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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의 정신 승리? "내 비난 기사, 효과 좋다"

<중앙>과 전면전 택한 홍준표 "법적 조치? 어이없는 짓"

등록|2017.06.20 09:36 수정|2017.06.20 10:16

▲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지난 18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새 대표 선출을 위한 기자간담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연합뉴스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중앙미디어네트워크의 법적조치 예고에 20일 "참으로 어이없는 짓"이라며 맹비난했다. 사과와 해명 대신, <중앙>과의 전면전을 선택한 것이다.

홍 전 지사는 지난 18일 출마 기자간담회에서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을 겨냥, "신문 갖다 바치고, 방송 갖다 바치고, 조카 구속시키고 겨우 얻은 자리가 청와대 특보 자리"라고 발언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에 <중앙일보>가 비판 사설을 내고, 중앙미디어네트워크 또한 회사차원의 항의성 입장을 내면서 홍 전 지사의 해명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관련 기사 : "명예훼손" 걱정하던 홍준표, <중앙>에 진짜 '피소' 위기).

홍 전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보다 더 막강한 권력을 쥔 분의 잘못된 처신에 대해 지적했더니 그 분을 모시고 있는 분들이 집단적으로 나서서 저를 공격하고 있다"면서 "개인의 정치적 판단을 봉쇄하기 위해 공적인 언론기관이 나서서 사과, 법적 조치 운운하는 것은 참으로 어이없는 짓"이라고 말했다.

또 주어 생략한 비난, 비판 기사에는 "한국당 아직 살아 있다고 보여주는 것"

홍 전 지사의 여느 때 화법처럼 주어가 생략된 비난이었지만, 그 대상은 명확히 드러났다. 그는 "노무현 정부 1기 때 주미대사로 간 것도 부적절했는데, 또 노무현 정부 2기 때 청와대 특보를 하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권언유착의 의혹을 지울 수가 없어 그 부적절한 처신을 지적한 것"이라며 "(거기에) 발끈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홍석현 전 회장이 노무현 정부 당시 주미대사를 역임한 것과 더불어 문재인 정부를 '노무현 정부 2기'로 지칭, 통일외교안보 특보에 임명된 것을 싸잡아 깎아 내린 것이다. 청와대는 지난 19일 홍 전 회장의 특보직 사의 사실을 전하며, 해촉 절차를 밟고 있다고 알린 바 있다.

그는 전날(19일) 제주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 비전토크 콘서트 현장에서도 "사주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이야기를 한 것"이라며 <중앙>의 비판을 되레 "사주가 부적절한 처신을 하면 그 언론 전체가 국민적 질타를 받는다"고 재차 비난했다.

한편 자신의 발언으로 쏟아진 비판성 기사와 부정 여론은 '긍정 효과'로 해석했다. 홍 전 지사는 "대선에서 패배하고 국민에게 잊히는 상황에서 옳고 그름을 떠나, 저에 대한 비난 기사는 아직 한국당이 살아있다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효과가 있어 그리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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