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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제4차산업혁명, 교육·기술·규제혁명 필요"

[인터뷰] 노규성 한국디지털정책학회 회장

등록|2017.05.09 16:37 수정|2017.05.09 16:37

노규성 회장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노규성 한국디지털정책학회 회장이다 ⓒ 김철관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IoT), 모바일, 3D프린터, 무인자동차, 나노·바이오기술을 응용한 새로운 산업혁명, 즉 4차산업혁명이 도래하고 있다. 아직 4차 산업혁명에 대한 학계, 산업계 등의 정의는 명확하진 않지만 대체적으로 큰 틀에서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이 만드는 산업혁명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 등장한 기술들로써 이 혁명은 스마트공장을 앞세운 제조업은 물론 서비스업, 농·수산업 등 전 산업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면서 사회, 정부시스템은 물론이고 우리의 사는 방식까지 혁명적 전환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그간 ICT는 하나의 중요한 산업으로 성장하여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되었지만 여기에도 이젠 빨간 불이 켜졌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4차산업혁명의 핵심과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노규성 한국디지털정책학회 회장(선문대 교수)을 만나 전문가로서의 식견을 들었다. 인터뷰는 지난 8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한 커피숍에서 진행됐다.

먼저 노규성 회장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거치는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정보통신기술(ICT) 경쟁력은 3위에서 20위 이하로 추락했고, 전자정부 순위는 1위에서 3위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4차산업혁명 추진을 앞둔 한국사회의 ICT 경쟁력은 중대한 기로에 봉착해 있다고 지적했다.

"새 정부는 4차산업혁명 추진을 위해 SW를 중심으로 다시 ICT 경쟁력을 세계 3위로 끌어올리고, 전자정부를 1위로 회복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노 회장은 새 정부가 추진하여야 할 4차산업혁명을 규제혁명, 교육혁명, 기술혁명으로 체계화해 각종 규제와 장벽을 철폐하고, 4차산업혁명시대에 맞는 교육체계와 내용으로 혁신하고 중소벤처가 중심이 되어 산업혁명을 선도해 나가는 기술 축적이 이뤄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노규성 회장은 지난 5월 4일 SW‧ICT 전문가 1004인과 더불어 SW‧ICT 초강국 실현을 위한 독임부처 및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신설 등 5대 선결 과제를 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제안한 바 있다.

"SW·ICT는 우리 경제에서 GDP의 30%, 수출의 27.4%를 차지하는 위상을 갖고 있다. 4차산업혁명 추진의 핵심 칩으로서 미래를 이끌어가는 유망 기술분야이기도 하다. 그러나 국가 ICT 경쟁력이 취약하기에 이를 회복하기 위한 5대 선결과제가 필요하다."

노규성 회장노규성 한국디지털정책학회 회장이 지난 5월 4일 민주당사에서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SW.ICT 초강국 실현을 위한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신설 등 5대 정책 제안을 발표하고 있다. ⓒ 김철관


노 회장이 제안한 5대 선결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SW‧ICT 정책 추진을 위한 독임부처를 신설하고 대통령 직속의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신설하여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SW‧ICT 초강국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둘째 민간 중심의 SW와 ICT 기반의 가치 확산 경제를 실현시키고, 4차산업혁명 시대의 중대한 기반인 사이버 정보보안체계 구축을 통해 SW‧ICT 융합생태계를 회복해야 한다는 점이다.

셋째, 국가적인 제 문제를 해결할 공공 영역의 SW‧ICT 기반 신성장 뉴딜시장 정책을 추진하고 각종 공공 사업과 연구개발에서 민간의 지식재산권을 보장하며 수요와 연결하여 성과를 내도록 하는 연구개발(R&D) 체계를 구축하여 SW‧ICT 부문의 중소벤처역량을 강화해야한다.

넷째, 4차산업혁명 추진 선도를 위해 창의형 인재육성이 절실하므로 메이커(maker) 기반 교육과 에듀테크 기반 교육이 초등학교에서부터 이루어지도록 하는 교육혁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섯째, 스타트업 활성화와 혁신산업 성장을 위해 네거티브 규제시스템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고 각종 진입장벽을 제거하며, 성실히 사업을 추진하다가 실패를 해도 재도전을 하여 실패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재기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전반적인 규제혁명을 추진해야 한다.

노규성 회장은 문재인 후보의 SW·ICT 초강국 공약이 실현되면 가치확산 경제를 실현시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례로 5G 구축 사업을 들 수 있다. 2018년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5G시범사업을 하고 나면 본격적인 5G 구축사업이 전개될 것이다. 2017년 정보통신산업연구원의 발표에 의하면, 5G 구축 등으로 정보통신공사업 시장규모가 2015년 13.5조원 규모에서 2020년 20.3조원 규모로 약 8조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통신산업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ICT 인프라 1조원 투자 시, 약 8,750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 따라서 정보통신공사 시장 규모가 8조원 증가하면, 일자리는 약 7만개가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할 수 있다."

노 회장은 대형 공공 ICT사업을 통해서도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며 초․중학교 학급에 무선 인터넷망 설치를 통한 약 1만개의 일자리 창출, SW전문교원 및 보조교사 확충, 타 산업분야 중소기업 대상 ICT 전문인력 공급, 세계 100대 SW기업 5개 육성 등 SW경쟁력 강화, IoT·클라우드·빅데이터 융합 신산업 육성, 공공빅데이센터 구축 등 대규모 빅데이터 사업 전개 등 4차산업혁명을 위한 정책 추진을 착실히 전개하면, 수십 만 개의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노규성 회장은 문재인 후보가 공약한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 신설이 필요하다며 4차산업혁명은 전 산업을 넘어 국가 사회 전체적인 변화를 초래하게 되므로 각 부처의 역할과 기능을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4차 산업혁명 대응 국가전략 마련, 제도 및 규제혁파, 추진성과 점검 등 정책 전반에 방향을 제시하고 부처간 협력을 이끌어내는 구심점 역할을 할 조직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노규성 회장이날 노규성 한국디지털정책학회 회장과 두 시간에 걸쳐 4차산업혁명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 김철관


노규성 회장은 "문재인 후보의 중소기업청의 중소벤처기업부 승격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중심의 내수경제 회생과 스타트업 활성화를 통한 혁신경제 성장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며 "기업의 99%, 일자리의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활발하게 사업을 전개할 수 있어야 모두가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는 포용국가를 이룰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노 회장은 스타트업 도전문화를 만들어야만 혁신경제가 활성화되고 성장동력이 살아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도 선순환의 철학과 의지가 담긴 중소벤처기업부 신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연대보증제 폐지, 삼세번 재기 지원펀드 조성 등을 통해 창업을 활성화 하고 실패한 사업가에게 재도전 기회를 주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문재인 후보의 공약 실현이라는 것.

전문가들은 4차산업혁명을 위해서 SW․ICT 분야의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 확대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이에 대해서 노 회장은 "4차산업혁명을 선도적으로 전개하기 위해서는 SW․ICT 분야의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며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가 속출하는데 기존의 규제 시스템 내에서는 이들을 수용하여 사업을 전개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선진국, 심지어 중국조차도 신성장 분야에서 스타트업들이 승승장구하고 있는데, 우리기업들과 스타트업들은 규제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실정이라는 것.

노 회장은 SW․ICT에서 각종 진입장벽, 즉 과거 산업화를 통해 국가 발전을 주도한 세력(대기업 및 이와 유착된 국회, 정부, 공공기관, 언론, 이익단체 등)들이 각종 진입장벽을 세워 국가 혁신을 저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버(Uber), 비트코인 송금, 원격의료, 개인정보 활용, 공유경제, 디지털 헬스케어, 핀테크, 디지털 법률 서비스(Legal-Tech) 등 네거티브(negative) 규제 시스템 확대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했다.

"우리나라가 드론, 웨어러블, 인공지능, 원격의료, 바이오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산업에서 중국에 뒤쳐지는 이유는 세계 103위의 규제 경쟁력 때문이다. 규제를 철폐하지 못하면 4차 산업혁명 선도는커녕 국가경제가 완전히 추락하고 말 것이다."

새 정부에서 4차산업혁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서 노규성 회장 등 SW․ICT 전문가들의 역할이 중요한 대목이다.

"새 정부가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구성하여 범정부적으로 대대적인 사업 전개를 추진할 때 산업 현장에서 느끼는 개선점과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개진하여 혁신되는 데에 참여를 하여야 할 것이다. 문재인 후보께서도 3월 2일 구로디지털밸리에서 1시간 30분 동안 저를 포함한 민간 전문가들과 가진 SW․ICT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의 참여가 보장되는 위원회 구성을 약속했고,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지금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끌어가는 시대도, 자유시장에만 맡기는 시대는 아니다. 민관이 협치하여 역량을 극대화하고 협력하는 시대다. 전문가들의 능동적인 참여와 적극적인 활동이 절실한 때이다."

노규성 회장지난 3월 31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개최된 한국SW?ICT총연합회 창립식에서 노규성 한국디지털정책학회 회장이 창립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 김철관


노규성 회장은 4차산업혁명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모두가 힘을 합쳐 새로운 기회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택과 집중을 하여야 하며, 선도적인 위치를 하루속히 차지하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성과가 있으면 낙오된 자도 함께 갈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가진 자만이 아니라 더불어 행복한 사회가 되도록 하는 데에 국민적 지혜를 모아야 한다."

* 웨어러블(wearable) : 웨어러블 컴퓨터 또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불리는 착용 컴퓨터는 안경, 시계, 의복 등과 같이 착용할 수 있는 형태로 된 컴퓨터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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