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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9연전' 두산, 진정한 시험대에 오른다

[KBO리그] NC, KIA, LG 선두권 세 팀 줄줄이 만나는 일정...반등 여부 판가름?

등록|2017.05.15 15:32 수정|2017.05.15 15:32
'홈런 군단' SK를 만나 막강한 선발진의 힘을 보여줬고 외국인 투수가 나란히 출격한 롯데를 상대로 타선이 화끈한 화력을 발휘했다. 두산이 우천으로 인해 두 경기를 치르지 못한 가운데 지난주 4경기 동안 4승을 챙기면서 4위 탈환에 성공했다.

가장 반가운 것은 투-타 밸런스의 안정감이다. 지난주 SK전에 선발로 등판한 니퍼트와 장원준 모두 무실점투를 펼쳤고 13일 경기에서 홍상삼에 이어 등판한 함덕주 역시 5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14일 선발로 등판한 유희관도 7이닝 무실점으로 무실점투 대열에 합류해 시즌 개막 이후 가장 기분 좋은 한 주를 보냈다.

선두권 세 팀이 주말 3연전에서 주춤하면서 3위 NC와의 격차는 3.5G 차로 꽤 줄어들었다. 선두 KIA와의 승차는 5.5G 차로 여전히 격차가 많이 벌어져 있지만 장기 레이스에서 치고 올라갈 기회는 분명 한 번쯤 찾아오기 마련이다. 어쩌면 두산에게 그 기회가 내일부터 찾아올지도 모르겠다. 3위 NC, 1위 KIA, 2위 LG를 차례로 만나는 대진이 디펜딩 챔피언을 기다리고 있다.

▲ SK와 롯데를 차례로 만나 4연승을 거둔 두산이 개막 이후 가장 중요한 9연전을 앞두고 있다. ⓒ 두산 베어스


부진한 야수들의 타격감 회복, 그리고 높아진 마운드

4연승 기간 동안 두산이 얻은 가장 큰 소득은 역시 짜임새 있는 타선의 귀환이었다. 시즌 초 부진에 허덕인 박건우와 오재원의 활약이 빛났다. 특히 이들은 각각 13일과 14일 롯데전에서 홈런포를 가동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여기에 시즌 초부터 꾸준했던 민병헌과 양의지까지 펄펄 날면서 두산 타선은 지난해의 위력을 되찾은 듯한 모습이었다. 한때 중하위권에 머물렀던 팀 타율은 어느덧 3위까지 올라왔고, 193타점으로 SK에 이어 팀 타점 2위에 이름을 올렸다. OPS의 경우 .785로 리그에서 가장 높다.

하위 타선의 응집력도 살아났다. 하위타선 OPS가 .785로 리그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데, 2위 넥센(.736)과 비교하더라도 상당히 큰 차이를 두고 있다. 상위 타선의 출루율은 .365로 롯데(.376)에 이어 2위, 도루성공률도 리그에서 가장 높다. '2년 연속 KS 우승팀' 두산 특유의 공격적인 야구가 수치를 통해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타선 못지않게 기분이 좋았던 건 마운드였다. 4경기 동안 두산 투수들이 내준 전체 실점은 단 5실점, 심지어 SK와의 2연전에서는 2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13일 롯데전 선발이었던 홍상삼의 부진이 흠이기는 했지만 선발진과 더불어 이용찬, 김승회, 김강률 등 구원 투수들의 컨디션이 좋은 한 주였다.

주중에는 '짠물 마운드'가 '팀 홈런 1위' SK 타선을 꽁꽁 묶었다면 주말에는 '팀 타자 WAR 1위(15일 현재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타선이 롯데 마운드를 폭격했다. 이처럼 투-타 밸런스가 좋은 한 주는 적어도 올시즌 개막 이후엔 없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예상했던대로 두산의 페이스가 5월 초를 지나면서 서서히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두산으로선 지금 자리에 결코 만족할 수 없다.

▲ 선발 투수들의 연이은 호투, 김태형 감독은 반가울 따름이다. 이 흐름이 9연전에서도 이어진다면 선두권에 있는 세 팀 입장에서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 ⓒ 두산 베어스


선두권 세 팀과의 9연전, 개막 이후 맞이한 가장 중요한 승부처일수도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걱정 중 한 가지가 두산 걱정이었을까. 힘겨웠던 4월이 지나가고 5월 한 달간 10경기에서 6승 4패를 기록해 반등의 실마리를 찾았다. 매일마다 순위가 바뀔 정도로 치열한 중위권 경쟁에서도 한 발 앞서나갈 수 있게 된 두산은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어떻게 보면 더 높은 곳이라기보단 원래 두산이 시즌 전에 내다봤던 지점이었다.

주중에는 NC를 홈으로 불러들여 3연전을 치른다. 지난주 kt와의 원정 3연전에서 1승 2패를 기록하며 주춤한 만큼 홈에서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으려는 게 두산의 목표다. 게다가 개막 이후 페이스가 좋았던 외국인 투수 맨십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선발진의 무게가 약해졌다는 평이 많다. 두산은 니퍼트, 장원준, 홍상삼 또는 함덕주가 등판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말에는 광주로 내려가 선두 KIA를 상대한다. 니퍼트가 화요일에 등판하기 때문에 일요일 경기에서 한 차례 더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홍상삼 또는 함덕주가 첫 날, 그리고 유희관과 니퍼트가 차례대로 KIA 타선을 만난다. 최형우의 가세로 지난해보다 무게감 있는 타선을 구축한 KIA이지만 최근 두산 타선의 컨디션도 만만치 않다.

원정 3연전이 끝나면 하루 휴식을 취하고 잠실에서 '숙명의 라이벌' LG와의 3연전이 펼쳐진다. 정말 쉴 새 없이 선두권 팀들과의 맞대결을 소화해야 한다. 어린이날 3연전에서 8년 만의 스윕을 내줬던 기억을 생각한다면 결코 물러설 수 없는 한판승부가 될 듯하다.

9연전에서 6승 정도로 선방한다면 선두권에 위치한 세 팀의 자리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 선두 경쟁에 있어서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반대로 5승 미만에 그쳤을 땐 선두권 세 팀의 입지가 더욱 굳어지는 그림을 예상해볼 수 있다.

SK를 만난 장소는 잠실구장이었고, 롯데 타선은 4월보다 다소 힘이 떨어져 있었다. 두산의 반등이 시작됐다고 단언할 수 없는 이유다. 리그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세 팀을 만나는 9연전에서 '디펜딩 챔피언'이 진정한 시험대에 오를 준비를 마쳤다.

덧붙이는 글 (자료 출처 = KBO 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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