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장난감은 더 이상 '장난'이 아니다. 싸이의 노랫말처럼 심장이 터질 듯이, 기분은 미친 듯이 "예술이야~"를 외치고 싶게 한다.
경기도 광명시. 폐광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한 광명동굴로 가는 버스 안. 핫핑크 바탕에 하얀 구름이 몽실몽실 그려진, 거대한 막대과자가 보인다. 뭐지? 관광지도를 살펴보니 광명시자원회수시설. 그리고 그 옆에는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라는 생소한 이름의 건물이 있다.
업사이클(Upcycle)은 'upgrade'와 'recycle'의 합성어로, 재활용을 뜻하는 리사이클(Recycle)에서 진화하여 버려진 물건에 '예술'적 가치를 부여한 새 생명으로 탄생시킨다.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는 문화체육관광부의 '2014년 산업단지 및 폐 산업시설 문화 재생사업'의 일환으로 경기도에서 최초로 개관했다. 자원회수시설 홍보동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디자인전용 교육장인 에코 에듀센터를 신축하여, 국내 최초로 업사이클을 주제로 한 예술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이 건물이 위치한 정원 곳곳에는 야외 전시물이 있다. 이호진은 전국 폐차장에서 수집한 1,300여 개의 자동차 사이드 미러를 모아서 하나의 거대한 알록달록 직경 3.5M 구를 창조했으니, 그 이름은 <One's>이다.
현재 이곳에서는 4월 6일부터 7월 30일까지 기획전시로 <토이스토리>라는 업사이클 장난감 예술품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11:30, 14:30, 15:30에는 문화관람해설사와 동행하며 작품 해설을 들을 수 있는데, 그 외 시간에는 단체 예약을 통해 가능하다. 운 좋게도 방문한 시간이 11시 30분이 조금 넘은 터라 조기연 해설사의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출입구에는 일명 '뽁뽁이'라 불리는 에어캡으로 만든 드레스 한 벌이 있다. 신명환의 <취급주의>란 작품인데, 작명을 참 잘했노라 감탄했다. 샤넬의 블랙 미니 드레스의 화이트 버전을 보는 것 같았다. 한편으론 택배를 보낼 때 사용하는, 그 빨간색 취급주의 스티커를 벨트나 리본 등 소품으로 곁들였어도 재밌을 것 같았다. 광명동굴의 '바비전'에서 본 빨간색 구두와 잘 어울릴 흰색 드레스인데, 여름에는 햇볕 차단에, 겨울에는 단열 효과가 있으니 취급만 잘하면 사계절 착용 가능.
<코뿔소>는 천근성 작가의 손길을 통해서 버려진 플라스틱 장난감들이 아기자기한 코뿔소로 변신하였다. 어린이집 인테리어로 안성맞춤이다. 이 코뿔소 위에는 컴퓨터 연결 부품 등을 사용한 물고기가 있는데, 누구의 어떤 작품인지는 안내문이 없어서 모르겠다. 참고로 전시전의 팜플릿에 수록되지 않은 작품도 전시되어 있으니, 꼼꼼하게 둘러봐야 한다.
이경원의 <Maman>은 평생 모성을 가진 거미를 작품세계로 한 루이스 부르주아를 오마주하여, 프라모델로 거미를 만들었다. 이 거미는 정교함과 색상 탓에 로봇을 보는 것 같았다. 심승옥은 블록이나 레진, 아크릴, 나무 등으로 무너진 바벨탑과 도시를 연상시키는 <Object-a>를 건설했다.
김태기는 버려진 인형의 얼굴을 지우고 그림을 그린 '리페인팅' 기법을 활용하여 <콜렉터>라는 제목 아래에 <미녀와 야수>, <대니쉬걸>, <가위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의 영화 캐릭터를 재현했다.
고근호는 스틸, 열도장으로 러시아의 전통인형 마트료시카처럼 점점 크기가 작아지는 인형을 만들어 무등('목말'의 경기도 사투리)을 태운 <피크닉 3> 그리고 총 9개의 개별 작품으로 구성된 <영웅시리즈>를 만들었다. 그 중에는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와 마징가 Z, 해적 실버 선장에 영국 가수 비틀즈도 있다. 가수도 영웅이라는 발상에 박수!
김동현은 가장 많은 작품을 전시했는데, <제로의 탄생>과 <흰긴수염 돌고래 제로의 신호>, <Pinball Zero>, <C-Zero>의 관계가 궁금했다. 자투리 나무와 알루미늄, 모터로 만든 <바람이 불 때는 바람을 등지고 날아야 한다>는 가장 긴 제목의 작품은, 관람객이 표시된 곳에 서서 양팔을 흔들면 센서가 감지하여 움직이는 '키네틱' 작품이다.
이한나가 휴지심 및 혼합재료로 만든 <사람들은 몰라요>는 버려진 인형과 사랑받는 인형이라는 두 개의 이미지를 나타냈는데, 시선을 오른쪽과 왼쪽 어디에 두는지에 따라 그림이 달라진다. <나 어릴 적에>도 작가가 12년에서 25년을 동거동락한 인형의 이미지를 휴지심에 나타낸 것으로, 측면에서 사선으로 봐야 전체 모습을 볼 수 있다.
오드리 헵번과 그레고리 펙의 <로마의 휴일> 속 명장면 중 하나인 '진실의 입'은, 한호남과 정지영이 폐파렛트와 장난감으로 재현하여 <진실만을 말하라!>라고 외친다. 최윤녕(602 공작소)은 배관자재들의 부속으로 로봇 시리즈 <R1>부터 <R8>을 만들었는데,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을 떠올리게 하는, 전구 얼굴의 로봇의 경우 그 심각한 남자와 달리 앙증맞고 귀엽다.
여기에서 소개한 작품 이외에도, 한쪽 벽면을 차지한 김용철의 <사용된 꿈- 빅뱅>, 유영윤이 폐종이 및 전단지로 만든 거대한 인형 <미디어맨, 배드맨>, 아주 작은 각각의 장남감들을 진열하여 만든 이조흠의 <Sociel-square>, 플라스틱 장난감을 활용한 양영환의 포크레인 램프 <Crane Lamp>도 있다. 특히 미니어처와 폐 수조로 만든 초소형 거주공간인 <House>는 일본 애니 <마루 밑 아리에티>에서 나오는 10㎝의 소녀 아리에티가 탐낼 만한 가구가 있다.
광명동굴에 갈 계획이라면, 이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에 꼭 들러 구경하기를... 2015년 6월에 개관한 이곳은 첫 번째 전시전 <Roborn to be art!>를 시작으로 볼거리 풍성한 전시전을 관람할 수 있다. 그러니 비단 <토이스토리>가 몇 일 남지 않았더라도 실망하지 말라. 아니면 이번 주말에 광명으로 고고!
참고로 기자는 이곳을 관람한 후, 더위에 헉헉거리며 위로 위로 올라가 광명동굴에 도착. 연평균 12도라는 이 동굴에서 냉기로 "바람막이 입을까?" 고민하며 폭염을 날렸다. 동굴 입구만 가도 기분좋은 냉기가 확 느껴진다. 동굴에서 나온 후에는 제2 매표소 인근에 있는 석탄 색깔인 전체 블랙의 라스코전시관에서 바비와 화려한 시간을 보냈다.
경기도 광명시. 폐광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한 광명동굴로 가는 버스 안. 핫핑크 바탕에 하얀 구름이 몽실몽실 그려진, 거대한 막대과자가 보인다. 뭐지? 관광지도를 살펴보니 광명시자원회수시설. 그리고 그 옆에는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라는 생소한 이름의 건물이 있다.
업사이클(Upcycle)은 'upgrade'와 'recycle'의 합성어로, 재활용을 뜻하는 리사이클(Recycle)에서 진화하여 버려진 물건에 '예술'적 가치를 부여한 새 생명으로 탄생시킨다.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는 문화체육관광부의 '2014년 산업단지 및 폐 산업시설 문화 재생사업'의 일환으로 경기도에서 최초로 개관했다. 자원회수시설 홍보동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디자인전용 교육장인 에코 에듀센터를 신축하여, 국내 최초로 업사이클을 주제로 한 예술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이 건물이 위치한 정원 곳곳에는 야외 전시물이 있다. 이호진은 전국 폐차장에서 수집한 1,300여 개의 자동차 사이드 미러를 모아서 하나의 거대한 알록달록 직경 3.5M 구를 창조했으니, 그 이름은 <One's>이다.
현재 이곳에서는 4월 6일부터 7월 30일까지 기획전시로 <토이스토리>라는 업사이클 장난감 예술품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11:30, 14:30, 15:30에는 문화관람해설사와 동행하며 작품 해설을 들을 수 있는데, 그 외 시간에는 단체 예약을 통해 가능하다. 운 좋게도 방문한 시간이 11시 30분이 조금 넘은 터라 조기연 해설사의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 전시전에서 해설중인 조기연 해설사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의<토이스토리> 전시전에서 조기연 문화관람 해설사가 곤람객들에게 이경원 작가의 <Maman>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배주연
출입구에는 일명 '뽁뽁이'라 불리는 에어캡으로 만든 드레스 한 벌이 있다. 신명환의 <취급주의>란 작품인데, 작명을 참 잘했노라 감탄했다. 샤넬의 블랙 미니 드레스의 화이트 버전을 보는 것 같았다. 한편으론 택배를 보낼 때 사용하는, 그 빨간색 취급주의 스티커를 벨트나 리본 등 소품으로 곁들였어도 재밌을 것 같았다. 광명동굴의 '바비전'에서 본 빨간색 구두와 잘 어울릴 흰색 드레스인데, 여름에는 햇볕 차단에, 겨울에는 단열 효과가 있으니 취급만 잘하면 사계절 착용 가능.
<코뿔소>는 천근성 작가의 손길을 통해서 버려진 플라스틱 장난감들이 아기자기한 코뿔소로 변신하였다. 어린이집 인테리어로 안성맞춤이다. 이 코뿔소 위에는 컴퓨터 연결 부품 등을 사용한 물고기가 있는데, 누구의 어떤 작품인지는 안내문이 없어서 모르겠다. 참고로 전시전의 팜플릿에 수록되지 않은 작품도 전시되어 있으니, 꼼꼼하게 둘러봐야 한다.
이경원의 <Maman>은 평생 모성을 가진 거미를 작품세계로 한 루이스 부르주아를 오마주하여, 프라모델로 거미를 만들었다. 이 거미는 정교함과 색상 탓에 로봇을 보는 것 같았다. 심승옥은 블록이나 레진, 아크릴, 나무 등으로 무너진 바벨탑과 도시를 연상시키는 <Object-a>를 건설했다.
김태기는 버려진 인형의 얼굴을 지우고 그림을 그린 '리페인팅' 기법을 활용하여 <콜렉터>라는 제목 아래에 <미녀와 야수>, <대니쉬걸>, <가위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의 영화 캐릭터를 재현했다.
▲ 김태기 작가의 <콜렉터>김태기 작가는 버려진 인형의 얼굴을 지우고 그림을 그린 ‘리페인팅’ 기법을 활용하여 <콜렉터>라는 작품을 제작했다. 사진은 작품의 일부를 촬영한 것으로, 남자 인형의 눈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표현되어 있다. ⓒ 배주연
고근호는 스틸, 열도장으로 러시아의 전통인형 마트료시카처럼 점점 크기가 작아지는 인형을 만들어 무등('목말'의 경기도 사투리)을 태운 <피크닉 3> 그리고 총 9개의 개별 작품으로 구성된 <영웅시리즈>를 만들었다. 그 중에는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와 마징가 Z, 해적 실버 선장에 영국 가수 비틀즈도 있다. 가수도 영웅이라는 발상에 박수!
김동현은 가장 많은 작품을 전시했는데, <제로의 탄생>과 <흰긴수염 돌고래 제로의 신호>, <Pinball Zero>, <C-Zero>의 관계가 궁금했다. 자투리 나무와 알루미늄, 모터로 만든 <바람이 불 때는 바람을 등지고 날아야 한다>는 가장 긴 제목의 작품은, 관람객이 표시된 곳에 서서 양팔을 흔들면 센서가 감지하여 움직이는 '키네틱' 작품이다.
▲ 김동현 작가의 키네틱 작품김동현의 <바람이 불 때는 바람을 등지고 날아야 한다> 앞에서, 관람객이 안내문에 따라 양팔을 흔들자 센서가 감지하여키네틱 작품이 움직인다. ⓒ 배주연
이한나가 휴지심 및 혼합재료로 만든 <사람들은 몰라요>는 버려진 인형과 사랑받는 인형이라는 두 개의 이미지를 나타냈는데, 시선을 오른쪽과 왼쪽 어디에 두는지에 따라 그림이 달라진다. <나 어릴 적에>도 작가가 12년에서 25년을 동거동락한 인형의 이미지를 휴지심에 나타낸 것으로, 측면에서 사선으로 봐야 전체 모습을 볼 수 있다.
▲ 이한나 작가의 작품을 보는 관람객이한나 작가는 휴지심 및 혼합재료로 <사람들은 몰라요>와 <나 어릴 적에>를 만들었는데, 관람객의 시선에 따라 그림이 달라진다. 두 아이와 함께 온 여성이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 배주연
오드리 헵번과 그레고리 펙의 <로마의 휴일> 속 명장면 중 하나인 '진실의 입'은, 한호남과 정지영이 폐파렛트와 장난감으로 재현하여 <진실만을 말하라!>라고 외친다. 최윤녕(602 공작소)은 배관자재들의 부속으로 로봇 시리즈 <R1>부터 <R8>을 만들었는데,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을 떠올리게 하는, 전구 얼굴의 로봇의 경우 그 심각한 남자와 달리 앙증맞고 귀엽다.
여기에서 소개한 작품 이외에도, 한쪽 벽면을 차지한 김용철의 <사용된 꿈- 빅뱅>, 유영윤이 폐종이 및 전단지로 만든 거대한 인형 <미디어맨, 배드맨>, 아주 작은 각각의 장남감들을 진열하여 만든 이조흠의 <Sociel-square>, 플라스틱 장난감을 활용한 양영환의 포크레인 램프 <Crane Lamp>도 있다. 특히 미니어처와 폐 수조로 만든 초소형 거주공간인 <House>는 일본 애니 <마루 밑 아리에티>에서 나오는 10㎝의 소녀 아리에티가 탐낼 만한 가구가 있다.
광명동굴에 갈 계획이라면, 이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에 꼭 들러 구경하기를... 2015년 6월에 개관한 이곳은 첫 번째 전시전 <Roborn to be art!>를 시작으로 볼거리 풍성한 전시전을 관람할 수 있다. 그러니 비단 <토이스토리>가 몇 일 남지 않았더라도 실망하지 말라. 아니면 이번 주말에 광명으로 고고!
참고로 기자는 이곳을 관람한 후, 더위에 헉헉거리며 위로 위로 올라가 광명동굴에 도착. 연평균 12도라는 이 동굴에서 냉기로 "바람막이 입을까?" 고민하며 폭염을 날렸다. 동굴 입구만 가도 기분좋은 냉기가 확 느껴진다. 동굴에서 나온 후에는 제2 매표소 인근에 있는 석탄 색깔인 전체 블랙의 라스코전시관에서 바비와 화려한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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