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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놀기→밥→놀기' 초등학생 아들의 방학계획

등록|2017.07.26 11:59 수정|2017.07.26 11:59

▲ 아들의 여름방학 생활계획표 ⓒ 송태원


▲ 진양호에 갔을 때 아들의 모습. 내가 강력한 고무줄로 개조해준 새총으로 사격 연습 중이다. ⓒ 송태원


여름방학 첫날이었다. "방학생활 계획도 짜고 공부할 계획도 해 놓았다"는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의 말에 '이 녀석 많이 컸구나'라며 흐뭇해했다.

자전거를 타고 친구와 놀러 간 아들의 책상 위에 있던 여름방학 생활 계획표를 보았다. '빵' 터졌다. "으하하" 웃음이 나왔다.

기특하게도 일주일 계획이 빽빽하다. 규칙적인 식사시간이 돋보인다. 주말에도 평일과 다름없는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월화수목금금금'인 생활계획표이다(혹시 어른이 되었을 때 힘든 회사생활에 적응하기 위한 깊은 뜻이 있었을까).

계획표는 시간별로 다른 색으로 색칠돼 있었다. 여름방학 계획에 대한 실천 의지가 느껴졌다.

다음 날. 아들은 계획보다 일찍 일어났다. 가족과 아침밥을 함께 먹었다. 씻고, 스마트폰을 보며 놀다가, 친구와 통화를 했다. 잠시 후 자전거를 타고 놀러 나갔다.

오후 1시가 되면 '점심'을 먹으러 집에 오겠지. 그리고, 놀겠지. 오후 6시가 되면 '저녁' 먹으러 오겠지. 씻고 쉬면서 놀겠지. 그리고 단 한 시간 '숙제'를 하겠지(아마 내일도 미룰 가능성도 있지만).

아들의 계획표를 아이 엄마가 보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어찌 됐든 아들이 방학동 안 잘 놀아주기를, 그리고 '하루 한 시간 공부'도 꼭 실천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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