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제보 조작 사건'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는 가운데, 국민의당이 내홍을 겪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씨의 취업특혜 의혹 증거를 조작한 혐의로 긴급 체포된 당원 이유미씨가 전날(29일) 오후 구속된 가운데, 30일 오전 당 비상대책회의에서는 급기야 당 지도부를 향해 일갈하는 비대위원까지 등장했다.

서울 강남을 지역위원장인 김정화 비대위원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당 지도부와 관계자는 제 발언이 불편해도 너그럽게 들어달라"며 "국민의당이 어떤 태도와 지혜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지 보고 있다. 그런데 문제를 수습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할 당에서 '당 해체', '안철수 후보 정계 은퇴' 등을 무책임하게 얘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혼탁한 선거과정에서 상상도 못할 일이 발생한 데 대해 매우 유감이고 국민께 송구하다"는 김 비대위원의 이같은 발언은 박주선 비대위원장의 앞선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읽힌다. 박 비대위원장은 지난 28일 "(이번 사건에) 당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면 이 당은 해체해야 된다. 제가 앞장서서라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하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관련기사: 박주선 "국민의당 조직적 개입? 사실이면 당 해체할 것").

김 비대위원은 "저는 국민의당과 안철수 전 대표가 책임이 없다는 게 아니다. 당사자는 엄중히 처벌해야 하고, 대선 후보도 도의적 사과를 통해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면서도 당 해체 발언 등에 대해 "이는 공당의 모습이 아니다. 남 얘기 하듯 당 해체, 후보 정계 은퇴 등을 말하는 건 무슨 의도이고 누굴 위한 발언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회의는 박주선 비대위원장 개회로 진행됐다. 김 비대위원의 이런 일갈을 듣고 있던 박 비대위원장은 내내 굳은 표정으로 정면만을 바라봤다. 옆에서 이를 듣던 김동철 원내대표는 착잡한 표정으로 물 한 컵을 들이켰고, 회의에 참석한 다른 비대위원들도 고개를 숙이는 등 서로 시선을 피하는 모습이었다.

김 비대위원은 또 "국민의당은 기존 양대 정당의 대립에 환멸을 느껴 국민이 만들어준 소중한 당으로 특정 소수를 위한 정당이 아니다"라면서 "(당 지도부는)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당원을 결속하고, 뼈를 깎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당 해체, 안철수 은퇴가 목표가 아니라면 발언을 신중히 해달라"고 말했다.

회의 첫 발언자로 나섰던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정부와 여당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진상 규명에 영향이 있지 않을까 해서 자중하고 있다"면서도 "민주당은 때를 기다렸다는 듯 '국민의당 죽이기'에 나섰다. 추미애 대표가 '지도부 조직적 개입' 등 아무 근거 없이 거짓 선동하면 국민의당은 사즉생 각오로 맞설 것"이라며 민주당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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