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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정에 이른 타고투저, 투수들은 지쳐간다

등록|2017.07.21 14:43 수정|2017.07.21 14:43
올스타 브레이크를 지나 후반기에 진입한 10개 구단은 타고투저 현상에 울고 웃고 있다. KIA가 .310(3할1푼)의 팀 타율로 리그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넥센과 두산, NC, LG 등이 그 뒤를 잇는다. 10개 구단 가운데 2할8푼대 이상의 팀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팀은 무려 7개 팀이다.

이번 달만 놓고 보면 타고투저 현상이 더욱 극심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팀 타율이 높은 팀이라고 하더라도 팀 평균자책점이 대체적으로 높고, 7월 팀 평균자책점이 3점대인 팀은 롯데 딱 한 팀에 불과할 정도로 매 경기 많은 득점이 쏟아지는 추세다.

▲ 2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산-SK전. 이 날 두산은 6회초에만 10득점을 뽑아내 14-2 대승을 기록했다. ⓒ 유준상


7월 타율 3할대 다섯 팀, 실화인가요

지난 20일까지 10개 구단의 7월 팀 타율을 살펴보면, 경이롭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1위 KIA의 팀 타율이 무려 .356(3할5푼6리)에 달하고 NC(.313, 3할1푼3리), 두산(.311, 3할1푼1리), LG(.309, 3할9리), 넥센(.307, 3할7리) 등 KIA를 비롯해 총 다섯 팀의 7월 팀 타율이 3할대에 이른다.

사실 롯데(.265, 2할6푼5리)나 kt(.252, 2할5푼2리)를 제외하면 모든 팀들의 7월 팀 타율이 2할8푼 이상이다. 시즌 초반 외국인타자 러프의 부진 등 악재가 많았던 삼성도 .282(2할8푼2리)의 7월 팀 타율로 타격감이 많이 올라온 상태다.

팀 타율이 전반적으로 올라가다보니 팀 평균자책점은 저절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 7월 평균자책점 3점대는 롯데(3.30) 한 팀이고 4점대 팀도 삼성(4.24), 두산(4.78), 넥센(4.92) 세 팀밖에 없다. 나머지 여섯 팀은 모두 5점대 이상이라는 이야기다.

특히 타격에서 힘을 발휘하는 SK의 경우 마운드 고민이 심각하다. 7월 팀 평균자책점이 무려 7.96에 달해 리그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7월 팀 타율은 .283(2할8푼3리)로 수치만 봤을 때 낮은 편은 아닌데 다른 팀들과 비교했을 때 7위에 그치는 기록이다. 팀 평균자책점은 가장 높고 팀 타율은 그리 높지 않은 SK로선 3위 수성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장맛비의 영향으로 우천취소 경기가 몇 차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월간 팀 타율이 무려 다섯 팀이나 속출한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그만큼 타고투저 현상이 절정에 달했고, 투수들이 지쳐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 절정에 이른 타고투저, 투수들이 지쳐간다. 사진은 지난 2일 인천에서 열린 삼성과 SK의 경기 모습. ⓒ 유준상


지쳐가는 투수들, 누가 더 많은 득점을 뽑느냐가 중요

독보적인 페이스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KIA는 7월 팀 평균자책점이 5.66으로 리그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수치에 해당한다. 2위 NC 역시 6.44로 꽤 높다. 그러나 이 두 팀의 공통점은 7월에 3할 이상의 팀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투수들이 지쳐가고 있다는 것은 이제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좁아진 S존이 시즌 초반과 같은 넓은 존으로 돌아오지 않는 이상 이제는 타자들이 더 많은 득점을 뽑아야 하고, 누가 더 많은 득점을 뽑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분위기는 올시즌 막바지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S존에 대해서는 올시즌 이후 다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좌우, 혹은 상하폭에 있어서 볼 판정을 내릴 권한을 갖는 심판들과 S존에 적응해야 하는 선수들이 모두 납득할 만한 S존이 만들어져야 한다. 일관성 없는 S존은 반드시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다.

날은 더욱 덥고 타자들의 방망이는 좀처럼 식을 줄 모른다. 역대급 타고투저 시즌이라고 불린 지난해만큼이나 대량 득점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이제는 방망이가 식는 팀이 후반기 레이스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덧붙이는 글 (자료 출처 = KBO 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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