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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 다시 오월, 대통령님이 그립습니다

등록|2017.04.29 08:57 수정|2017.04.29 08:57

▲ ⓒ 이창희


▲ ⓒ 이창희


▲ ⓒ 이창희


▲ ⓒ 이창희


▲ ⓒ 이창희


경남 창원 출장이었습니다. 날씨 좋은 금요일답게(!), 오전 일정을 마치고 난 후 포항에서 3시에 예정된 회의에 참석하러 부랴부랴 차를 몰아야 했죠. 그런데, 출발하고 보니, 내비게이션이 자꾸만 유혹을 하지 뭐예요.

'(도착하는 시간을 보니, 회의까지) 30분이나 여유가 있네. 잠시 봉하에 들렀다 가자.'

결국, 점심 식사를 포기하고 부랴부랴 차를 몰아서, 봉하마을에 들렀습니다. 그녀가 탄핵된 다음 날 들렀을 때에 비해서, 자연의 푸르름이 한껏 올라와서 '찬란한 초록'의 세상으로 변했어요. 분명히 그 찬란함에 눈이 부신 것뿐인데, 자꾸만 눈물이 나더라구요. 오늘의 우리를 보셨다면, 사람좋은 미소를 얼굴 가득 머금은 채 이렇게 말해주지 않으셨을까요?

'잘 하고 있어요. 고생 많으셨어요. 국민 여러분,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여러분이 존경스러워요.'

분명히 우리 하나하나와 눈을 맞추고, 어깨를 토닥여 주셨을 텐데, 지금 우리에겐 대통령님이 안 계시네요. 아, 이 글을 쓰는 중에도 자꾸만 울게됩니다. ㅠㅠ

탐스럽게 눈부신 흰 국화를 한 송이 챙겨들고 묘역에 가는 길이었어요. 고개를 들었더니, 안전화에 각반(저 바지에 걸린 줄무늬 밴드가 각반입니다. 요즘엔 저도 현장에 저 차림으로 들어가요.)까지 챙기신 한 분의 노동자가, 대통령님의 묘역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순간적으로 장면을 놓쳐서, 그 분이 대통령님을 담아내는 순간을 담아내지 못해서, 너무 아쉽습니다.

햇살 좋은 오후, 치열한 일상에 잠시 허락돤 여유를 틈타, 이 곳을 찾은 그 분의 마음이 조금은 짐작될 것도 같았어요. 아마, 저와 같은 생각 아니었을까요? 모두가 존중받는, 작더라도 미래에 대한 '희망'을 얘기할 수 있는, 그런 대한민국에 대한 기대 말입니다. 아...

우리, 제발, 같이 살아요. 그것만이, 지금은 우리 곁에 계시지 않는 그 분께 여전히 쌓여있는 '죄스러운 마음'을 조금이라도 덜어낼 수 있는 길, 아닐까요?

아...... 대통령님, 보고 싶습니다.
다시, 오월, 노무현입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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