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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펼치는 노조위원장님, 정말 멋집니다"

김경습 삼성중공업일반노동조합 위원장, 받은 후원금을 곳곳에 기부

등록|2017.05.24 09:57 수정|2017.05.24 11:37
"정말 멋집니다."
"항상 응원하고 사랑합니다."
"부끄럽고 대신 감사합니다."

김경습 삼성중공업일반노동조합 위원장의 인터넷카페에 달린 댓글이다. 삼성중공업 해고자인 김 위원장이 노동자들을 위한 활동을 하면서 펼친 '기부'에 사람들은 감사와 격려를 보내고 있다.

24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하청지회는 김경습 위원장한테 259만 2000원의 후원금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받은 보상금 전액을 후원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2015년 7~10월 사이 거제 한 대형 조선소 사내협력사에서 발생하고 있던 산업재해를 근절하기 위해, 관련 행위를 고용노동부에 신고했다. 이는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사실로 드러났고, 해당 업체에 벌금이 부과되었다.

이에 김 위원장의 신고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수익(벌금)을 발생시킨 공로가 인정되어 국민권익위로부터 보상금을 받은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거제통영고성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의 생존권과 권리를 지켜내기 위해 거통고조선하청지회가 결성되었지만, 시작하는 단계라 다소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통받고 있는 하청노동자들을 대변하기 위한 조합 활동이 탄력을 받을 수 있도록 후원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 김경습 삼성중공업일반노동조합 위원장은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에 후원금 259만 2000원을 전달했다. ⓒ 삼성중공업일반노조


김 위원장이 갖가지 활동으로 받은 보상금이나 지원금을 이웃에 기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5년 7월, 거제 한 대형 조선소 협력업체 대표의 폭행사건과 관련해 받은 합의금 400만원을 이웃에 후원하기도 했다.

당시 한 달 전 '노동인권 지킴이' 활동하던 그는 조선소 정문 앞에서 집회를 했고, 협력업체 대표한테 폭행과 집회방해를 당했다며 경찰서에 고소했다. 그 뒤 김 위원장은 업체 대표로부터 '사과'를 받고 고소취하했다.

그는 그때 받은 합의금 전액을 한 노동자의 자녀 후원금과 혼자 사는 노인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거제 장평동사무소에 전달했다.

김 위원장한테 도움을 받았던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활동기금으로 써달라며 낸 후원금을 기탁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거제 한 조선소 하청업체에서 20여억원의 체불임금이 발생했고, 그는 하청노동자들과 함께 투쟁했다.

이후 체불임금이 해결되었고, 하청노동자들은 김 위원장한테 고맙다며 올해 1월 노조 후원금으로 써달라며 100만원을 전달했다. 김 위원장은 이 돈으로 20kg 쌀 25가마니를 구입해 하청노동자들과 함께 장평동사무소를 찾아가 기탁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8월에는 거제에 있는 장애인시설이 여름 캠프를 가는데 후원금 부족으로 차량이 없다는 소식를 듣고 개인 사비 120만원을 들여 대형버스 2대를 임대해 후원하기도 했다.

또 있다. 지난해 9월 조선소 사외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체불임금 문제를 함께 해결해준 뒤, 하청노동자들이 고맙다며 후원금 50만원을 전해왔고, 그는 이 돈을 '좀 더 의미 있는 곳에 쓰자'는 생각에 사회복지시설(베데스다)에 비대 2대를 구입해 기증했다.

지난 해 8월, 그는 또 다른 협력업체에서 체불임금이 발생해 하청노동자들과 함께 투쟁했다. 그때도 노동자들은 '시위용 방송 차량'의 기름값으로 써 달라며 후원금 35만원을 보내왔다. 이에 김 위원장은 개인 사비를 더 보태 선풍기 10대를 구입해 장평동 노인정 10곳에 전달했다.

이밖에도 김 위원장이 벌인 기부는 많다. 김경습 위원장은 "노동조합 활동을 하다 보면 고맙다며 후원금을 보내오는 분들이 있다"며 "소중한 후원금은 좀 더 뜻깊게 사용하고자 기부하고,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공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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