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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조선? 한국이 좋다" 신촌 찾은 홍준표, 또 훈계

[현장] 당원, 중·장년 지지자 다수 참여... "문재인 아들, 지명수배 해야" 주장도

등록|2017.05.05 20:16 수정|2017.05.06 08:53

신촌 유세 나선 홍준표 후보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 권우성


홍준표 후보 연설 듣는 시민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유세를 하는 가운데, 한 시민이 홍 후보 공약집을 들고 연설을 듣고 있다. ⓒ 권우성



"내가 너희 롤모델이다. (중략) 요즘 젊은이들은 부모 잘못 만났다고 한탄한다. 나는 부모 유산 1원 안 받아도 내 힘으로 바르게 컸다. 젊은이들이 '헬조선'이라고, 지옥 같다고 욕한다. 내가 국회의원 되고 전 세계 돌아다녔는데, 한국처럼 살기 좋은 나라가 없다."


대학가를 찾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청년 유권자들을 겨냥해 던진 말이다. 취업난과 실업률에 허덕이는 한국 청년들에게 '나라 탓, 부모 탓 하지마라'고 훈계한 것이다. 홍 후보는 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세에서 "돈이 없어서 불행한 게 아니라, 꿈과 희망이 없어졌기 때문에 불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아들, 행방불명 상태"

홍 후보의 이날 연설을 청취한 시민 다수는 중·장년 당원들이었다(당 추산 2만 명).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 1일 같은 장소에서 당 추산 3만 5천 명의 시민을 불러 모은 것에 비해 초라한 지지 규모였다. 청년 지지자 일부가 간혹 눈에 띄기도 했지만, 소수에 불과했다. 성조기와 태극기를 동시에 쥔 지지자도 더러 보였다. 이 자리에는 홍 후보의 장남 홍정석씨도 참석했다.

홍 후보는 장남을 소개하며 문 후보의 아들 채용 비리 의혹을 끄집어내기도 했다. 그는 "얘가 내 아들인데, 문 후보 아들은 유세 현장에 안 나온다. 행방불명 상태다"라면서 "지명수배를 한 번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유세 초반에도 "문 후보는 (아들 문제로) 좀 대국민 사과를 해라"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청년 일자리 문제는 줄곧 주장해온 '강성노조 잡기'로 해결하겠다고 공언했다. 홍 후보는 "근로자 3%밖에 안 되는 민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걸핏하면 광화문에서 촛불 들고 죽창 들어서 우리나라 노동계를 휘어잡는다"면서 "그러니까 대기업들이 사내 유보금을 쌓아놓고 투자를 안 한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5차 대선후보 TV 토론에서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게 노동자 비하로 비판 받은  주장도 되감기했다.

홍 후보는 "울산에 가면 어느 회사 평균 연봉이 도지사 연봉하고 같다"면서 "근로자 평균 임금이 도지사 평균 임금하고 같은데도 매년 스트라이크(파업)을 한다"고 규탄했다. 심 후보는 당시 토론에서 홍 후보의 이런 주장에 "'니들이 노동자인데 감히' 이런 노동자 천시 인식을 갖고 있는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신촌 유세 나선 홍준표 후보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 권우성


"부자한테 자유 주는 게 복지"

그는 그러면서 "부자에게 자유를 주는 것이 복지"라고 강조했다. 홍 후보는 "부자는 사치해도 좋다, 외제차도 타고 1년 열두 달 골프도 치고 해외에 나가라, 대신 돈은 펑펑 쓰라는 것"이라면서 "부자는 기본적으로 자유를 주되, 세금만 철저히 내고 나쁜 짓을 안 하면 된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앞서 상대 주자들의 복지 정책을 "나쁜 홍길동의 방식"이라고 깎아 내렸다. 그는 "좌파들 복지한 것을 봐라, 지금 나온 후보들은 모두 세금을 올리라고 한다. 다 빼앗아 나눠 준단다"라면서 "그게 옛날에 홍길동이 하던 방식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홍길동은 착한 홍길동인데, 얘들(상대 주자들)은 '나쁜 놈 홍길동'이다"라고 강조했다.

다수 매체에서 '거짓'이라고 검증한 바 있는 동성애로 인한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발병 또한 재차 강조했다(관련 기사 : [오마이팩트] "동성애 때문에 에이즈 퍼진다"는 홍준표, 틀렸다). 홍 후보는 이 자리에서 "지금 대한민국에 에이즈 환자가 1만 4천 명인데 쉬쉬 한다"면서 "성 소수자 권리라고, 서울시장이라는 사람이 시청 앞에 동성애 파티나 열어주는데 그게 정상이냐"라며 박원순 시장까지 함께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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