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또 다시 증인 출석을 거부했다.

19일 국정농단의혹 특별검사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42차 공판에서 박 전 대통령 증인신문 진행을 위해 서울구치소로 그를 찾아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가 발부한 구인장을 집행하기 위해서였다.

당초 재판부는 지난 5일 박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불렀지만 그가 건강상 이유 등으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 일정을 미뤘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또 다시 불출석하겠다고 알렸고, 재판부는 8월 4일 심리를 끝낼 계획인 점 등을 감안할 때 더 이상 증인 신문을 미룰 수 없다며 7월 17일 구인장을 발부했다.

이 절차는 강제성을 띠기 때문에 발부대상인 증인이나 피고인 등이 집행 자체를 거부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5월 31일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의 '비선진료' 재판 때도 불출석 의사를 강하게 피력하며 구인장 집행을 거부했다. 특검은 약 1시간 정도 설득에 나섰으나 그의 완강함을 꺾지 못했다(관련 기사 : 박근혜의 버티기... '비선진료' 증인신문 거부).

19일에도 같은 상황이 빚어졌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증인신문은 오후 2시 예정이었다. 그런데 오후 재판이 열리자 양재식 특검보는 재판부에 "직원이 구치소에 가서 (구인장) 집행을 시도했는데, 박 전 대통령 본인이 자필로 '건강상 이유로 출석 어렵다'는 불출석 사유서를 추가로 제출해 (구인장을) 집행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단 증인(신청을) 유지하되 신문 방식이나 시기 등을 검토한 뒤 다음 기일에 말하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일단 서증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삼성 뇌물사건'은 7월 26일 '비선실세' 최순실씨 증인 신문을, 27~28일 이재용 부회장 등 피고인 신문을 한 뒤 8월 1~2일 주요 쟁점을 두고 특검과 변호인 양쪽이 공방을 벌이는 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마지막 심리가 이뤄지는 결심공판은 8월 4일로 잡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