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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추미애 '머리자르기' 막말, 정계 은퇴하라"

김동철 "민주당, 협치 요구는 거짓이었나"... 조치 없을 시 국회 전면 '보이콧'

등록|2017.07.06 15:01 수정|2017.07.07 12:35

▲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자료사진) ⓒ 유성호


[기사 대체: 6일 오후 3시 57분]

국민의당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원내대표는 추 대표의 정계은퇴까지 요구하면서 국회 일정 전면 보이콧을 시사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6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막말을 묵과할 수 없다. 국민의당의 등에 비수를 꽂는 야비한 행태"라며 "추 대표의 사퇴·사과 등 이해할 만한 조치가 없다면, 국민의당은 오늘 이후 국회 일정에 협조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추 대표는 MBC 라디오에 출연해 '문준용 제보조작 사건'과 관련해 "국민의당이 이유미 당원 단독 범행이라고 꼬리 자르기를 했지만 선대위원장이었던 박지원 전 대표, 후보였던 안철수 전 의원께서 몰랐다는 건 머리 자르기"라며 "박지원 의원이 법사위원으로 검찰을 압박하는 이러한 상태는 용납할 수 없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당 차원에서 이유미 증거조작 사건에 대해 모든 노력을 다해 진상을 파헤치려 노력했다, 당사자들이 나눈 대화·문자메시지까지 공개하며 나름 최선을 다했다"라며 "그렇게 내린 결론이 '이유미 단독범행 가능성'이었다. 추 대표가 24쪽에 이르는 당 진상조사 결과물을 한 번 읽어나 봤는지 강한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13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 18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인사청문회 등 당장 예정된 국회 일정이 제대로 진행될지 불투명해졌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양당 간 관계도 급속도로 얼어붙은 모양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하고, 2009년 노동관계법 날치기를 하는 등 추 대표의 과거를 보면 정치권을 진작 떠났어야 한다"며 정계 은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관련해 민주당에서 이해할 만한 조치가 없다면,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보낸 협치 얘기는 거짓 제안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날 간담회가 열리기 30분 전, 국민의당 의원 20여 명이 국회에서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이같은 결론을 도출했다고 국민의당 공보실은 밝혔다.

양순필 수석부대변인은 "대책회의에서는 (추 대표에 대한) 성토가 주를 이뤘다"며 "다른 당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국민의당은 협치를 위해 교육부 장관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을 한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여당 대표가 뺨 때리는 것 아닌가. 이렇게 얘기하는 건 안 된다"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머리자르기' 발언, 의도된 것" vs. 민주당 "당연히 개인적인 발언"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6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씨 취업 특혜의혹 조작 사건에 대해 “안철수 대선 후보와 박지원 전 대표의 침묵은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며 “다시 한번 검찰의 엄중한 수사와 책임있는 입장 표명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 유성호


국민의당은 추 대표가 사퇴할 때까지 인사청문회나 추경 논의 등 국회 일정 모두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최명길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구체적인 것은 의원총회에서 정해야겠지만 오늘 대책회의에 모인 우리 의원들은 예외 없이 국회 일정에 협조 못한다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찰 수사가 거의 마무리된 상황에서 이렇게 말하는 건, 판사 출신 여당 대표가 '수사 더 하라'는 압박을 넣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 거 아니냐"라며 "'머리 자르기'라는 건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라 굉장히 의도된 발언이다. 그렇게 정치를 오래 한 사람이 이 얘길 반복해서 하는 건 말실수라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유정 국민의당 대변인도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협치가 가장 필요한 시점에 여당 대표가 나서서 찬물을 끼얹은 격이니 누가 봐도 정쟁의 선봉장이고 협치 훼방꾼"이라며 "정부 여당에 경고한다, '추' 자 들어가는 건 다 안 된다"라고 일갈했다.

이같은 국민의당 반발에 민주당 지도부는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관련해 제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일단 원내에서 국민의당의 문제 제기에 대해 대책 협의 중"이라면서도 "추 대표님 발언은 라디오 인터뷰 내용으로, 당연히 개인적인 발언"이라고 선을 그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도 관련해 "(이는 지도부와는) 상의한 바 없는 발언"이라며 "이제 국민의당과 합의가 더 힘들어질 것 (같다)"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과 김동철 원내대표 등 국민의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6시 30분 총리 공관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와 만찬을 할 예정이었으나, 추 대표 발언에 반발해 만찬 일정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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