌은 "확인 없이 글을 올렸다"고 답했다. 이 네티즌은 "그 내용은 친구랑 대화 끝에 제가 게시판에 올린 것"이라며 "그게 그렇게 심각한 내용이 아닌 것 같아서 확인 없이 글을 올렸다"고 밝혔다. "친구한테 물어보니 본인도 들은 내용이라 그런다"고 전한 이 네티즌은 기자의 쪽지를 받고 해당 글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멱살 잡혀'도 허위... 인터넷 선점한 가짜뉴스
문 후보가 성소수자 단체 기습시위 과정에서 멱살을 잡혔다는 허위사실도 언론사 뉴스가 아닌 인터넷 커뮤니티가 진원지인 걸로 추정된다.
중앙일보 페이스북 계정은 기습시위 기사를 포스팅하면서 "文(문), 기자회견장에 성소수자 단체 난입해 멱살"이라고 제목을 달았다. 이 내용이 페이스북에 포스팅 된 시각은 해당 기사가 게시된 오후 2시 47분 이후다.
이보다 1시간 여 앞선 시각부터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문재인 후보가 멱살을 잡혔다'는 내용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오늘의 유머'에는 "성소수자 단체 기습, 멱살 잡히고 밀쳐지는 문 후보..gif"라는 글이 오후 1시 26분에 게시됐다.
기습시위 상황이 나오는 <문재인TV>(문 후보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을 연속사진 GIF로 만들어 동영상처럼 만든 것인데, 여기서도 문 후보가 멱살을 잡힌 장면은 없다. 하지만 이 글을 쓴 이는 "아니 홍준표한테는 찍소리 안 하고 맨날 문 후보님만 물어뜯네요. 난입해서 멱살잡고 밀치고 저게 뭡니까 정말 ㅠㅠ"라고 썼다.
이후 '문 후보가 멱살을 잡혔다'는 글은 '오늘의 유머'뿐 아니라 수많은 커뮤니티로 퍼져나갔고, 문 후보 지지자들을 격앙시켰다. '문재인 멱살 잡혀'는 문 후보 지지자들이 기습시위자들과 성적소수자들에게 혐오와 폭력적인 언사를 쏟아내게 한 동기가 됐다.
하지만 문 후보는 당시 멱살을 잡히지 않았다. 이는 더민주 중앙선대위와 같은 당 김광진 전 의원이 확인한 내용이다.
결국 문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서 사실로 굳어져 언론보도 항의 댓글의 근거가 되고 있는 '문재인 멱살잡이'와 '문재인 성소수자 면담' 내용의 허위사실은 진원지가 언론보도가 아니라 인터넷 커뮤니티인 것으로 보인다.
26일 성소수자들의 기습시위가 있었던 시각은 낮 12시 2분경이다. 상황이 벌어진 약 1시간 여 뒤부터 '문재인이 성소수자들과 면담했다' '문재인이 멱살 잡혔다'는 글이 인터넷에 퍼졌다. 사실확인을 거친 언론사 보도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전, 문 후보 지지자들이 믿고 싶어하는 가짜뉴스가 발빠르게 인터넷을 선점한 셈이다.
"기사 제목 똑바로 쓰시오. 일정 미루고 의견 들었답니다." (아이디 antigl****)
"동성애자들이 문재인 후보님 멱살 잡고 폭력 휘두르다 제지 당하는 동영상 보니깐..." (아이디 제갈**)
<오마이뉴스>가 지난 26일 보도한 '"우리도 사람, 차별금지법 제정!" 성소수자 외침 뒤로한 채 떠난 문재인' 기사에 달린 댓글이다.
지난 26일 오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기자회견장에 성소수자 단체 회원들이 난입해 문 후보의 '동성애 반대' 발언에 항의한 현장상황은 기사로 보도된 그대로다. 난입 당시 문 후보는 미소를 띤 채 이들을 주시하면서 피하지 않았지만, 행사 뒤 경호원 등에 떠밀린 이들을 남기고 현장을 떠났다.
댓글로 항의한 독자들 주장처럼 문 후보가 이들을 따로 만나 얘길 들은 사실은 없다. 지난 26일 더불어민주당 중앙선대위 관계자도 "기습시위 뒤 성소수자들과 면담한 일이 없다"고 확인했다.
단순히 '문 후보가 나중에 성소수자들 이야기를 다 들어줬다'고 믿고 있는 수준을 넘어 '문 후보가 일정을 뒤로 하고 40여분 이상 문답을 했다고 이미 기사가 다 떴다'고 쓴 댓글도 있었다. 이미 기성언론을 통해 확인됐는데 왜 의도적으로 왜곡보도를 하고 있느냐고 구체적인 정황까지 제시하며 항의한 것이다. 이같은 댓글을 단 이에게 27일 오전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정보 출처를 문의했지만 답은 오지 않았다.
▲ 지난 26일 성소수자들의 기습시위를 당한 문재인 더민주 대선후보가 성소수자들과 대화했다는 내용의 '루리뤱' 게시물. 게시 시각이 사건 1시간 여 뒤인 오후 1시 14분이다. ⓒ 안홍기
주요 언론들의 보도에서도 이 같은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문재인과 성소수자들의 대화'는 어디서 근거한 것일까. <오마이뉴스>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물 중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게시물을 찾아 확인한 것 중에 가장 먼저 올라온 게시물은 비디오게임 커뮤니티 '루리웹'에 올라온 글이다.
이 글 제목은 "문재인 결국 일정 미루고 시위한 사람하고 대화했네"이고 내용은 "겁나 빡침" 단 네 글자다. 이 글이 게시된 시각은 26일 오후 1시 14분 7초. 이 글을 캡처한 사진이 '오늘의 유머' 사이트 시사게시판에 올라온 시각은 오후 1시 24분 14초다.
27일 오전 루리웹에 해당 글을 게시한 이에게 해당 정보의 출처를 문의하는 쪽지를 보냈고, 이 네티즌은 "확인 없이 글을 올렸다"고 답했다. 이 네티즌은 "그 내용은 친구랑 대화 끝에 제가 게시판에 올린 것"이라며 "그게 그렇게 심각한 내용이 아닌 것 같아서 확인 없이 글을 올렸다"고 밝혔다. "친구한테 물어보니 본인도 들은 내용이라 그런다"고 전한 이 네티즌은 기자의 쪽지를 받고 해당 글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멱살 잡혀'도 허위... 인터넷 선점한 가짜뉴스
문 후보가 성소수자 단체 기습시위 과정에서 멱살을 잡혔다는 허위사실도 언론사 뉴스가 아닌 인터넷 커뮤니티가 진원지인 걸로 추정된다.
중앙일보 페이스북 계정은 기습시위 기사를 포스팅하면서 "文(문), 기자회견장에 성소수자 단체 난입해 멱살"이라고 제목을 달았다. 이 내용이 페이스북에 포스팅 된 시각은 해당 기사가 게시된 오후 2시 47분 이후다.
▲ 지난 26일 문재인 더민주 대선후보에 대한 성소수자들의 기습시위 당시, 문 후보가 멱살잡이를 당했다는 내용의 '오늘의 유머' 게시물. 제목에 '멱살'이 들어간 중앙일보 기사보다 1시간여 앞선 시점에 게시됐다. ⓒ 안홍기
이보다 1시간 여 앞선 시각부터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문재인 후보가 멱살을 잡혔다'는 내용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오늘의 유머'에는 "성소수자 단체 기습, 멱살 잡히고 밀쳐지는 문 후보..gif"라는 글이 오후 1시 26분에 게시됐다.
기습시위 상황이 나오는 <문재인TV>(문 후보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을 연속사진 GIF로 만들어 동영상처럼 만든 것인데, 여기서도 문 후보가 멱살을 잡힌 장면은 없다. 하지만 이 글을 쓴 이는 "아니 홍준표한테는 찍소리 안 하고 맨날 문 후보님만 물어뜯네요. 난입해서 멱살잡고 밀치고 저게 뭡니까 정말 ㅠㅠ"라고 썼다.
이후 '문 후보가 멱살을 잡혔다'는 글은 '오늘의 유머'뿐 아니라 수많은 커뮤니티로 퍼져나갔고, 문 후보 지지자들을 격앙시켰다. '문재인 멱살 잡혀'는 문 후보 지지자들이 기습시위자들과 성적소수자들에게 혐오와 폭력적인 언사를 쏟아내게 한 동기가 됐다.
하지만 문 후보는 당시 멱살을 잡히지 않았다. 이는 더민주 중앙선대위와 같은 당 김광진 전 의원이 확인한 내용이다.
결국 문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서 사실로 굳어져 언론보도 항의 댓글의 근거가 되고 있는 '문재인 멱살잡이'와 '문재인 성소수자 면담' 내용의 허위사실은 진원지가 언론보도가 아니라 인터넷 커뮤니티인 것으로 보인다.
26일 성소수자들의 기습시위가 있었던 시각은 낮 12시 2분경이다. 상황이 벌어진 약 1시간 여 뒤부터 '문재인이 성소수자들과 면담했다' '문재인이 멱살 잡혔다'는 글이 인터넷에 퍼졌다. 사실확인을 거친 언론사 보도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전, 문 후보 지지자들이 믿고 싶어하는 가짜뉴스가 발빠르게 인터넷을 선점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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