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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통일의 아버지' 헬무트 콜 전 총리 타계

독일 통일시키고 유럽 통합 근간 닦은 '역사의 거인'

등록|2017.06.17 08:59 수정|2017.06.17 08:59

▲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의 타계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독일 통일을 이끈 헬무트 콜이 눈을 감았다. 향년 87세.

AP, BBC 등 주요 외신은 16일(현지시각) 콜 전 독일 총리가 자택에서 타계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노환으로 쓰러져 10년 가까이 휠체어에 의지한 그는 최근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며 수차례 중환자실을 오갔다.

어린 시절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을 당해 숨진 이웃 주민들의 시신을 수습하며 전쟁의 참혹함을 깨달은 콜 전 총리는 기독민주당(CDU)의 청년 당원으로 입당하며 정치가의 꿈을 키웠다.

39세의 젊은 나이로 라인란트팔츠 주지사에 당선되며 독일 역사상 최연소 주지사라는 기록을 세운 그는 기민당 부대표와 대표를 거쳐 1982년 중도우파 연립 내각을 이끌고 서독 총리로 취임했다.

1989년 11월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자 조기 통일을 강력히 밀어붙인 콜 전 총리는 1990년 10월 마침내 독일 통일을 이뤄냈고, 그해 치러진 총선에서도 승리하며 '통일 총리'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당시 국제사회에서는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독일이 완전히 통일하기까지 최소 10여 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으나, 콜 전 총리의 추진력이 통일을 훨씬 앞당겼다는 것이 정설이다.

콜 전 총리는 독일 넘어 유럽의 통합을 바랐고, 프랑스의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과 함께 유럽 단일 통화인 유로화를 탄생시켰다. 또한 현재의 유럽을 이끄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발탁한 것도 콜 전 총리의 주요 업적으로 꼽힌다.

그러나 통일 후 경기 침체와 동-서 격차를 해소하지 못하며 16년 만에 총리직에서 물러났고, 기민당 불법 정치자금 스캔들에도 휘말리자 당시 기민당 사무총장이던 메르켈은 자신의 정치적 스승인 콜 전 총리와의 결별을 선언하기도 했다.

메르켈 총리는 대변인을 통해 "위대한 독일인이자 위대한 유럽인 콜 전 총리의 죽음을 애도한다"라고 밝혔다.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유럽은 콜 전 총리를 무척 그리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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