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화폐 '이더리움' 가격 급상승, 왜 그런가 했더니
비트코인 추격하는 이더리움(Ethereum)
▲ "지난 2009년 첫 선을 보인 비트코인(BTC)은 오스트레일리아에 거주하는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가 블록체인(분산원장)이라는 기술을 기반으로 창안한 디지털 가상화폐다." ⓒ pixabay
디지털 가상화폐 '비트코인'(Bitcoin)과 '이더리움'(Ethereum)의 역성혁명이 기존 화폐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일명 전자화폐로 불리는 디지털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인기가 대한민국을 점점 뜨겁게 달구고 있다. 미국을 거쳐 중국으로 건너간 비트코인은 일본에서 화려한 정점을 찍었다. 이후 한국으로 넘어와 새로운 광폭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과연 비트코인은 기존의 전통적 통화를 물리치고 화폐의 역성혁명에 성공할 것인가, 아니면 잠시 스쳐 지나가는 바람처럼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나버릴 것인가. 우린 지금 그 정점에 서 있다.
지난 2009년 첫선을 보인 비트코인(BTC)은 오스트레일리아에 거주하는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가 블록체인(분산원장)이라는 기술을 기반으로 창안한 디지털 가상화폐다. 먼저 가상화폐를 소유하려면 채굴(mining)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채굴이란 암호화된 연산문제를 해결하면 그 대가로 비트코인을 지급하도록 설계되었다. 특이한 점은, 비트코인은 무한정 채굴하지 못하도록 그 수량은 한정된 화폐라는 점이다.
현재 프로그래밍 된 것은 2100만 비트코인을 채굴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올해 5월 말 현재 약 1650만 비트코인이 채굴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비트코인의 가치는 2009년 10월 5일 1비트코인을 기준으로 0.0008달러(원화 : 약 0.9원)에 출발하였다. 그 후 7년만인 올해 5월 25일 원화기준 89만 원까지 폭등하여 기초가격 대비 무려 533만 배나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 후 급등락 조정을 이어가던 비트코인은 6월 9일 낮 12시 현재도 약 300만 원(1비트코인)이라는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의 향후 가격 변동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며 언제 어떻게 얼마나 폭등할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판도라의 상자와 같다.
이처럼 '정통 비트코인'(약자로 BTC)의 거래가격이 폭등하자 이번에는 또 다른 가상화폐가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거래가격 상승 물결을 이어가고 있다. 바로 이더리움(Ethereum)이다. 원래 최초의 비트코인과 후발 주자인 가상화폐를 구분 짓기 위해 최초 비트코인 이후에 개발된 모든 가상화폐를 일컬어 알트코인(Altcoin)이라 부른다. 알트코인 중에 가장 흥행한 것이 바로 이더리움이다. 이더리움은 지난 2014년 캐나다의 천재 청년 비탈릭 부테린(23세)이 개발하였다. 현재 그의 재산 가치는 약 4조 원으로 추산된다.
비트코인에 이어 이더리움도 화폐 가치 '급상승', 이유는?
이더리움은 기존 비트코인이 채택한 블록체인(분산원장) 기술에 한 단계를 더 업그레이드한 가상화폐다. 현재 이더리움의 코인 발행은 비트코인처럼 제한되어 있지 않고 무한정 채굴이 가능한 상태다. 이더리움은 블록체인(분산원장) 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계약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특히 지난 2017년 3월 이더리움은 EEA(엔터프라이즈 이더리움 얼라이언스)를 공식 출범시켰다. 이때 인텔·MS·삼성SDS·도요타·JP모건 등 86개의 유명 기업이 참여의사를 밝혔고, 이것이 세간에 큰 화제가 되어 이더리움의 가치는 더욱 광폭적인 상승을 하게 된다. 이들 유명 대기업들이 EEA에 참여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더리움이 자신들의 사업분야에 응용할 수 있는 훌륭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이더리움 기술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곳은 ICO(Initial Coin Offering, 가상화폐) 분야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서 투자자 모집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다. 처음 신생기업이 자금을 유치하고자 할 때 ICO를 통해 투자한 투자자에게 토큰을 지급하고 토큰은 기업의 사업 결과에 따라 그 가치가 변하게 된다.
물론 토큰을 사고 파는 매매행위도 가능하다. 이는 현물 주식시장의 IPO(기업공개) 과정과 유사하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중앙집권화된 기관이 평가를 통해 기업을 상장하고 투자자를 모집하지만, ICO는 블록체인이라는 분산시스템 내부에서 참여자 모두가 보증인이 되므로 중앙집권화된 기관이 없다. 바로 이것이 차이점이다. ICO는 현재 이더리움의 스마트 계약으로 가장 최적의 성과를 내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여러 이유로 2017년 초까지 불과 1만 원 내외에 거래되던 이더리움은 2017년 5월 25일 원화 기준 1이더리움에 무려 35만 원으로 폭등, 연초 대비 약 35배 상승하게 된다. 세간에서는 년초 1천만 원을 이더리움에 투자했던 청년이 약 3억 원의 투자수익을 거두면서 화제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수많은 사람들이 가격이 비싼 기존의 비트코인 대신 너도나도 이더리움 투자에 줄을 서게 되었고, 이와 동시에 매스컴이나 각종 사이트에서는 기존 비트코인을 추월할 수 있는 유망 화폐로서 이더리움에 대한 소개와 추천이 끝없이 이어졌다.
일본,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지급결제 화폐'로 공식 인정
하지만 아직도 대다수의 국민들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저 인터넷 게임머니처럼 '철부지들의 단순한 사이버머니 이미테이션'으로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초기 1차 투자에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 중심으로 점차 2차 매수 준비에 나서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현재 가상화폐 거래소는 2차 폭등을 위한 '용트림'을 하고 있다.
얼마 전 이더리움 개발자 부테린은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이더리움과 관련된 기술 적용에 관해 회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6월 초 러시아에서 개최된 블록체인 포럼에 연사로 참여했던 부테린이 푸틴과 별도로 회담을 갖고 이더리움의 블록체인 확장성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고 러시아 재무장관이 밝힌 것이다. 이는 이더리움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블록체인의 확장기술을 러시아의 4차산업혁명에 적용할 방안을 찾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이벤트는 가까운 일본에서 나온다. 일본은 올해 7월부터 비트코인을 구매할 때 소비세 8%를 없앨 예정으로 알려졌다. 또한 현재 2천5백 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금년 말까지 23만 개로 늘릴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 일본은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비트코인을 지급결제 화폐로 공식 인정하면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한편 미국에서는 주정부 단위로 비트코인을 화폐로 인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연방정부 차원에서 미국 SEC에서는 비트코인을 ETF에 연동시키는 방안에 대해 다시 재검토할 것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미국 뉴욕주 남부지역의 연방법원은 비트코인에 대해 합법적인 화폐의 기능과 구조를 갖춘 것으로 판결하였는데 이는 향후 미국 연방법원의 또 다른 판결에 영향을 미쳐 가상화폐에 대한 긍정적 시그널을 주게 될 것이다. 미국 버몬트주는 지난 5월에 송금법안을 개정하면서 가상화폐를 교환의 매개, 계정의 단위, 가치 저장이 가능하다는 정의를 내리기도 했다.
스위스 주크타운은 올해 7월부터 수도요금에 대해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하는 행정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스위스 당국은 현재 가상화폐에 대한 검증작업을 통해 가상화폐의 결제 분야와 지역 확대를 고려 중이다. 최근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 에비게일 존슨은 "조만간 피델리티에서도 비트코인 자산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비트코인 시대를 받아들일 것을 예고하기도 했다.
오프라인 매장·입출금기 늘어나는 가상화폐, 통화혁명 이룰까
▲ "바야흐로 좋든 싫든 디지털 가상화폐는 이미 우리들 곁에 바짝 다가와 있다. 우리는 이제 기축통화(국제간의 결제나 금융 거래의 기본이 되는 화폐)에 대한 비트코인의 '역성혁명'이 성공할지 지켜봐야 할 운명에 처해 있는지도 모른다." ⓒ pixabay
전세계 비트코인 매장 위치를 알려주는 코인맵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은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도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일부 국가에서도 결제 가능한 매장이 상당 수 있으며 현재까지 약 9천1백 개의 오프라인 매장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포로스의 니코시아사립대학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대학등록금을 비트코인으로 납부하고 있다. 대학 부설기관의 각종 수수료 등도 모두 비트코인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캐나다에선 비트코인을 실제 화폐로 바꿀 수 있는 ATM(현금자동입출금기)도 등장했다. 로보코인이라는 회사는 자사 ATM을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로 보급할 예정이라 한다.
영국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스 회장은 자신이 만든 민간 우주여행사에서 우주선 탑승료를 비트코인으로 받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해 거래되는 가상화폐는 세계적으로 약 700종이 넘는다. 현재도 끊임없이 새로운 가상화폐가 개발되고 있으며 ICO를 통해 거래소 시장으로 유통되고 있다. 가상화폐 전문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현재 블록체인에 기반한 가상화폐의 시장 규모는 약 535억 달러로 추산한다. 이 중에서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287억(약 32조 원)으로 전체 가상화폐의 50%를 넘고 있다.
현재 한국은 비트코인을 합법적 화폐로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최근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활발한 협의와 사회적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아마 올해 하반기에는 한국에서의 가상화폐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발표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이는 한국에서 디지털 가상화폐가 한 단계 더 진화하는 전환점이 될 공산이 크다.
바야흐로 좋든 싫든 디지털 가상화폐는 이미 우리들 곁에 바짝 다가와 있다. 우리는 이제 기축통화(국제간의 결제나 금융 거래의 기본이 되는 화폐)에 대한 비트코인의 '역성혁명'이 성공할지 지켜봐야 할 운명에 처해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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