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웜비어, 고향 모교서 장례식... 2500명 '애도 물결'

북한서 웜비어 데려온 조셉 윤 비롯해 정부 인사도 대거 참석

등록|2017.06.23 05:43 수정|2017.06.23 05:43

▲ 오토 웜비어의 장례식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풀려났으나 귀국 엿새 만에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장례식이 열렸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각) 웜비어의 모교인 미국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시 인근의 와이오밍 고등학교에서 장례식이 엄수됐다. 장례식장은 유족의 뜻에 따라 누구나 입장할 수 있으나 언론에는 공개하지 않았다.

장례식장 입구에는 지난 2013년 웜비어가 졸업생 대표로서 축사를 했던 "우리 시즌의 피날레다. 위대한 쇼는 끝났지만 앞으로 수백 개의 새로운 후속편들이 시작된다"라는 문구가 걸렸다.

이날 장례식에는 웜비어의 유족, 친척, 친구는 물론이고 일반 시민들의 발길도 이어지면서 2천500여 명이 참여했다. 장례식장 내부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취재진도 대거 찾아와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북한으로 날아가 웜비어 송환을 담판 지은 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비롯해 오하이오 주가 지역구인 롭 포트먼 상원의원, 존 설리번 국무부 부장관 등도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포트먼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한 북한은 웜비어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라며 "한국, 일본 등 동맹국들과 협력해 북한을 더욱 압박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장례식장에는 웜비어가 북한을 여행할 때 입었던 옷과 사용한 물건 등 유품들이 전시됐다. 웜비어의 한 친구는 "그는 좋은 청년이었고,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다"라며 "장례식에 오니 너무 마음이 무겁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웜비어의 이웃 주민들은 장례식에 맞춰 웜비어를 추모하는 의미인 하얀색과 파란색 리본으로 마을 전체를 장식했고, 웜비어와 축구팀에서 같이 활동했던 한 동창은 장례식에서 첼로를 연주했다.

미국 버지니아 주립대 3학년이던 웜비어는 지난해 1월 관광 목적으로 북한 평양을 방문했다가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했다는 혐의로 체포되어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억류 17개월 만에 혼수상태가 되어 풀려났고, 고향으로 돌아와 곧바로 병원에 입원했으나 지난 19일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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