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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으론 부족" 문 대통령, 한미 미사일 무력시위 지시

5일 오전 동해안에서 지대지미사일 타격 훈련... 미국 "더 강력하게 책임 물을 것"

등록|2017.07.05 09:36 수정|2017.07.05 10:36


북한의 화성-14형 발사에 대해 "북한이 한미정상이 합의한 평화적 방식의 한반도 비핵화 구상에 호응하지 않고 레드라인을 넘어설 경우 우리(한미 양국)가 어떻게 대응할지 알 수 없다"고 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오후 '한미 미사일 연합 무력시위'를 지시했다.

문 대통령 지시로 한미 양국군 미사일 연합 무력시위 실행

이에 따라 한미 미사일 부대가 5일 오전 7시에 동해안에서 한국군의 현무-2와 미 8군의 ATACMS(에이태킴스) 지대지미사일로 적 지휘부를 타격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합동참모본부는 "현무-2와 ATACMS(에이태킴스) 지대지미사일을 동시 사격하여 초탄 명중시킴으로써 유사시 적 지도부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했다"고 밝혔다.

현무-2A는 국내 기술로 개발한 사거리 300㎞ 탄도미사일이고,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전술지대지 미사일인 에이태킴스는 사거리는 약 300㎞이며, 탄두에 수많은 자탄이 들어 있어 1발로 축구장 4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다고 한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이번 훈련과 관련해 "문 대통령이 북한의 엄중한 도발에 우리가 성명으로만 대응할 상황이 아니며 우리의 확고한 미사일 연합대응태세를 북한에게 확실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의용 안보실장이 4일 오후 9시경 맥마스터 미국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통화해 문 대통령의 공동발사 제안을 설명했으며 맥 마스터 보좌관의 보고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도 동의했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문 대통령의 단호한 의지를 높이 평가하고 공감한다"고 말했다고 윤 수석은 덧붙였다.

북한의 화성-14형 발사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급격하게 높아진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독일 공식 방문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5일 오전 베를린으로 떠났다.

문 대통령은 애초 6일 베를린 쾨르버 재단 연설을 통해 북핵문제 해법과 남북관계 개선 방안,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구체적인 대북 메시지를 발표한다는 구상이었으나, 이번 사태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ICBM 핵심 대기권재진입 기술 확보" 발표

▲ 북한 조선중앙TV는 4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4'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ICBM 발사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은 시험발사를 지켜보는 김정은. ⓒ 연합뉴스


한편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힌 북한은 ICBM 성공여부의 핵심 중 하나인 대기권재진입 기술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5일 '반제반미대결전에서 이룩한 주체조선의 위대한 승리'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이번 시험 발사는 새로 개발한 대형 중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로켓의 전술·기술적 재원과 기술적 특성들을 확증하며, 특히 우리가 새로 개발한 탄소 복합재료로 만든 대륙간탄도로켓 전투부 첨두(탄두부)의 열견딤 특성과 구조 안정성을 비롯한 재돌입(재진입) 전투부의 모든 기술적 특성들을 최종 확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화성-14'형이 ICBM급에는 미달한다는 분석들이 나오는 가운데, 이를 반박하는 내용들을 자세하게 전한 것으로 보인다.

ICBM 시험발사를 앞두고 며칠간 미사일 조립 현장을 계속해서 찾아 과학자·기술자들을 격려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발사 당일에도 현지 지도했고, 발사 성공 뒤 기념사진을 찍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현장에서 '화성-14형'에 대해 "미남자처럼 듬직하니 잘 생겼다고, 정말 잘 만들었다고 못내 만족해했다"고 전했다.

신년사에 ICBM발사 예고한 김정은 "미국 위협 청산없이 핵·미사일 협상 안 해"

▲ 5일 합참이 공개한 한미 미사일 동시 사격훈련 사진 ⓒ 합참


이어 김 위원장은 "오늘 우리의 전략적 선택을 눈여겨보았을 미국놈들이 매우 불쾌해하였을 것"이라며 "독립절(미국 독립기념일)에 우리에게서 받은 '선물보따리'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아 할 것 같은데 앞으로 심심치 않게 크고 작은 선물보따리들을 자주 보내주자"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는 특히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핵 위협이 근원적으로 청산되지 않는 한 우리는 그 어떤 경우에도 핵과 탄도로켓을 협상탁에 올려놓지 않을 것이며, 우리가 선택한 핵 무력 강화의 길에서 단 한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1월 1일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로케트 시험 발사 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 이른 것"이라고 말해, ICBM 시험발사를 예고한 바 있다.

틸러슨 미 국무장관 "더 강력하게 북한 ICBM 시험 책임 묻겠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강력 대응을 천명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4일(현지시각) 공식성명을 통해 "미국은 북한의 핵무장을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더욱 강력한 조치로 북한의 ICBM 시험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또 "북한의 ICBM 발사는 미국과 동맹국들에 대한 새로운 위협이 고조되고 있음을 대변한다"면서 "세계적인 위협을 멈추도록 전 세계적인 행동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 노동자를 초청하거나 북한 정권에 경제적, 군사적 이익을 주거나, 유엔 대북 제재를 이행하지 못하는 나라들은 위험한 정권을 돕고 방조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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