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항 보안은 물론 항공기 기내 안전은 점점 강화되고 있다. ⓒ 김동문
지난 6월 초 터키 항공을 이용하여 이스라엘 여행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오던 나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미국행 터키 항공 직항편에 올랐다.
"손님, 죄송합니다만 노트북 반입은 금지됩니다. 카메라도 안 됩니다."
탑승구 앞에서 노트북과 카메라 등을 항공사 보안 관계자에게 맡겨야 했다. 해당 기기의 기내 반입이 금지되어 있다는 안내를 들었다. 항공사에서는 기내 와이파이 무료 이용권을 주는 것으로 미안함(?)을 표시했다. 로스앤젤레스공항(LAX)에 도착하여 공항에서 해당 수화물을 찾는 번거로움을 겪어야 했다.
그런데 이제는 더 이상 이런 번거로운 절차를 밟지 않게 되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교통안전청은 중동발 미국행 항공기 내 전자기기 반입 금지 조치를 전면 해제됐다. 지난 3월 미국 국토안보부는 9개 중동항공사의 미국 직항편에 대해 노트북 등 대형 전자기기 반입을 전면 금지한 지 4개월이 지났다. 기내 반입 금지 이유는 '국제 테러조직이 노트북을 이용한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는 첩보가 입수되었다'는 것이었다.
미국행 직항 노선 항공기 내로 노트북 등 전자기기 기내 반입 금지 조치는 이집트, 모로코, 요르단,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까타르, 터키의 10개 공항에서 출발하는 중동 직항 노선에만 적용되었다. 해당 항공은 에미리트(Emirates), 에티하드 항공Etihad Airways, 터키 항공(Turkish Airlines), 카타르 항공(Qatar Airways), 요르단 항공(Royal Jordanian), 이집트항공(EgyptAir and Royal), 쿠웨이트항공(Kuwait Airways), 모로코항공(Air Maroc), 사우디항공(Saudi Arabian Airlines) 등 9개 항공사였다.
이번 노트북 등 전자기기 기내 반입 금지 조치 해제는, 미국 항공 보안 관계자들의 대상 국가의 공항 방문 이후에 이뤄진 것으로 미국과 중동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이집트, 모로코, 요르단,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카타르, 터키의 공항에서의 안전 점검 방문 이후, 이들 공항에서 새로운 항공 보안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행 특정 항공기 기내 노트북 반입 금지 조치는 처음부터 실효성에 문제 제기가 있었다. 유럽이나 다른 지역에서 출발하는 미국행 직항 노선의 기내 반입된 노트북은 문제가 없다는 것이냐 하는 문제 제기는 기본이었다. 이것은 중동 국가를 잠재적인 미국의 위험 요소로 간주하는 인식이 깔려있었던 것으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아직도 시행 중인 이란, 리비야, 소말리야, 수단, 시리아, 예멘 등 이슬람 6개국 시민의 미국 입국 금지 조치와 병행된 전자기기 반입 금지 조치는 결국 대다수의 이슬람국가를 미국 안보 위협 요소로 삼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트럼프 미국 정부의 반 이슬람 정서가 적지 않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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