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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둔 마필관리사의 죽음, 마사회가 사죄해야"

노동단체, 박경근 조합원 대책위 구성 ... 선전전, 1인시위 등 투쟁

등록|2017.05.31 13:45 수정|2017.05.31 13:45

▲ 5월 27일 새벽 마사회가 운영하는 부산경남경마공원의 마구간 앞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던 마필관리사 박경근씨의 분향소가 창원노동회관에 마련되어 있다. ⓒ 윤성효


고(故) 박경근(39) 마필관리사가 열악한 고용체계와 처우에 신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노동단체들은 마사회의 사죄를 촉구했다.

고인은 지난 5월 27일 새벽 마사회가 운영하는 부산경남경마공원(렛츠런파크)의 마구간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고인은 부인과 쌍둥이 아들(10)을 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인의 빈소는 김해 한 병원에 마련되어 있고, 민주노총 부산․경남본부에는 '분향소'가 설치되어 있다.

민주노총과 공공운수노조 등 노동단체들은 '고 박경근 조합원 명예회복, 노조탄압 분쇄, 마사회 착취구조 중단 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

대책위는 31일 낸 자료를 통해 "박경근 조합원을 죽음으로 내몬 마사회는 즉각 사죄하라"고 했다.

이들은 "조합원에 대한 유령취급과 불이익 대우, 노조에 대한 모진 탄압에 맞서 싸우다 박경근 조합원이 운명하셨다"며 "수차례 밝혔듯이 하청에 재하청의 고용구조에 불안한 고용구조, 불투명한 임금구조, 부당한 노동탄압이 만들어낸 구조적인 문제"라 했다.

이들은 "공기업인 마사회가 관리하는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고, 처우와 업무에서 사실상 마사회 통제 하에 일하면서도, 사용자는 마사회가 아니라 개인 마주(말 주인)다"고 했다.

이어 "마사회 소속이던 마필관리사들은 개인마주제 시행(1993년) 이후 간접고용 노동자로 전환되었다"며 "마주는 조교사에게 경주마를 위탁하고 조교사는 또 다시 기수·마필관리사를 고용하는 구조이다. 그러나 조교사도 경마를 통해 상금을 얻는 사업자일 뿐, 모든 노동 조건은 마사회가 정한 기준에 따른다. 바로 다단계 착취 구조"라 덧붙였다.

대책위는 "착취에 착취를 낳는 고질적인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이런 비극은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 했다.

대책위는 "구조적인 모순에 항거하며 돌아가신 '고 박경근 조합원의 명예회복과 노조탄압 분쇄, 마사회 착취구조 중단'의 그날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 했다.

대책위는 이날 저녁부터 매일 저녁 빈소 앞에서 선전전을 벌이고, 6월 1일부터 마사회 부산동구지사 앞에서 1인시위와 선전전을 벌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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