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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도 없는 것들이"... 이 말에 노조 결성한 선원들

삼천포수협 6개 업체 선원 노동자 120여명 민주노총 지회로 가입

등록|2017.07.05 16:03 수정|2017.07.05 16:03

▲ 경남 사천 삼천포수협 공판장의 한려중형쌍끌이영농어업인조합에 소속된 6개 업체의 종선선장과 기관장, 기관사, 항해사, 갑판장, 조리장 등이 노동조합을 결성해 5일 오후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민주노총일반노동조합 사천시선원지회 설립보고대회'를 열었다. ⓒ 윤성효


"너희들은 돈 떨어지고 배곯으면 한 달도 못 버틸 거야."
"노동조합도 없는 것들이 뭘 한다고 지랄이야."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는 선원 노동자들이 선주측으로부터 이 말을 듣고, 마침내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5일 오후 창원노동회관에 모인 선원 노동자들은 '단결'을 결의했다.

경남 사천 삼천포수협 공판장의 한려중형쌍끌이영농어업인조합 소속 7개 업체 가운데 6개 업체에서 일하는 선원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해 민주노총(경남)일반노동조합 사천시선원지회를 출범시켰다.

종선선장, 기관장, 기관사, 항해사, 갑판장, 조리장 등 120여명의 선원노동자들이 가입했다. 이들은  임금의 '총어획고에 따른 비율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선원들은 어획고의 15%를 임금으로 받고 있다. 가령 30억원을 어획하면 4억 5000만원을 받아 10여명 안팎의 선원들이 나눠가지는 것이다. 선원들은 임금을 어획고 17%의 비율로 인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선원 노동자들은 선주와 1년 단위로 재계약해 오고 있다. 선박 수리 기간인 2개월을 제외하고 해마다 10개월 단위로 일하는 비정규직 기간제 계약을 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선원 노동자들이 상시적인 고용 불안과 저임금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열악한 고용 형태와 노동조건이 개선되길 희망하면서 민주노총에 가입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김재명 본부장은 "민주노총을 찾아주셔서 감사드린다. 세계적으로 노동자와 자본가가 일대일로 싸워 노동자가 이긴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러나 전체 노동자가 힘을 모으면 사용자를 극복할 수 있다"며 "저들이 좋아하는 돈도 우리 노동자들이 노동하지 않으면 벌 수 없기에 우리가 단결하는 것에 대해 겁을 낸다"고 말했다.

그는 "'동지'라는 말은 정치하는 사람들과 노동조합이 쓴다. 같은 생각으로, 함께 행동한다는 뜻이다. 싸움할 때 다른 생각과 행동을 하면 진다"며 "우리 안에서 조금 다른 부분이 있으면 서로 양보와 이해를 해서 함께 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인생을 남이 살아주는 게 아니다. 우리 권리를 남이 챙겨주는 게 아니다. 내 권리는 내가 찾으려고 할 때 찾아지는 것"이라 강조했다.

허광훈 민주노총일반노조 위원장과 송창익 남부경남지부장이 격려의 말을 보태기도 했다. 사천시선원지회는 이날 교육과정을 거쳐 임원을 선출했다.

▲ 경남 사천 삼천포수협 공판장의 한려중형쌍끌이영농어업인조합에 소속된 6개 업체의 종선선장과 기관장, 기관사, 항해사, 갑판장, 조리장 등이 노동조합을 결성해 5일 오후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민주노총일반노동조합 사천시선원지회 설립보고대회'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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