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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끔 흘려보낸 낙동강에 녹조 '관심' 단계 발령

대구환경청 "강정고령보 구간 남조류 세포수 증가", 환경단체 "수문 상시 개방해야"

등록|2017.06.07 19:47 수정|2017.06.07 19:47

▲ 낙동강 달성보 하류에 있는 도동서원 앞. 녹조를 방지하기 위해 회전식 수차를 가동하지만 녹조가 더욱 퍼져나가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부가 지난 1일 낙동강 4개 보를 비롯해 16개 보 가운데 6개 보의 수문을 개방했지만 여전히 녹조가 발생한 가운데 대구환경청이 조류경보를 발령했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수문을 상시 개방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수자원공사가 수문을 일부 열어 물을 흘려보냈지만 지난 5일 낙동강 달성보와 합천창녕보 사이 구간인 도동서원 앞 도동나루터에서 강 가장자리 쪽으로 선명한 녹조띠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지난 1일부터 3일간 수문을 열어 양수제약 수위까지 낮췄지만 다시 물을 가두고 유속이 느려지면서 수온과 영양염류(특히 인과 질소)가 높아지면서 녹조가 창궐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대구지방환경청도 7일 낙동강 강정고령보 구간에 조류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대구지방환경청이 지난 5일 강정고령보 상류 7km 지점에서 남조류 세포수를 검사한 결과, ㎖당 1만1844개가 검출됐고 최근 2주 연속 관심 단계의 남조류 세포수를 초과한 것이다.

대구환경청은 칠곡보와 강정고령보 구간을 대상으로 조류경보제를 운영중이며 남조류 세포수가 2회 연속 ㎖당 1000개 이상일 경우 '관심', 1만 개 이상일 경우 '경계', 100만 개 이상 발생할 경우 '대발생' 발령을 내린다.

대구환경청은 이번 조류 발생은 예년에 비해 폭염특보 등 높은 기온과 낮은 강수량으로 인해 남조류의 증식에 유리한 조건이 형성된 것이 주원인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매년 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발령됐던 조류경보가 지난해에 비해 1주일 가량 늦게 발령되었다고 말했다.

조류경보가 발령되면서 낙동강을 식수로 사용하고 있는 대구시민들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대구시민 63.3%가 강정고령보 상류에 있는 매곡정수장과 문산정수장의 식수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정고령보 상류 1km 지점과 3.7km 지점에 매곡정수장과 문산정수장이 있다. 이곳에서 취수한 수돗물은 대구시민 250만 명 중 약 160만 명이 사용하고 있다.

대구환경청은 이들 정수장에서 활성탄 및 오존을 이용한 고도정수처리시스템이 완비되어 있어 수돗물은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수돗물에서 남조류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 적은 한 번도 없다는 것이다.

대구환경청은 관심단계 발령상황을 관계기관에 신속히 전파하고 오염원 점검을 독려하는 한편 취·정수장 관리기관에는 수질분석과 정수처리 등을 강화해 시민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점검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구환경청 관계자는 "관계기관과 협력하여 오염원 유입 최소화, 취·정수장 운영 강화 등 녹조 저감과 안전한 수돗물 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보 개방에 따라 녹조저감 효과가 어느 정도 되는지 모니터링 중에 있다"고 말했다.

강정보 수문 상시 개방 시작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보 상시개방을 지시한 가운데 1일 오후 대구광역시 달성군 강정보 수문이 개방되었다 ⓒ 권우성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수문을 일시적으로 열었다 닫는 등 '찔끔 방류'하는 것은 녹조의 창궐을 막을 수 없다며 보의 상시 개방을 요구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6월 초와 같은 '찔끔 방류'하고 다시 수문을 닫아 거는 것으로는 녹조의 창궐을 막을 수 없다"면서 "지금이라도 보의 수문을 상시 개방해서 강물의 유속을 되살려야 녹조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녹조의 창궐이 무서운 이유는 맹독성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을 함유한 남조류 '마이크로시스티스'가 대량 증식되기 때문"이라며 "이 독성물질은 물고기나 수생생물에게도 전이되어 그것을 먹는 인간의 몸에도 축적되고 농작물에도 전이된다"고 설명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국토부와 환경부, 수자원공사는 수문 상시 개방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엄중히 받아 신속히 이행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면서 "4대강 보의 수문을 상시 개방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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