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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의 중국 일대일로 포럼 참가, '좋은 징후'

[주간중국소식] 특사단과 주중대사 내정으로 한중관계 복원 시작

등록|2017.05.16 18:48 수정|2017.05.16 18:48
일대일로 특사단, 한중 봉합의 첫 단추를 끼우다

시진핑 정부의 가장 역점 사업인 일대일로 개념도육상과 해상으로 중국과 서구를 연결하는 것이다. ⓒ 차이나리뷰


지난 14일부터 열리고 있는 중국 일대일로 포럼에 박병석 의원 등이 한국 대표로 참석하고 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대 중국 첫 활동이다. 15일에는 박병석 의원 등이 시진핑 주석과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도 만났는데, 좋은 징후로 보인다.

이번 포럼에는 박병석 의원을 비롯해 박정 의원, 박광온 의원,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이 동행했고, 석동연 전 홍콩총영사 등도 함께 했다. 일단 소외될 뻔한 중요한 행사에 늦게나마 우리 대표가 자격을 얻어 참석한 것은 다행이다.

박병석 단장은 중앙일보 홍콩특파원을 지냈고, 박정 의원도 우한대학교에서 박사를 지낸 더민주 내 대표적인 중국통이다. 미디어에 밝은 박광온 의원과 함께 외교 쪽 전문가들이 참석한 것은 아주 좋은 조합으로 판단된다. 이번 방문단으로 위기의 한중 관계를 잇는 첫 단추는 끼운 것으로 보인다.

기자가 편집장을 맡고 있는 <차이나리뷰>도 메인 주제를 일대일로로 정했기에, 최근 더 밀접하게 이 문제를 볼 수 있었다. 일대일로는 세상에 본격적으로 나온 지 얼마 안 된 테마다. 정확히 하면 2013년 9월부터 10월까지 시진핑이 중앙아시아의 실크로드 국가와 동남아의 해상 실크로드 국가를 다니면서 두 개를 합친 일대일로라는 말이 처음 나왔다. 일대(一帶)는 원 벨트 즉 실크로드고, 일로(一路)는 원 로드 즉 해상 실크로드다.

2015년 9월 23일 중국의 기획재정부 같은 국가발전계획위원회가 외교부, 상무부와 함께 '일대일로' 정책을 공식화하면서, 이 말은 중국에서 가장 쉽게 들을 수 있는 것이 됐다. 최근 중앙텔레비전(CCTV) 등 방송에서도 잇달아 관련 다큐멘터리가 나오고 있다. 육상은 중국 중서부 지방에서 중앙아시아, 인도, 러시아 유럽을 연결하고, 남쪽으로는 광둥 등에서 동남아를 거쳐 서구로 연결하는 계획이다.

일대일로의 활성화는 한국에게 유리한 정책은 아니다. 중국 대륙으로 본다면 경제의 중심축이 한국과 가까운 동부 연해지역에서 서부로 가기 때문이다. 중국이 이 정책을 낸 배경은 동쪽 연해 지역의 개발이 한 단계를 넘어선 것도 있지만, 한국과 미일 등이 봉쇄하는 동쪽 바닷가를 대신할 정치, 경제의 활로를 찾는다는 이유가 있다.

때문에 일대일로가 활성화되면 한국이나 일본은 불리할 수 있다. 다만 그 끝점이 어디냐에 따라 다르다. 롄윈강이나 옌타이, 단둥처럼 중국에서 멈춘다면 한국은 이 정책에서 소외되지만, 이 일대일로가 북한을 거쳐 한국과 연결된다면 한국은 육로와 해상으로 세계를 연결하는 중심축이 될 수 있다. 원래 한국은 이 회의에 참석을 거부당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가, 새 정부가 들어선 후 참석할 수 있었다. 아직까지 한국의 일대일로 참여는 보장됐다고 볼 수 없다.

이번에 시진핑 주석이 개막식에 참여해 긴 연설을 한 것에 볼 수 있듯이, 이 정책은 시진핑 정책의 핵심인 만큼, 한국도 반드시 연결해야만 한다. 시진핑 개막사에는 중요한 내용이 다 담겨있다. 일대일로의 무역액은 이미 연간 3조 달러고, 투자액은 500억 달러다. 이를 통해 건설되는 경제특구가 20개 나라의 56개다. 경제는 물론이고 과학, 교육, 문화, 위생, 에너지, 민간교류 등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이 대열에서 빠진다면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일단 일대일로 홈페이지(www.yidaiyilu.gov.cn)에 68개 관련국이 있는데, 여기에 한국은 들어가 있고, 일본은 없다.

이해찬 특사단, 중국과 전략적 발전 기틀 만들어야

이해찬 특사를 소개하는 봉황위성 방송중량급 인사가 한중관계 해빙을 나섰다는 취지로 기사를 내보냈다. ⓒ 봉황위성 기사 갭쳐


이번 방문단과는 별도로 이해찬 의원이 참석하는 특사단도 곧 출발한다. 이해찬 의원을 단장으로 국회 외교통일정책위원장인 심재권, 김태년 의원과 신봉길 전 주중공사, 서주석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도 같이할 예정이다.

이해찬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 당선시 특사로 중국에 갔고, 중국에 대한 이해도 밝다. 둘째 딸이 베이징대 역사학과에서 유학을 했고, 당시 김하중 전 대사와도 교류가 많았다. 대중국 문제는 한 사안을 보는 게 아니라 전체를 이해하고,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비중있는 인사가 필요하다. 이를 고려했을 때 이 의원은 적당한 인물이다. 다만 현재 대중관계는 모든 곳에서 꼬였기 때문에 풀어할 부분이 많다. 하지만 이 특사단에는 중국 전문가인 의원이 없어서 걱정이 되기도 한다.

이번 특사단은 첫 번째로 풀어야 하는 건 '사드배치' 문제다. 그러나 사드 문제는 표면적인 내용이고, 그 배경을 잘 이해해야 한다. 중국이 사드 배치에 대해 위협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한국이 미일 안보체제에 완전히 경사되고 있다고 보는 데 있다. 따라서 향후 한국의 국제관계에 대한 비전을 잘 설명해야만 오해를 풀 수 있다.

이번 방문에서 세부적으로는 대북 관계나 6자회담 같은 구체적 사안들도 이야기 될 것이다. 구체적으로 들어가도 문제는 복잡하다. 지난해 7월 8일 사드 배치 결정 이후 문화 콘텐츠를 시작으로 해서, 올 2월말 성주롯데골프장 부지 결정 이후에는 무역, 관광 등 전면적인 제재가 시작됐다. 이것들을 하나하나 풀어가야 한다. 또 중국 민간에서도 반한 감정이 상당히 심각한 수준으로 고조됐는데, 이것을 해결할 방안도 찾아야 한다.

물론 중국만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에 한 번으로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방중 후 미국이나 러시아 특사단과의 협상으로도 연결이 돼야 한다. 다만 트럼프 정부가 사활을 걸고 사드를 추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잘하면 이 문제의 해결책을 쉽게 찾을 수도 있다. 물론 사드 문제가 지속될 경우 장기화 가능성도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특사단이 돌아와 결과를 조합한 뒤 다시 새로운 판을 잘 짜야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북 관계를 잘 풀어 한반도를 달군 열기를 식히는 것이다.

비중국 전문가의 주중대사 내정설에 대한 우려

주중한국대사관 홈페이지류우익 대사나 김장수 대사는 중국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큰 실적을 내지 못했다. 특히 김장수 대사는 중국에서 극히 활동이 없었다 ⓒ 주중한국대사관


언론을 통해 노영민 전 의원의 주중대사 내정설도 나오고 있다. 노영민 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과 폭넓게 공감하는 무게감이 있는 정치인이다. 그런데 필자는 이번 인사를 보고 이명박 정부 때 류우익 대사가 떠올랐다. 당시 류 대사는 중국을 잘 모르지만 이명박의 측근이라는 점에서 발탁됐다. 하지만 결과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중국에서의 존재감도 크지 않았고, 중국 내 활동도 눈에 띄지 않았다.

노영민 전 의원이 류우익 대사처럼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노 내정자가 짧은 시간 동안 상호 소통을 위해 활동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좋은 선택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걱정은 중국이 한국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류 대사가 파견된 2009년엔 한중이 서로 주고받을 것이 많았다. 그런데 현재 중국은 한국을 중요한 경쟁국으로 보지 않는다. 실제로 경제규모에서 한국은 중국의 한 성인 광둥성과 차이가 별로 없고, 산업 구조에서도 중국은 한국을 거의 추월한 상황이다.

따라서 현장에서 자존심 상하는 일이 많을 수 있다. 그때는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우리나라의 대중 관계 앞날을 해석해낼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노영민 전 의원은 민주화 운동이나 시민운동 경험이 풍부하고, 국회에서는 산업 중심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이 부분 때문에 중국과 맞을지 의문이 생긴다. 중국을 상대하는 우리 외교관이나 협상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협상 능력보다 공감 능력이다. 즉 중국의 정책을 제대로 이해해 이 내용을 한국과 연결시키고, 상호간에 협력을 할 수 있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

한중 관계가 달라지는 때일수록 역사를 복기해볼 필요가 있다. 한중관계가 가장 좋았던 시기는 당나라 시대다. 당시 당나라에는 최치원이나 김인문, 혜초 같은 많은 지식들이 활동해서 서로 문화의 꽃을 피웠다. 그런 가운데 신라왕자 김교각은 구화산에 가서 유일한 중국 불교의 신이 됐다. 때문에 지금도 그에 대한 존경은 끝이 없다. 이후 다시 좋았던 때는 일제 강점기다. 당시 중국에서 활동하던 수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중국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윤봉길 같은 의혈투쟁도 있지만, 문화계에서도 중국 내 한국인들은 큰 족적을 남겼다.

노영민 주중대사 내정자도 관심을 가졌던 단재 신채호 선생은 오롯하게 민족의 자긍심을 지키면서 활동했던 분이고, 백범 김구 선생도 그런 자긍심으로 임시정부를 이끌었다. 중요한 것은 한국과 중국이 적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한국은 인구가 작지만 강한 문화적 아우라를 갖고 있다. 이것이 미래 경쟁력이니 만큼 그런 것을 잘 키우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뒤 늦은 황사는 이상 기후의 경고

미세먼지 문제를 파혜친 방송인 차이징미세먼지 문제를 파혜친 방송인 차이징의 다큐멘터리 '돔 아래에서' 포스터 ⓒ 중국사이트캡처


필자는 2월 21일 방송과 기사에서 올해 황사가 거의 안 올 거라고 말했다. 그런데 5월 7일 전후로 우리나라에 황사가 찾아왔다. 그런데 이번 황사는 이전 황사와 특징적으로 완전히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 보통 중국에서 황사는 2월말부터 시작해 4월이 정점이고, 3월과 5월은 비슷하다. 그런데 올해 중국에서도 4월까지는 거의 황사가 오지 않았다.

그런데 5월초 갑자기 강한 황사가 왔다. 이는 예외적인 상황이다. 또 네이멍구에서 발생한 황사가 이전처럼 베이징, 톈진을 거쳐 1~2일 만에 한국에 오는 것이 아니라 남방인 상하이까지 괴롭히는 등 복잡한 대류를 타고 있다가 사흘만에 한국에 영향을 주었다. 때문에 황사 자체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지만, 중국의 기후 변화에도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황사에 대한 중국 기상센터 전문가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황사의 원인은 봄철 폭염과 돌풍이다. 올 4월 중국 대부분 지역의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었다. 이제 보편적인 기후현상이 된 봄철 고온은 필연적으로 황사 근원지의 상황을 나쁘게 한다. 이런 고온기온이 영향을 주는 가장 큰 기상 현상 가운데 하나가 회오리 돌풍이다. 2005년 미국에 피해를 준 카트리나나, 미얀마 등에 피해를 주는 돌풍과 폭우 등도 다 이런 기후의 결과다. 원인은 전 지구적 온난화에 의한 이상기후다. 한국 역시 이런 이상 기후에서 피해나갈 수 없다.

때문에 황사나 미세먼지 등을 총체적으로 보고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 황사는 대부분 중국이나 몽골에서 오지만 미세먼지는 다르다. 때문에 잘못된 원인 분석은 오히려 한국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중국은 이미 많은 기상위성을 운용하고 있으며, 이를 분석할 수 있는 슈퍼컴퓨터를 갖고 있다. 미세먼지가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닌 모두의 문제인 만큼 국가간 협업을 통해 원인을 찾고, 해결방안도 찾아야 한다.

또 중국과 감정적으로 대결할 것이 아니라, 이런 문제를 계기로 우리의 환경 관련 기술 인력이나 중소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미세먼지는 중국에게 당면한 최고의 문제로 징진지(京津冀 베이징, 톈진, 허베이) 지역에 5년 동안 한국 1년 예산에 상응하는 300조 원을 들이는 등의 노력을 하는 만큼 협력 방안을 찾아야 한다. 
덧붙이는 글 <이 내용은 국민라디오 민동기 뉴스바(http://www.podbbang.com/ch/6645)에서 매주 화요일 방송하는 <달콤한 중국>의 뉴스 버전입니다. 팟빵에 가시면 방송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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