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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사카에서의 민족 교육

일본 내 조선학교 관련 기사를 보고

등록|2017.07.22 11:02 수정|2017.07.22 11:02
지난 21일 저녁 박명훈 기자의 <'조선학교 무상교육' 거부한 일본 법원의 '후안무치'- 일본 정부 "북한과 관계 의심" 주장에 힘 실어준 일본 법원> 기사를 읽었습니다. 그 기사에 의하면 일본에서 우리말이나 문화를 가르치는 학교가 조총련에서 운영하는 조선학교 밖에 없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 왼쪽 사진은 박경수 주오사카대한민국총영사관 교육관이 중심이 되어 만든 간사이 민족교육 70년 발자취(CD 자료집 별첨)와 교토 한국교육원 박재식 원장님이 만드신 변론대회 자료집입니다. ⓒ 박현국


물론 일본에서 우리 민족, 문화 교육은 조총련을 중심으로 조선학교에서 시작된 것은 분명합니다. 1956년 4월에 일본에 조선대학교가 생겼습니다. 그밖에 일본 전국에 조선학교 140 개가 있으며 지금도 민족 교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현재 일본에 있는 한국인, 조선인 학생 6만 명 가운데 1%가 한국 정부에서 세웠거나 지원하는 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10%가 북한과 가까운 조선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합니다.

그동안 일본 정부에서는 여러 가지 까닭을 들어서 조선학교의 지원을 중단하거나 거부해왔습니다. 이번 판결도 그러한 연장 선상에서 이루어졌다고 보입니다. 일본 정부는 조선학교 이외의 외국인 학교에 대해서 거의 대부분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에는 조총련에서 지원하는 조선학교 이외에 우리나라 정부에서 인가를 받아서 지원하거나 일부 교사를 파견하는 학교가 네 곳 있습니다. 도쿄한국학교(교장, 김득영 선생님), 금강학교(교장, 윤유숙 선생님), 건국학교(교장 이종건 선생님), 교토국제학교(교장, 박경수 선생님), 나고야 국제학교(교장, 이효심 선생님) 등 네 곳입니다.

이밖에도 오사카에서는 수업 과정의 일부, 방과후 수업이나 주말을 이용하여 민족 학급이나 민족 수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재 오사카에서 민족 교실 186곳에서 학생 3천여 명이 우리말이나 태권도, 우리 노래 등 우리 민족 문화를 배우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오후에는 주오사카대한민국총영사관에서 양호석 교육관, 박재식 교토한국교육원을 비롯한 우리 민족 교육 경험자나 담당자들이 모여서 우리 민족 교육의 현실과 효율적인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를 갖기도 했습니다.

한반도가 남과 북으로 나누어져 있는 현실에서 일본의 우리 민족 교육도 둘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처음 일제 강점기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건너온 선조들은 어려움과 차별, 박해 속에서도 우리 학교를 세우고 우리 말을 비롯한 우리 문화를 가르쳤습니다.

1945년 해방 이후 일본에 남아있던 우리 민족은 처음 재일 조선인 연맹(조총련, 1945년 10월 결성)을 중심으로 일본에 남아있는 우리 아린 아이들에게 한반도에 뒤지 않는 민족 의식이나 지식을 심어주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특히 북한에서는 1957년 4월 이후 1964년 11월 까지 15번에 걸쳐서 37억 1천만 엔을 지원했습니다(박경수 책, 9쪽). 

1950년대 중반부터 한국 정부도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과 더불어 재일 교토의 민족 교육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1961년 이후 장학관과 교원을 파견하여 본격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1992년에는 서울대학교 부설 재외국민교육원을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국제교육진흥원으로 확대 개편되었습니다.

이제 일본에 있는 재일교포도 4세, 5세가 자라고 있습니다. 동화 정책을 추진하는 일본 현실 속에서 우리 나라는 먼 민족의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2002년 한일 공동 월드컵과 한류 유행, 케이팝 등으로 한국의 위상이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습니다. 한때 일본 이름을 사용하던 사람 가운데 당당히 우리 성이나 이름을 쓰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 교육법에서 조선학교를 비록한 외국학교 졸업자들이 일본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 고졸 검정고시를 치러야 했습니다. 이제는 인구 감소와 진학률 저조로 대학 입학 자격을 대학에서 스스로 결정합니다.

일본에 사는 외국 사람은 212만 명으로 전체 일본 인구의 1.7% 정도라고 합니다. 국적별로는 중국사람이 가장 많고(65만 4777명), 그 다음이 한국, 조선 사람(50만 1230명)입니다. 이 수자는 귀화로 인해서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3.6% 전년 대비, 2014년 6월 일본 법무성).

그동안 우리나라 정부에서는 해외 동포를 위해서 꾸준히 노력해 왔습니다. 지금도 전세계 17개 나라에 한국 교육원 39곳을 두고, 우리 동포의 한국어와 한국 문화 보급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 세계 15개 나라에 재외 한국학교 32곳을 두고 우리 아이들의 교육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그밖에 세계 여러 곳에 한국문화원을 두고 현지 외국인의 한국어 교육과 한국 문화 선전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최근 케이팝이나 한류를 타고 한국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세계에 퍼져 있는 우리 민족은 700만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외국 사람을 지한파나 친한파로 만드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핏줄이 같은 우리 민족을 공동 운명체로 끌어안아 포용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경제적입니다.

일본 정부나 법원에서 조선학교의 지원을 차단하는 것은 비굴하고 비교육적인 일입니다. 일본에 있는 조선학교 출신자들은 대부분 일본에서 살아갈 인재들입니다. 일본에서 살아갈 사람을 키우는 일본에 있는 학교를 차별하고, 지원하지 않는 것은 비교육적입니다. 그 학생들의 부모들은 대부분 일본에서 살면서 일본 정부(국세청)에 세금을 내고 있습니다.

사람은 평등하고, 기회는 균등해야 바람직한 사회입니다. 교육 역시 마찮가지 입니다. 누구나 평등하게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이것은 인간의 평등권, 교육권과 더불어 기본 인권이고 국제 조약이기도 합니다.

▲ 주오사카대한민국총영사관 양호석 교육관이 주관하여 열린 민족 교육 회의 모습입니다. ⓒ 박현국


참고누리집>일본 법무성, http://www.moj.go.jp/nyuukokukanri/kouhou/nyuukokukanri04_00050.html, 2017.7.21, 교토 한국 교육원(원장, 박재식 선생님, KEIJ : The Korea Education Institution in Japan), http://www.kankoku.or.kr/smain.html


참고 문헌> 박경수 외 지음, 간사이 민족교육 70년 발자취, 주오사카대한민국총영사관 교육관실, 2017.2., 박재식 편저, 제23회 재일본한국인학생 한국어 변론대회 자료집, 교토한국문화원, 2017.6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일본 학생들에게 주로 우리말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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