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로 간 여수의 맛, 기대치를 넘어 환상으로 다가온 숙회요리
육해공 숙회천국 김해점의 숙회 코스요리를 맛보다
▲ 육해공 숙회천국의 임성민셰프가 참돔과 농어 숙회를 손질하고 있다. ⓒ 조찬현
맛 찾아 떠난 여행길이다. 이번 미식여행의 행선지는 부산이다. 부산가는 길에 김해에 잠시 들렸다. 여수에서 나름 맛집으로 소문난 업소가 김해에 문을 열었다는 소식 때문이다. 남도 여수의 맛이 오롯한 숙회천국 김해점이다. 이곳 김해점은 여수 숙회천국의 임성민(42)셰프가 직접 운영한다.
대한민국 최초 숙회전문점인 육해공 숙회천국은 여수에서 왔다. 여천의 여수 본점과 문수동의 여수점에 이어 세 번째로 김해에 입성했다. 숙회를 손질해 직접 회를 뜨고 있는 그를 만나봤다. 남도의 맛을 김해에서 선보이겠다는 그는 포부와 자부심이 대단했다. 임 셰프는 지금 야심찬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앞으로 부산, 창원 쪽으로도 진출을 해보려고요."
여수의 맛이 경상도 땅 김해에서도 통할까 내심 걱정되기도 했지만 음식 맛을 보니 안심이 된다. 코스로 이어지는 숙회의 구성과 맛이 정말 빼어나다. 그가 요리하는 음식은 계속 진화중이다.
"숙회는 생선 껍질을 구워서 맛있게, 향도 좋게, 식감도 좋게 해요. 활어를 바로 구워서 세 시간 저온숙성을 해요. 그래야 식감도 빼어나고 가장 맛있어요."
맛과 그리움이 한데 버무려진 한상차림
▲ 인절미튀김과 가오리찜, 새콤달콤 물회가 입맛 사로잡는다. ⓒ 조찬현
▲ 여수의 맛 그대로 맛과 그리움이 한데 버무려진 한상차림이다. ⓒ 조찬현
여수의 맛 그대로다. 시원함에 새콤달콤한 물회가 입맛을 사로잡는다. 찜기에 쪄낸 가오리찜도 맛있다. 인절미를 기름에 튀겨낸 인절미튀김도 이채롭다. 쫀득쫀득한 인절미튀김은 옛 추억의 맛에 현재의 맛을 덧입혔다. 연탄불이나 화롯불에 인절미를 구워먹던 그 시절의 아련한 향수가 묻어난다. 맛과 그리움이 한데 버무려진 한상차림이다.
해초 향을 머금은 수제비미역국으로 속을 달랬다. 숙회에 한잔 술이 더해지자 음식 맛이 더 깊어진다.
▲ 참돔과 농어 숙회는 언제나 기대치를 넘어 환상으로 다가온다. ⓒ 조찬현
참돔과 농어 숙회다. 숙회는 생선을 얇게 썰어 뜨거운 물이나 불을 이용해 살짝 데쳐낸 것으로 고려 말부터 먹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묵은지에 숙회 한 점 올리고 생강채와 단무지 마늘편을 올렸다. 무 새순과 겨자소스도 곁들였다. 이들의 조화로움은 언제나 기대치를 넘어 환상으로 다가온다. 기호에 따라 사랑밥(김 주먹밥)을 더해도 좋다. 숙회는 생선의 날것이 아니어서 비린 맛이 없다. 불에 구워내 은은한 불향이 스며있다.
맛있게 구운 소고기 찹스테이크와 닭튀김요리 유린기는 아이들 차지다. 찹스테이크는 마요네즈소스에 잘 어울린다. 유린기는 대파를 송송 올려먹으면 좋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요리지만 어른들의 술안주로도 제격이다.
▲ 복어와 키조개 관자, 왕새우, 살아 꿈틀대는 전복에 붕장어와 차돌바기로 구성된 샤브샤브다. ⓒ 조찬현
▲ 맛있게 구운 소고기 찹스테이크와 닭튀김요리 유린기다. ⓒ 조찬현
▲ 샤브샤브 맛국물에 우동사리와 만두를 넣어 먹으면 좋다. ⓒ 조찬현
서서히 포만감이 찾아들 무렵 샤브샤브가 선보인다. 복어와 키조개 관자, 왕새우, 살아 꿈틀대는 전복에 붕장어와 차돌바기도 함께했다. 다양한 구성이 근사하다. 이들 식재료들을 하나하나 육수에 데쳐먹는 맛은 가히 환상이다. 포만감에도 불구하고 입맛을 한껏 끌어올려 준다.
닭 한 마리와 함께 설설 끓는 냄비에 다양한 식재료들이 더해져 육수 맛은 한층 깊어진다. 이곳에서 육해공의 식재료가 한데 어우러진다. 이 멋진 어울림을 우리는 육해공 숙회천국이라 부른다.
이 맛국물에 우동사리와 만두를 넣어 먹으면 좋다. 국물이 어찌나 맛있던지 일반 면을 넣어도 명품우동으로 거듭난다. 그 어디에서도 쉬 맛보기 힘든 극강의 맛을 경험하게 된다. 같은 음식을 반복해서 먹다보면 쉬 물리기 십상인데 숙회 코스요리는 늘 먹어도 만족도가 높다.
요리는 정성이라는 이곳 셰프의 말이 큰 울림으로 귓전에 맴돈다.
"요리는 정성이에요. 숙회 모둠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식이지요. 요리에 새로움을 계속 추가할 예정이에요."
▲ 임성민 셰프가 숙회를 정성스레 접시에 담고 있다. ⓒ 조찬현
▲ 육해공 숙회천국 김해점의 메뉴다. ⓒ 조찬현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