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의 북춤인 날뫼북춤 광경대구의 대표적인 북춤인 날뫼북춤을 추고 있는 광경 ⓒ 김용한
광주 달빛동맹 '전통 춤 한마당'이 10일 오후 7시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열렸다.
영·호남이 모여 담을 허물고 문화·체육·예술·정치·자원봉사·공무원 교류 등을 통해 서로의 간격을 좁혀가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그동안은 현대무용 위주로 행사가 진행됐으나, 이날은 한국무용 등으로 확대돼 주목을 받았다. 한국무용의 춤사위를 통해 양 도시간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자리라는 점은 특히 눈길을 끌었다.
이번 공연은 광주 도시가 대구를 방문하여 공연을 펼친 것으로, 전라도의 허순선 광주대 교수의 입수건 춤과 대구의 정소산류의 수건춤을 정소산춤보존회 백년욱 회장이 문하생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선보였다.
장구를 들고서 추는 춤사위는 진준한 대표(풍물세상굿패 마루)와 대구의 무형문화재 2호 춤인 날뫼북춤에 맞서 맞장을 떴다.
▲ 호남검무 광경광주를 대표하여 호남의 검무를 추고 있는 모습. ⓒ 김용한
경상도 사람의 기질을 엿볼 수 있는, 검을 들고서 추는 춤인 달구벌검무(정소산류)는 최화진 이화예술단장과 단원들이 선보였다.
이에 맞선 광주의 검무는 다른 지역의 검무와는 다르게 섬세하고 활달하여 기교가 넘치는 것이 특징이다. 이 호남검무(한진옥류)는 김자연 무용단장과 그의 문하생들이 무대를 꾸몄다.
이날 대금독주 연주자인 이생강 대금산조 예능보유자(국가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산조)가 특별게스트로 참여해 팔도강산 아리랑을 연주했다.
이어진 축하무대에서도 정소산류 수건춤 전수자인 김우석(구미시립무용단 안무자)의 한랑무(조흥동류), 엄선민(대구가톨릭대학교 무용학과 겸임교수), 최석민(정소산류 수건춤 전수자)의 사랑가와 이화예술어린이무용단의 '한마음으로 피는 꽃'이라는 무궁화를 소재로 한 깜찍한 화합의 무대도 눈길을 끌었다.
대구 무대에 섰던 이생강 연주자는 "경상도는 내면적인 춤이고, 전라도는 섬세하면서도 내면적인 한이 녹아나는 춤인 것 같다"고 설명하면서 "그동안 정치적으로 분리되어 있었을 텐데..., 자주 교류하다보면 우리가 갖고 있는 장벽은 허물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백년욱 회장은 "춤이 제목은 같아도 춤사위는 다른데 이렇게 함께 모여 춤을 추니 의미가 색다른 것 같다"고 하면서 "앞으로도 자주 교류하면서 대구에서 광주의 춤을 볼 수 있고, 광주에서도 대구의 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주어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광주를 대표해 공연을 펼쳤던 허순선 교수도 대구 방문에 대해 "발레나 현대무용은 자주 교류가 잦은 편이었는데 한국무용은 처음이어서 그 의미가 깊다"고 전하면서 "광주 무용은 정적이면서도 활달한 반면에 영남은 교방적이면서도 원형적인 면이 더 있는 것 같다"고 평했다.
달빛동맹에 대해 허 교수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대구와 광주의 교류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으면 좋겠고, 같은 제목의 춤을 춤으로써 서로 비교하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영. 호남 출연진들의 모습달빛동맹 전통춤 한마당에 모인 영. 호남의 춤꾼들. ⓒ 김용한
대구-광주 간 달빛동맹은 2013년 대구시장이 영남권 자치단체장으로서 최초로 5·18기념식에 참석한 이후 양 시장단이 대구 2·28기념탑 방문, 광주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쌍방 교차 참석·교류하면서 시작됐다.
작년까지는 관주도 중심으로 흘러갔으나 앞으로는 관주도에서 탈피하여 민간주도로 전환될 수 있도록 달빛동맹의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달빛동맹은 대구의 옛지명인 달구벌과 광주의 빛고을을 축약하여 '달빛동맹'으로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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