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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오디 간식, 혼자 먹어 죄송합니다

등록|2017.06.17 11:57 수정|2017.06.17 11:57

▲ ⓒ 이재환


▲ ⓒ 이재환


▲ ⓒ 이재환


충남 지역은 3년째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자연은 여전히 인간에게 제철 음식과 열매를 내어 주고 있습니다. 가뭄 속에서도 그나마 작은 위안이 되는 것이죠.

요즘은 뽕나무에서 열리는 오디도 끝물입니다. 오디는 시큼하면서도 단맛을 내는 검붉은색 열매입니다. 어린 시절에는 해마다 이맘때면 오디를 따먹느라 입가와 손에 검붉은 오디물이 들곤 했습니다.

촌티가 좌르르 흐르던 구리빛 얼굴과 그 입가에 검붉은색 오디물이 배이면 어찌나 웃기던지, 오디를 함께 따먹던 친구와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며 깔깔 웃고는 했습니다. 요즘은 누에를 키우는 집이 거의 없어서 오디도 귀한 열매가 되었습니다.

지인의 집에 놀러갔더니, 주인장이 추억의 열매인 오디를 내어 옵니다. 그런데 오디의 모양이 좀 이상합니다. 오디에 요즘 마트에서 흔하게 팔고 있는 떠먹는 요구르트를 발라 온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열심히 비벼 주네요.

이것도 일종의 퓨전 음식이라고 해야 할까요. 어쨌든 요구르트와 오디가 섞인 맛이 꽤 잘 어울립니다. 주인장이 내어준 오디 한 그릇에 입가에 미소가 절로 번집니다. 아주 오랜 만에 추억과 현재의 맛을 한입에 담아 봅니다.

그 맛이 일품이네요. 혼자만 먹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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