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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출입국관리사무소, 주먹질로 다시 '논란'

수술 대기 이주노동자 70km 강제 이송에 항의하던 이주노동자센터 소장, '폭행 당했다' 주장

등록|2017.07.12 09:55 수정|2017.07.12 09:55

▲ 오 경주이주노동자센터 소장(사진 왼쪽)이 울산출입국관리소 최아무개 팀장(오른쪽)에게 무차별폭행을 당했다며 제시한 증거사진. 이 사진은지난 10일 부산대 양산병원 응급 CT영상촬영실 앞에서 촬영됐다. ⓒ 경주이주노동자센터


'과잉단속 논란' 울산출입국관리소, 이번에는 주먹질로 또 다시 도마에 올라

울산출입국관리사무소는 지난 3월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출입국관리소 직원의 단속을 피하다 무릎이 골절되는 중상을 입어 과잉단속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머리 부상을 입은 이주노동자를 보호하려던 이주노동자센터 관계자를 무차별 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경주이주노동자센터와 울산이주민센터는 지난 11일 오아무개 경주이주노동자센터 소장과 성아무개 간사가 울산출입국관리사무소 최아무개 심사팀장으로부터 주먹 등으로 폭행을 당해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오 소장은 "지난 10일 오후 4시 양산시 부산대 양산병원 응급실에서 부상당한 이주노동자의 강제이송에 항의하던 중 갑자기 최 팀장이 달려들어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고 다리를 걸어 쓰러트린 후 목을 조르는 등 전치 2주의 폭행을 가했다"고 말했다.

성 간사는 당시 상황을 촬영한 휴대전화를 빼앗으려는 최 팀장에게 저항하다 손목 등에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오 소장과 성 간사는 최 팀장을 폭력 등의 행위로 양산 경찰에 신고한 상태다.

당시 오 소장과 성 간사는 지난 4일 경주 녹동일방산업단지에서 스리랑카 국적의 이주노동자(31)를 최 팀장 일행이 갑자기 경주에서 70km나 떨어진 양산까지 강제로 이송한 것에 대해 항의하던 중이었다. 해당 이주노동자는 출입국관리소의 단속을 피하려다 두개골 골절 의심과 다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고 동국대 경주병원에서 수술대기 중이던 상태였다.

▲ 오세용 경주이주노동자센터 소장이 11일 울산출입국관리사무소 앞 항의집회에서 폭행을 당했던 당시 상황을 집회 참가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 최수상


지난 10일 동국대 경주병원에서 부산대 양산병원으로 옮겨진 스리랑카 이주노동자는 이 병원에서도 수술을 받지 못한 채 24시간 째 응급실에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 소장은 "심각한 부상을 입은 이주노동자를 울산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이 보호자 행세를 하며 무려 70km나 떨어진 부산대양산병원으로 물건을 탈취하다시피 강제 이송했다"며 울산출입국관리사무소가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노총, 관리소장 사퇴요구 등 단속 방식에 적극 대응키로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지난 11일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와 경북지역본부까지 나서 진상규명과 함께 울산출입국관리사무소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 울산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의 폭행에 대해 민주노총 울산지역본 및 경북지역본부, 이주노동자 관련단체들이 11일 오후 2시 울산 남구 달동 울산출입국관리사무소 앞에서 항의집회를 갖고 있다. ⓒ 최수상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및 경북지역본부는 이날 오후 2시 울산 남구 달동 울산출입국관리소 앞에서 경주이주노동자센터, '이주노동자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대구경북지역 연대회의'와 '이주민 인권을 위한 부산울산경남 공동대책위원회' 회원 등 1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출입국 직원의 폭행을 규탄하고 울산출입국관리사무소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울산출입국관리사무소의 패륜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지난 3월과 이달에 또 다시 이주노동자가 폭력단속으로 중상을 입은 데 이어 이번에는 울산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이 경주이주노동자센터 소장을 주먹으로 폭행하는 믿을 수 없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주노동자 인권 보호에 앞장서 온 권영국 변호사는 "울산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의 야만적인 행위로 인해 국격 마저 크게 훼손됐다"며 "이번 사태가 매우 엄중하고 심각한 만큼 폭력적인 울산출입국관리사무소의 만행을 근절하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 후 참가자들은 울산출입국관리사무소장의 면담을 요구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한편,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 대변인실은 이에 대해 "본부차원에서 사건을 보고 받은 상태며, 직원의 폭행 여부에 대해서는 정확한 내용을 파악 한 뒤 다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뉴스행동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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