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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린 날도 좋은, 솔방솔방 걷기 좋은 길

[여행] 언제라도 가고 싶고, 걷고 싶은 전라남도산림자원연구소

등록|2017.07.15 15:28 수정|2017.07.15 15:28

▲ 수목원 같은 전남산림자원연구소 풍경. 비가 내린 지난 7월 8일 토요일 오후다. ⓒ 이돈삼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이 멋스럽다. 풍광이 '대나무 고을' 담양의 그것에 견줄 만하다. 길의 폭이 좁아 더 촘촘하고 아름답게 보인다. 숲길이 호젓하다. 쭉쭉 뻗은 나무 옆으로 형성된 숲도 멋스럽다.

드라마 '구미호외전', '프레지던트'와 예능프로그램 '1박2일'의 촬영장소로 쓰였다. 서인국의 '부른다' 뮤직비디오에도 나왔다. 여러 편의 광고 배경으로도 등장했다. 지금도 광고를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이 자주 들른다.

▲ 전남산림자원연구소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 담양에 견줄만큼 아름답다. 하지만 찾는 발길은 그리 많지 않다. ⓒ 이돈삼


▲ 전남산림자원연구소 풍경. 정문에서 사무실로 가는 찻길이다. ⓒ 이돈삼


싱그러운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따라 솔방솔방 걷는다. 혼자서 이런저런 생각 하며 걸으니 더 좋다. 연인이랑 밀어를 속삭이기에도 좋겠다. 여럿이 두런두런 얘기 나누며 걸어도 괜찮겠다.

비가 내리는 날 걸으니 몽환적인 느낌이 들어 신비롭기까지 하다. 담양의 가로수 길에 비해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더 오붓하다. 맑은 날엔 가족끼리 돗자리 펴고 앉아서 오순도순하기에도 그만이겠다.

누구랑 걷든지, 숲길에서 무엇을 하든지, 모두 작품 사진의 배경처럼 멋스럽다. 갈수록 사진 동호인들이 자주 찾는 이유다. 혼인을 앞둔 예비부부들의 웨딩사진 촬영지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 전남산림자원연구소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 지난 7월 8일 오후 비가 내리는 날 찾은 몇몇 여행객이 우산을 쓰고 걷고 있다. ⓒ 이돈삼


▲ 전남산림자원연구소에서 만난 여름꽃. 연구소에는 희귀 나무에서부터 들꽃가지 다양한 식물이 자라고 있다. ⓒ 이돈삼


전라남도 나주에 있는 전남산림자원연구소다. 아직까지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곳이다. 연구소지만, 여행지라 해도 손색이 없다. 수목원에 버금가는 곳이다. 입장료도 따로 받지 않는다.

전남산림자원연구소는 전라남도의 임업 시험·연구 기관이다. 우량종묘 생산, 산림생태 연구 등도 한다. 광주에 있던 임업시험장이 옮겨왔다. 1975년이었다. 40여 년을 가꿔오면서 아름다운 숲으로 거듭났다.

전남산림자원연구소에는 희귀식물이 다양하다. 학술 및 보존 가치가 높은 나무 500여종 1만4000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 금송, 은청가문비, 들메나무, 개잎갈나무, 꽝꽝나무, 칠엽수, 푸조나무, 붉가시나무…. 나무에 붙은 이름표를 하나하나 훑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산림자원의 보물창고다.

▲ 전남산림자원연구소의 장미원. 제 철을 보낸 장미원에도 아직 장미가 남아 있다. ⓒ 이돈삼


▲ 전남산림자원연구소 사무실에서 본 풍경. 연구소 숲 너머로 나주 혁신도시가 보인다. ⓒ 이돈삼


장미원과 나리원도 따로 있다. 희귀수종과 난대수종, 열대·아열대 식물 550여 본이 자라는 온실도 있다. 잎과 꽃, 과일 등에서 향기를 내뿜는 방향식물원도 있다. 식용과 약용 등으로 쓰이는 나무도 한데 모아 놓았다. 침엽수와 활엽수로 자연스레 꾸며진 미로원도 있다. 청솔모가 오가는 잣나무 숲에 쉼터도 마련됐다.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삼림욕장은 연구소 뒷산에 있다. 나주들녘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도 설치돼 있다. 사철 언제라도 가고 싶고, 걷고 싶은 전남산림자원연구소다. 비가 내리는 날 찾아가도 좋은 곳이다.

▲ 오랜 전통의 도래마을 풍경. 풍산 홍씨의 집성촌이다. 전남산림자원연구소에서 아주 가깝다. ⓒ 이돈삼


▲ 도래마을의 흙돌담길. 어릴 적 고향의 마을처럼 정겨운 풍경을 선사해 준다. ⓒ 이돈삼


지척에 옛 정취가 넘실대는 도래 전통 한옥마을도 있다. 어릴 적 고향마을 같다. 풍산 홍씨 집성촌이다. 홍기창 가옥과 홍기용 가옥, 홍기헌 가옥이 민속자료로 지정됐다. 양반들이 풍류를 즐겼던 양벽정도 복원돼 있다.

전남산림자원연구소는 전남 나주시 산포면 산제리에 자리하고 있다. 광주-목포 간 국도 나주 남평오거리에서 봉황 방면으로 전남농업기술원을 지나서 만난다. 쉬는 날 없이 날마다 개방한다.

▲ 옛 양반들이 풍류를 즐겼던 양벽정. 도래마을 입구에 복원돼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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