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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 퇴치 위한 인공산란처에 돌고기 번식

새로운 생명을 만드는 실천 활동

등록|2017.05.30 20:06 수정|2017.05.30 20:07
30일 오전 월평공원 갑천 생태해설가인 박천영 선생님으로부터 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월평공원 현장에 와야 될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이었다. 이유는 5월에 설치한 베스퇴치를 위해 설치한 인공산란처에 베스가 산란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산란하면 올라오게 만든 작은 주황색 부표가 물 위에 떠 있다는 것이다.

대전환경운동연합과 월평공원 갑천 생태해설가는 지난 5월 월평공원에 3개의 베스퇴치를 위한 가짜 산란처를 설치했다. 베스가 산란하면 이를 빼어내어 알을 수거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렇게 설치된 가짜 산란처에 베스가 알을 낳았다면 번식이 되기 전 빨리 수거를 해야 했다. 급하게 가슴 장화를 챙겨 현장을 찾았다.

베스 퇴치를 위한 산란처 설치 모습베스 산란처 설치를 위해 자갈을 모으고 있다. ⓒ 이경호


현장에서 급하게 건져 올린 가짜 산란처에는 안타깝지만 베스가 산란한 흔적은 없었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을 찾을 수 있었다. 커다란 바구니에 그물과 부표를 달고 자갈을 담아 놓은 인공산란처에 베스가 아닌 다른 녀석이 산란을 한 것이다.

물에서 건져올린 베스퇴치용 산란처. ⓒ 이경호


산란처에 서식하고 있는 저서생물. ⓒ 이경호


토종 물고기인 돌고기가 산란하여 이미 부화를 완료하고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자갈에 수채(잠자리유충), 물달팽이, 다슬기와 날도래와 강도래 등 다양한 수서곤충들이 이미 서식을 하고 있었다. 돌을 몇 개 가져다 놓았을 뿐인 인공산란처가 새로운 생명들이 자리하는 서식처가 된 것이다.

베스가 아니어서 실망했지만, 돌을 물에 넣어주는 것만으로도 생명이 자랄 수 있다는 희망을 볼 수 있었다. 수심이 50cm 내외의 얕은 물에 수초가 자라고 있는 현장에 새로운 환경인 작은 자갈이 다양한 생명들을 불러 올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주었다.

다시 물속에 넣어주고 있다. ⓒ 이경호


우리는 다시 산란처를 정비하여 물속에 넣어주었다. 베스 산란이 되지 않더라도 다른 생명이 자랄 수 있으니 이 얼마나 다행인가? 베스 퇴치의 목적이 달성되지는 않았지만, 생명을 품을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의 생명을 위한 작은 행동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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