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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재산 추적 중 나타난 'M16 소총' '박정희 통치자금', 특정 종교와 엮였나

'최순실 재산 몰수 특별법 추진 의원 모임' 20일 결성... 재산 조사 결과 보고

등록|2017.06.20 16:46 수정|2017.06.20 17:08

최순실 재산몰수 특별법 추진 여야 의원모임 결성안원구 전 대구지방국세청장(왼쪽 두번째)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순실 재산 조사 보고를 하고 있다. 여야 의원 23명은 이날 최순실 재산몰수 특별법 추진을 위한 모임을 결성했다. ⓒ 남소연


"베트남 참전 용사, 지금 여기 참전하신 분들이 와 계시고, 돌아가신 분들도 있는데, 그 분들에 대해 참전 수당과 유족 보상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브라운 각서에 미국 군인들 기준으로 참전 수당이 얼마 책정돼 있었는데, 그 중 90%가 빠지고 10%를 지급했고, 유족보상금은 80%를 떼고 20%만 지급했다고 합니다...(중략)... ○○중공업에서 만든 M16 판매수익금이 빠져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20일 국회 의원회관 의원식당에서 안민석 의원(더불어민주당) 주최로 '최순실 재산 몰수 특별법 추진 여야의원 모임 결성 및 최순실 재산 보고' 행사가 열렸다. 보고자로 나선 안원구 전 대구지방국세청장은 최순실씨 재산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통치자금으로부터 시작됐다는 요지의 발표를 하면서 M16 소총 국내 생산 과정에서 일종의 리베이트가 정권에 제공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안 전 청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와 같은 추정의 근거를 묻는 질문에 "1976년 미국 한 주간지에서 모 장성 인터뷰를 근거로 박 전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강력한 동지 관계였던 A씨가 M16 공장의 소유자였으며, 그가 박 전 대통령의 재선을 도왔다고 보도했다"며 "이런 점을 감안했을 때 그와 같은 추정이 가능했던 것"이라고 답했다.

이런 안 전 청장의 주장은 2007년 당시 외교통상부가 공개한 외교문서 중 일부와도 그 궤를 같이 한다. 당시 공개된 외교 문서 중에는 ○○교와 박정희 정부와의 결탁 의혹을 제기한 미국 유력 매체들의 보도도 포함돼 있는데, 특히 <뉴욕타임스>는 "A씨를 통역했던 B씨가 한국에 M16 소총 공장이 건설될 때 박 전 대통령을 만나 사업 지원 문제를 협의했다"고 보도했다. 안 전 청장은 특정 종교와 박정희 정권과의 결탁을 최순실씨 재산 추적의 주요 열쇠 중 하나로 보고 있는 셈이다.

"금융 추적과 국가 간 공조 가능토록 조사권 필요"

실제 안 전 청장은 이날 보고에서 독일의 최순실씨 조력자를 크게 세 그룹으로 나누면서 고려대 학맥 중심의 독일 경제인회, 초창기 최씨의 사업 파트너 등과 함께 ○○교를 그 중 하나로 지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씨와 이들이 "독일 내 재산을 관리하고 차명으로 사업을 확장했고, 페이퍼 컴퍼니에 부동산을 은닉하여 재산을 관리하는 등 공생 관계를 유지했다"고 한다.

또 안 청장은 최씨 등이 독일을 재산 은닉 장소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재독 광부나 간호사 출신 중 박정희 전 대통령이나 박근혜 정부에 호의적인 사람이 많다"면서 "설립과 청산이 쉽고 기업 공개 의무가 없다는 점, 부동산 관리 필요상 자회사가 필수적인데, 독일의 독립 자회사는 업종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 절세에 유리하다는 점" 등을 함께 꼽았다.

이와 함께 안 전 청장은 최순실씨 은닉 자금이 박정희 정권에서 형성된 재산으로부터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보고서에서 "석유 도입 차액, 농산물 수입 자금, 대일 청구권 자금, 베트남 참전·전사자 보상금, 차관 이자 차익금" 등을 자금 원천으로 지목하며 "석유를 도입하면서 일부 자금은 스위스로 흘러 들어갔을 것으로 본다"거나 "미국, 독일, 일본 등에서 온 차관 자금 중 20% 정도를 떼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 전 청장은 "이렇게 축적된 재산이 박정희 전 대통령 사후 얼마나 또는 어떤 형태로 회수되었는지 잘 알려지지 않아 어느 정도 규모의 금액인지는 아직 확정할 수 없다"며 "다만 스위스, 헝가리, 룩셈부르크, 스위스, 리히텐슈타인, 오스트리아 등지로 자금이 흘러 들어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만큼, 자금 흐름 경로를 따라가면 상당한 부분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보고서에서 "독일의 부동산과 페이퍼 컴퍼니 실태 그리고 최순실의 조력자 계보는 대부분 파악한 상태"라면서도 "최순실 일가 재산으로 확정은 할 수 없는 합리적 의심, 상당한 개연성 수준에 머물고 있다. 금융 추적과 국가 간 공조 확보가 가능한 조사권과 수사권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이 적극 추진 중인 '최순실 재산 몰수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을 환기시키는 발언이었다.

특별법 추진 여야 의원 모임, 자유한국당은 단 한 명

최순실 재산몰수 특별법 추진하는 안민석 의원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순실 재산몰수 특별법 추진 여야 의원 모임 결성 및 최순실 재산 조사 보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남소연


이와 같은 문제 의식을 안 의원이 "3번 독일 가서 밝힌 게 이 정도인데, 대한민국 검찰과 국세청은 뭐 하나"라는 발언으로 이어 받았다. 그는 이날 "이 문제는 진보·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문제"라면서 "이 자리에 해외참전전우회 대표 분들이 오셨는데, 과거 대한민국의 이념 지표상 봤을 때는 분명히 보수에 있던 분들이다. 이것만 봐도 이건 진보·보수의 문제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안 의원은 "최순실 특별법 추진을 여야 의원들에게 제안했는데 참 재미있는 현상이 있다. 제안에 스물 세 분이 참여했는데,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딱 한 분이 참여했다. 자유한국당 전체 112명 중 단 한 명"이라며 "이건 이 법이나 모임의 성격을 대단히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부정부패를 다시는 대한민국에 발 붙이지 못하도록 하자는 것이니 이번 특별법에 대해 곡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안 의원이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특별법에는 최씨 일가 등의 차명 재산을 찾아 국가로 귀속하여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국정농단 행위자 재산조사 위원회'를 설치하고 위원회에 조사권을 부여하는 것이 핵심이다. 안 의원은 지난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순실의 부정축재 재산은 박정희의 비자금과 이어져 있으며, 박정희의 비자금이 없었다면 최순실의 국정농단은 없었을 것"이라며 특별법 제정을 위한 초당적 의원모임을 제안한 바 있다.

안 의원실에 따르면 20일 현재 최순실 재산몰수 특별법 추진에 참여한 의원은 모두 23명. 더불어민주당이 9명, 국민의당이 8명, 정의당 3명, 바른정당 2명 그리고 자유한국당 1명이 참여하고 있다. (아래 명단 참조)

"최순실 재산 몰수 위해 여야가 뭉쳤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장정숙 의원(국민의당)은 "지난 겨울 정권 교체의 단초를 제공한 것은 최순실의 국정농단이라 생각한다. 그 근원을 치료하지 않고는 새로운 대한민국이 없다. 뿌리째 뽑아야만 한다는 생각에 모임에 참여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성엽 의원(국민의당)도 "최순실 재산 환수는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바로 세울 수 있는 일이 될 것"이라며 "각 당 의원들이 많이 참석해서 국민적 공감대와 함께 반드시 특별법 제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웅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우리가 아직 제대로 확정하지 못해 그렇지, 미국 프레이저 보고서에 돈을 주고받은 증거가 확실히 있기에 독일이나 스위스에 자료나 증거를 공식적으로 요청해서 시시비비를 가리고 부정 축재 재산을 환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경민 의원(더불어민주당)도 "이건 여야를 아우르는 일이며, 정권 교체가 된 만큼 각 기관이 총체적으로 나서야 할 일"이라며 "국회가 적극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특별법을 제정하려면 여야 의원 다수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 상황을 봤을 때는 격렬한 반대가 있을 것이다.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국민들이 힘을 모아주고 국민들이 국회에 요구하지 않으면 제정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면서 "최순실 재산 몰수를 위해 여야가 뭉쳤다'는 것이 오늘의 주제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부정 부패 척결을 위해 다섯 개 당이 뭉친다면 가장 뜻 깊은 국회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현재 '최순실 재산 몰수 특별법 추진 여야 의원 모임'에 참여한 국회의원들이다.

김경진, 김관영, 김광수, 김성태, 김한정, 노회찬, 박범계, 박영선, 박준영. 손혜원, 신경민, 안민석, 유성엽, 윤소하, 이개호, 이상민, 이용주, 이정미, 이혜훈, 장정숙, 전재수, 하태경, 황주홍. 이상 23명(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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