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백인보다 덜 받아라? 한국계 배우들 출연료 차별에 '하차'

[외신] CBS 드라마 <하와이 파이브 오>의 그레이스 박, 대니얼 대 킴... 합의 실패

등록|2017.07.10 15:16 수정|2017.07.10 15:19

▲ 미국 인기 드라마 <하와이 파이브 오>에서 하차한 한국계 배우 대니얼 대 킴과 그레이스 박. ⓒ CBS


미국 인기 드라마 <하와이 파이브 오>의 한국계 배우 대니얼 대 킴과 그레이스 박이 출연료 차별 문제로 방송사와 갈등을 겪으며 하차했다.

AP,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9일(현지시각) 두 한국계 배우는 드라마에 함께 출연하는 백인 배우들과 같은 수준의 출연료를 달라고 요청했다가 방송사가 이를 거절하자 하차를 선언했다.

미국 지상파 CBS 방송의 <하와이 파이브 오>가 2010년 시작했을 때부터 주연으로 활약해온 대니얼 대 킴과 그레이스 박은 8번째 시즌 촬영을 앞두고 방송사와 새로운 출연료 협상을 진행했다.

방송사로부터 백인 동료 배우 스콧 칸과 앨릭스 오로플린보다 10~15% 적은 수준의 출연료를 제안받은 대니얼 대 킴과 그레이스 박은 이들과 똑같은 수준의 출연료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결국, 대니얼 대 킴과 그레이스 박은 더 이상 드라마에 출연하지 않기로 했다. 대니얼 대 킴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CBS와 새로운 계약을 합의하지 못해 더 이상 <하와이 파이브 오>에 출연하지 않는 어려운 결정을 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변화를 겪은 것은 어려울 수 있지만, 지금의 실망스러운 순간을 넘어 더 큰 그림을 보기를 모두에게 독려하고 싶다"라며 "평등을 향한 길은 결코 쉽지 않다"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CBS도 성명을 통해 "대니얼 대 킴과 그레이스 박은 <하와이 파이브 오>의 중요한 인물이었다"라며 "그들을 잃고 싶지 않았고, 상당한 출연료 인상을 제공하려고 노력했으나 아쉽게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 할리우드의 아시아계 배우 차별 논란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이를 보도한 CNN은 "최근 몇 년간 할리우드에서 배우의 성별과 인종에 따른 출연료 차별이 논란으로 떠오르고 있다"라며 "대니얼 대 킴과 그레이스 박의 하차는 백인 혹은 남성 배우가 유색 혹은 여성 배우보다 높이 평가받는 할리우드 분위기를 반영한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두 배우와 방송사가 서로 제안했던 출연료의 차이는 매우 적은 액수였다"라며 "하지만 두 배우가 요구한 것은 돈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예술가에 대한 존중이었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이 백인 배우들로 후보 명단을 채운 것과 최근 영화들이 동양인이나 흑인 배우가 등장해야 할 캐릭터에도 백인 배우를 출연시키는 이른바 '화이트워싱'(Whitewashing)도 거론했다.

또한 <스타트렉>에 출연한 한국계 배우 존 조가 할리우드의 유색 인종 배우에 대한 차별에 항의하기 위해 백인 배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여러 영화 포스터에 자신의 얼굴을 합성한 패러디를 소개하기도 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