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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반문 대통합' 꿈꾸는 홍준표, 수습 나선 한국당

친박징계 해제·바른정당 탈당파 복당 허용 확정, 정우택 "모든 걸 덮자"

등록|2017.05.12 11:02 수정|2017.05.12 11:33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지난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발표를 위해 개표상황실로 향해 정우택 상임중앙선대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 이희훈


"바른정당은 없어진 것과 같고, 국민의당도 (이제) 없어진다. 정의당은 기생정당이다. 어차피 양강 구도다. 보수 대통합 구도에서 갈라치기를 해서는 안 된다."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전날(11일) 중앙선거대책위 만찬에 참석한 뒤 취재진과 만나 던진 말이다. 자신이 선거 막바지 단행한 서청원·최경환·윤상현 등 일부 친박계 징계 해제 및 바른정당 탈당파 13인 복당 허용 등의 긴급 조치에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재론을 언급하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홍 전 지사는 이처럼 대선 직후에도 그간 주창해오던 '보수 대결집'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당론에 대한 비난도 거침없었다. 홍 전 지사는 이 자리에서 "(정우택 대행의 말은) 대표답지 않은 말이다"라면서 "이미 대통합구도가 되려하는데, 또 갈라치기를 한다? 역적 소리 듣는다. 택도 아닌 짓이다"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홍 전 지사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홍준표당'을 위한 당권 확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는 대선이 끝난 뒤에도 계속 자신의 페이스북을 활용해 자신의 '꿈'을 설파하고 있다. 전날에는 "더 세련된 좌파들을 만났기 때문에 좌파보다 한 수 위의 정치를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꿈을 갖는 삶은 아름답다"고 남겨, 정계 복귀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정우택 "복당 및 징계 해제 대상자, 백의종군해야"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지난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개표상황실에서 사실상 패배 승복 발표를 하고 자리를 떠나고 있다. ⓒ 이희훈


홍 전 지사는 12일 오후 차남이 있는 미국으로 출국, '공백기'를 갖겠다고 선언했지만, 예정된 휴식 기간은 한 달여로 그리 길지 않다. 그는 당일 페이스북에서도 "잠시 이 땅을 떠나 있다가 곧 돌아와서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 곁에 늘 있겠다"면서 "한국당은 쇄신, 또 쇄신으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우택 대행은 결국 '재론' 뜻을 덮고 홍 전 지사의 긴급 조치대로 당 수습에 나서기로 했다. 불과 전날까지만 해도 홍 전 지사의 조치를 '초당헌적 결정'이라며 강하게 비판한 그였다.

그는 같은 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바른정당에 입당했다가 돌아온 13명에 재입당을 승인하기로 결정했다"면서 "당원권 정지 3명에 대해서도 징계 해제 했다"고 밝혔다. 정 대행은 그러면서도 "복당과 징계 해제는 당 절차일 뿐, 과거 정치적 행위에 대한 당원과 국민의 사면이 될 수 없음을 잘 알 것"이라면서 "(대상자들은) 부디 자중하고 백의종군 자세로 헌신하라"고 강조했다.

정 대행은 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지금 시점에서는 모든 걸 다 덮자, 당헌·당규에 위배되더라도 이것은 덮자고 생각했고, 그것에 대한 의견 수렴을 거쳤다"고 말했다. 대행은 '덮고 가자'며 수습을 외쳤으나, 당 내홍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바른정당 일부 복당 결정에 한선교 의원 등 일부 친박계 인사가 '복당 허용 시 탈당'을 언급하며 으름장을 놓은 만큼, 논란은 쉽게 봉합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 대행은 이 같은 우려에 "(반발하는 의원에게) 문자도 하고, 나름 노력했으니 그렇게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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