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먹는 물 조류유입 제로 상태로 노력해 달라"
낙동강 강정고령보 방문... 대구시, 취수원 이전에 중앙정부 협조 요청
▲ 이낙연 국무총리가 21일 오전 낙동강 강정고령보에서 녹조가 낀 물을 뜨고 있다. ⓒ 조정훈
대구지방환경청이 대구 시민의 70%가 식수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낙동강 강정고령보 구간에 조류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한 가운데, 이낙연 국무총리가 21일 오전 강정고령보와 매곡정수장을 찾았다.
이 총리 일행은 권영진 대구시장과 함께 이날 오전 강정고령보 상류를 둘러본 뒤, 안병옥 환경부차관으로부터 보 개방에 대한 설명을 듣고 녹조가 발생한 낙동강 물을 직접 떠서 녹조류를 확인하기도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녹조가 발생하고 먹는 물이 굉장히 나빠졌다"며 대구취수원 이전 문제를 중앙정부에서 관심을 갖고 해결해 달라고 요청하자 이 총리는 대구시와 구미시가 좀 더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게 협상인데 이익을 좀 더 많이 보려는 쪽이 더 내놓는 지혜를 보여야 한다"면서 "현재로서는 중앙정부가 나서는 게 적절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권 시장은 하지만 "대구가 구미를 압박하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물밑에서 하고 있는데 지자체에게만 맡겨 놓으면 풀기 어렵다. 국무총리조정실장 중심으로 TF(태스크포스)를 만들어 대책을 만들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 이낙연 국무총리가 21일 오전 낙동강 강정고령보를 방문하자 환경단체들이 손피켓 등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조정훈
▲ 이낙연 국무총리가 21일 오전 낙동강 강정고령보를 방문하자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이 이 총리에게 녹조가 담긴 물을 건네고 있다. ⓒ 조정훈
이 총리의 방문에 환경단체들은 '흘러라 4대강', '보수문 개방 확대'가 쓰인 플래카드와 녹조가 낀 사진 등을 들고 보의 수문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특히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이날 오전 낙동강에서 떠온 녹조 물을 일회용 컵에 담아 이 총리에게 건네기도 했다.
정 국장이 "이걸 보시고 낙동강 물을 살려주십시오"라며 녹조 물이 담긴 컵을 건네자 이 총리는 "나도 녹즙을 좋아하긴 하는데 오늘 너무 많이 마셔서..."라며 고개를 숙여 정중하게 사양했다.
이 총리는 보의 수문을 더 열어야 한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에 "어느 한 쪽에서 보면 만족하지 않은 조치가 취해질 수 있지만 정부는 여러 요소를 고려해 하고 있다"면서 "지금처럼 농업용수마저 불안해질지 모른다는 이때에 수문의 보를 개방한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어 "6개 보 이외의 다른 보도 개방할 수 있는가는 강우량이라든지 주변 농민들의 농업용수 수급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상황을 좀 더 보고 필요하다 싶은 단계가 오면 개방하겠다"고 말했다.
안병옥 환경부차관은 "수심을 낮추는 것이 상당히 효과가 있다는 걸 받아들이고 과학적 근거에 바탕해 (수문 개방의) 시간을 당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올해는 시간을 좀 주시면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녹조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이낙연 국무총리와 권영진 대구시장 등이 안병옥 환경부차관으로부터 보 수문 개방 이후의 녹조 발생 등과 식수 문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조정훈
▲ 이낙연 국무총리가 21일 오전 낙동강 강정고령보를 찾아 녹조 발생 현황 등을 둘러보고 떠나자 환경단체들이 펼침막을 들고 뒤따르고 있다. ⓒ 조정훈
이 총리 일행은 약 30여 분 머물며 녹조와 식수 문제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매곡정수장으로 이동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시민들이 우려하지 않도록 수돗물 정수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 총리에게 대구취수원 낙동강 상류 이전 문제뿐 아니라 글로벌 물산업 허브도시 조성, 대구경북 통합공항 건설, 대구 산업선 철도 건설 등 지역민의 주요 숙원사업에 대해서도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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