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중국, 류샤오보 가족 면회 허용... '마지막 순간' 임박?

병세 위독해지자 외국인 진료·가족 면회 전격 허용

등록|2017.07.08 20:01 수정|2017.07.08 20:01

▲ 중국 정부의 류샤오보 가족 면회 허용을 보도하는 AP뉴스 갈무리. ⓒ AP


중국 정부가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간암 말기의 반체제 운동가 류샤오보의 가족 면회를 전격 허용하면서 임종이 다가왔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AP,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8일(현지시각) 중국 정부는 류샤오보의 형·동생 부부 면회를 허용했다. 그동안 당국은 병간호를 도맡고 있는 부인 류샤와 처남 이외에 가족이나 친구의 면회는 금지해왔다.

류샤오보의 친구이자 시민활동가인 후지아는 성명을 통해 "중국 정부가 가족 면회를 허용한 것은 류샤오보의 상태가 악화됐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며 "류샤오보가 가족 곁에서 임종을 맞이했다고 국제사회에 주장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날에는 처음으로 외국인 의사의 진료도 허용했다. 독일의 간암 전문의가 류샤오보가 입원한 중국 선양 소재 중국의대 부속병원을 방문해 중국 의료진과 협진을 시작했으며, 곧 미국인 의사도 합류할 예정이다.

독일 외교부는 "류샤오보의 건강 상태가 급속히 악화(deteriorating rapidly)됐다고 들었다"라며 "지금의 상황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류샤오보에 대한 독일 의사의 소견은 공개하지 않았다.

애나 리치-앨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대변인도 "미국 의료진의 방문을 중국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라며 "의료진의 제약 없는 접견과 진료를 보장할 것을 요청했다"라고 밝혔다.

앞서 류샤오보를 치료하고 있는 중국의대 부속병원은 성명을 통해 "류샤오보는 복수가 계속 차올라 신장 기능에 영향을 주면서 투약을 중단했다"라며 "왼쪽 다리에 혈전도 발생해 치료하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989년 톈안먼 시위에 참여했던 류샤오보는 공산당 일당 체제 종식과 중국의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08헌장' 서명을 주도했다가 2009년 국가 전복 혐의로 징역 11년형을 선고받았다.

국제사회는 류샤오보의 석방을 촉구했고, 노벨위원회는 2010년 "중국의 근본적 인권을 위한 오랜 비폭력 투쟁을 높이 평가한다"라며 류샤오보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으나 중국 정부는 시상식 참석을 불허했다.

그러나 최근 류샤오보가 간암 말기 진단을 받자 8년 만의 가석방을 결정하고 병원으로 옮겼다. 국제사면위원회는 "인도적인 차원에서 (가석방이 아닌) 완전히 석방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류샤오보의 해외 망명과 치료를 지원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으나, 중국 정부는 내정 간섭이라고 거부하며 류샤오보의 외부 접촉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류샤오보의 한 친구는 "중국 정부는 류샤오보가 공개 발언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라며 "모두가 그의 말을 듣고 싶어하며, 중국에서라도 그가 마지막으로 자유롭게 말할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라고 호소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