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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벗어던진 여성들 "두려움은 용기가 되어 돌아왔다"

[사진]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 1주기 추모문화제

등록|2017.05.17 23:08 수정|2017.05.17 23:13

포스트잇을 붙이는 추모행진 참가자강남역 10번출구에 추모행진 참가자들이 포스트잇을 부착하고 있다. ⓒ 장성열


지금으로부터 1년 전인 2016년 5월 17일,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의 한 건물 화장실에서 한 여성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른바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한 여성이 강남역 10번출구 인근 빌딩의 화장실에서 흉기에 수차례 찔린 후 결국 사망한 사건이었는데, CCTV 분석 결과 범인은 남성이 화장실에 들어갔을 때는 숨어 있다가, 피해자인 여성이 들어갔을 때 범행을 저질렀음이 밝혀졌다. 명백한 여성 대상의 혐오범죄(hate crime) 였다.

이 사건을 기점으로 여성이 일상에서 느끼는 위협들(몰카, 성폭력, 살해 등)이 가시화됐다. 예컨대 포스트잇 등에 쓰여 있었던 "살女주세요. 살아男았다" 같은 구호에서 그런 부분들이 잘 드러났다.

그 후로 1년이 지났다. 그 1년 전의 사건을 구태여 계속 기억해야 하냐는 말, 이제 그만해도 되지 않느냐는 말도 나왔다. 짜증을 내거나 재수없는 '묻지마 살인'이 아니냐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아무 일 없던 것처럼, 결코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 1주기인 17일 오후 7시, 강남역 10번 출구에 모였다. 이들은 '혐오 범죄'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보았고, 그저 여성이기 때문에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그저 두려워한 것이 아니다. 추모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포스트잇을 붙이고, 피켓을 들고 행진을 하며, 자신을 가려주던 마스크를 벗어 던졌다. '주체로서의' 여성들은 두려워하는 것 대신 용기내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선택했다.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 1주기 추모행진 현장을 사진으로 담았다.

피켓을 들고 행진하는 추모행진 참가자들강남역 10번출구 살인사건 1주기 추모행진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 장성열


국화를 나눠 주고 있는 추모행진 스태프5월 17일 강남역 10번출구 살인사건 1주기 추모행진 주최측이 참가자들에게 국화를 나눠주고 있다. ⓒ 장성열


피켓을 들고 행진하는 추모행진 참가자들강남역 10번출구 추모행진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사건이 일어난 건물쪽으로 행진하고 있다. ⓒ 장성열


묵념을 하는 추모행진 참가자들강남역 10번출구 살인사건 1주기 추모행진 참가자들이 사건이 일어난 건물 앞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 장성열


손 들고 구호 외치는 여성들여성들이 마스크를 벗어던지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장성열


포스트잇을 붙이는 추모행진 참가자강남역 10번출구 살인사건 1주기 추모행진 참가자가 포스트잇을 부착하고 있다. ⓒ 장성열


포스트잇을 붙이는 추모행진 참가자한 참가자가 강남역 10번출구에 추모 포스트잇을 붙이고 있다. ⓒ 장성열


포스트잇을 붙이는 추모행진 참가자들추모행진 참가자들이 강남역 10번출구에 포스트잇을 붙이고 있다. ⓒ 장성열


발언하는 이지원 씨강남역 10번출구 페이지 운영자 이지원 씨가 퍼포먼스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 장성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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