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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방차의 화려한 변신

[이건의 재미있는 미국소방이야기 18] 소방차에 메시지를 담는다

등록|2017.05.22 11:18 수정|2017.05.22 11:18
화려한 색의 소방차들이 미국의 도로를 누비고 있다. 마치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분홍색, 하얀색, 노란색, 주황색으로 옷을 갈아입은 소방차가 시민들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위치한 노스 찰스톤(North Charleston) 소방서의 분홍색 사다리차 (사진출처: 노스 찰스톤 소방서) ⓒ 이건


▲ 펜실베이니아에 위치한 피츠버그(Pittsburgh) 소방서의 하얀색 대형 구급차 (사진출처: 피츠버그 소방서) ⓒ 이건


▲ 인디애나에 위치한 브라운 타운십(Brown Township) 소방서의 노란색 펌프차 (사진출처: 브라운 타운십 소방서) ⓒ 이건


▲ 뉴욕 주 오렌지 슬리피 할로우(Orange Sleepy Hollow) 소방서의 오렌지 색깔의 펌프차 (사진출처: Pierce사) ⓒ 이건


빨간색 일색이던 소방차에 다양한 색채가 담기면서 도시에 생명력을 불어 넣고 있다. 마치 1800년대 중반 미국의 모습으로 다시 회귀하는 모양새다.

그 당시 소방대원들은 자신들의 취향과 전통을 소방차의 색깔로 표현하는데 공을 들였으며, 이는 곧 이웃 도시의 소방서와 경쟁으로 연결됐다.

색도 다양해서 녹색, 파란색, 하얀색 또는 노란색으로 포인트를 준 검정색 소방차가 등장했는가 하면 거무칙칙한 진한 빨간색(oxblood)의 소방차도 있었다.

1847년 머독(Murdock)이라고 하는 영국인이 그 당시 존재하지 않던 밝은 주홍색(Bright Scarlet)을 만들어 내면서 이 색이 소방차를 대표하는 스탠더드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소방차 제조협회(Fire Apparatus Manufacturers' Association)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는 128개의 소방차 제작사가 있다. 1900년대 초반부터 소방차를 제작해 100년이 넘는 역사를 보유한 회사도 있다.

소방차가 지역사회의 안전수준을 가늠케 하는 척도인 만큼 그들은 단순히 소방차를 만드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어떻게 하면 시민 친화적이면서도 소방관의 자부심을 나타내고 의미 있는 메시지를 담아낼지 고민한다.  

▲ 미국 성조기가 그려진 캘리포니아 나파(NAPA) 소방서 사다리차 (사진출처: 나파 소방서) ⓒ 이건


▲ 오클라호마에 위치한 베다니(Bethany) 소방서의 보라색 소방차. 암으로 고통받는 소녀들을 격려하기 위해 소방차를 보라색으로 색칠하고 노란색 리본을 새겨 넣었다. (사진출처: 베다니 소방서) ⓒ 이건


2015년 국민안전처 소방행정 통계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소방서는 약 1200개소(안전센터 포함)에 이른다. 3만개가 넘는 미국의 소방서에 비하면 소방산업 시장의 규모는 대단히 협소한 편이다.     

게다가 불과 10여개 남짓 되는 소방차 제조업체들은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국가예산이 마련돼야만 소방차 제작으로 연결되는 까닭이다.  

한편 7개월가량 되는 빠듯한 조달 납기일을 맞추는 일도 쉽지 않다. 제품을 만들고 인증을 받기에도 벅찬 시간이다. 사정이 그렇다보니 소방차에 어떤 메시지나 소방관의 자부심을 담는 일은 아예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소방차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소방관의 명예와 자부심을 담아낸 멋진 작품들을 언제쯤이면 만나볼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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