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폭 소통" 교육부차관 자화자찬 이임사... 누리꾼들 '발끈'
국정교과서 주도 이영 차관, '7대 성과' 나열... "반어법의 대가?"
▲ 3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영 차관이 인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국민 뜻과 달리 <역사> 국정교과서 등을 강행했던 박근혜 정부 교육부의 이영 차관이 "교육부 안팎의 소통에서 큰 폭의 개선이 있었다"고 자화자찬했다. 31일 오후 연 자신의 이임식에서다.
자화자찬... "이래도 되나 질문 받을 정도로 자율화 폭 커져"
이 차관은 이날 이임사에서 "지난 1년 반 동안 여러 성과도 있었다고 자부한다"면서 7개의 교육부 성과를 늘어놨다. 이렇게 이임사 대부분을 자신의 치적 자랑으로 포장한 것은 그동안 교육부의 '불통 행보'에 비춰볼 때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국가책임을 포기해 재임 기간 내내 교육감과 실랑이를 벌인 누리과정 예산에 대해서는 "당분간은 학부모의 불편을 끼치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대학 학사제도 개선에 대해서는 "일선 대학에서 '정말로 이렇게 해도 되냐'는 질문을 받을 정도로 자율화의 폭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재임 기간 내내 청와대와 교육부가 '입맛에 맞는 총장 꽂기'를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그는 이임사에서 소통의 모습에 대해 자신과 교육부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음은 관련 발언이다.
"교육청, 대학, 학교, 학생, 학부모와의 소통에 있어서 그리고 교육부 내부 소통에 있어서 큰 폭의 개선이 있었다고 자부합니다."
이어 그는 "시도교육청과의 찾아가는 정책협의회 이후에 교육청에서 교육부를 보는 시각이 변화하였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이 차관 재임 기간 내내 누리과정 예산과 국정교과서 문제로 험담과 고발 으름장이 오갔다. 교육부는 경북 문명고의 국정교과서 사태에서 보듯 학교와 학부모 사이에 싸움도 붙였다.
이런 책임을 짊어져야 할 교육부 수장이 '큰 폭의 소통 개선'을 성과로 내세운 것에 대해 "뻔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궁지에 내몰린 교육부 관료들의 인식수준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차관의 현실과 다른 이임사 내용이 알려지자 교사와 학부모들은 페이스북 등에 비판 글을 올리고 나섰다.
박아무개, 조아무개 교사는 '최순실의 뻔뻔함'을 빗대어 "염병하네"라고 적어놓기도 했다.
누리꾼들 "개돼지 발언하는 게 소통?", "염병하네"
기자가 페이스북을 통해 이 차관의 이임사에 대한 의견을 묻자 상당수가 현직교사인 누리꾼들은 이임사에 몰매를 때렸다. 이날 오후 1시간가량 동안 36명의 누리꾼이 비판 글을 올렸다. 다음은 그 내용 가운데 일부다.
"그의 이임사는 '이명박 정부가 가장 도덕적인 정부'라고 지껄이고, '박근혜정부가 가장 깨끗한 정부'라고 지껄이는 것보다 웃기는 말이다"(김○○)
"교육부 고위관료가 국민에게 '개돼지 발언'을 하는 게 국민과의 소통인가?"(최○○)
"교육부가 해체의 위기에 처해있는 이유가 이렇게 교육현장과 완벽하게 격리되어 자신들만의 성을 쌓고는 좋아라하는 것 때문이다.(한○○)
"뭘 잘한 게 있다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해야지."(배○○)
"7가지 치적이 아니라 칠거지악(?)이다."(김○○)
"교육청, 대학, 학교, 학생, 학부모와의 소통에 있어서 '조폭'의 개선이 있었다고 자부한다."(권○○)
"반어법의 대가"(조○○)
이처럼 누리꾼들의 비판 발언이 이어지자 교육부는 난처한 모습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이영 차관 이임사의 경우 교육부 직원이 쓰지 않고 차관이 직접 썼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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