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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도 당 대표 나오면 득보다 실 많다는 것 알아"

[스팟인터뷰] 정치개혁TF 자원한 오세정 국민의당 국민정책연구원장

등록|2017.08.01 18:06 수정|2017.08.01 18:25

▲ 오세정 국민의당 의원(자료사진). ⓒ 연합뉴스


국민의당이 지난달 31일 국민 앞에 재차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대표로 나선 박주선 비대위원장과 안철수 전 대선후보(전 공동대표)·소속 국회의원 등 30여 명이 허리를 90도 숙여 인사하며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당의 모든 면을 철저하게 점검하고 새로워지겠다"고 약속했다(관련 기사: 허리 숙여 사죄한 안철수, 국민의당 다시 '대국민사과').

오는 27일 전당대회를 앞둔 국민의당이 가야 할 길은 무엇일까. 당 혁신을 위해 당내 정치개혁TF에 자원했다는 오세정 의원(비례대표)은 1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국민의당의 정체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초 안 전 대표와 미국 정보기술(IT) 전시회에 참석하기도 했던 오 의원은 또, 일각에서 나오는 안 전 대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안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오 의원은 "안 전 대표 본인도, 전대에 나오면 득보다 실이 많다는 걸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당이 지나치게 '호남당'이 되는 데 대한 지지층의 우려, (출마하라는) 기대나 수요 때문에 고민 중인 게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그는 "결국 출마 여부는 안 전 대표 본인의 선택"이라며 "그 뒤 거기에 책임을 지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오 의원과 나눈 1문 1답을 정리한 것이다.

"국민들이 '국민의당은 다르다' 생각할 수 있도록 혁신하겠다"

- 안철수 전 대표를 비롯해 국민의당이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이제는 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선거구제 개혁, 개헌 문제도 중요하지만 저는 그것보다도 국회의원의 특권도 개혁 대상이라고 본다. 제가 국회의원 돼 보니 관행적으로 하는데 틀린 것도 많이 보이더라. 당내 정치개혁 TF를 자원해서 간 것도 의원들이 기득권을 내려놨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그런 것이다. 제 의견이 얼마나 반영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국민들께서 '국민의당은 다르다'는 생각을 하실 수 있게 노력하겠다."

- 사과문에서 "국민의당도 속았다"라거나, 추미애 대표를 비판한 부분 탓에 사과의 진정성이 떨어졌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큰 틀에서 보면 다르다. 일단 검찰에서 국민의당이 조직적으로 한 게 아니었다는 부분을 확인한 것이지 않나. 그리고 우리 당이 검증을 제대로 못한 부분을 사과했다. 사실 정치라는 게 말꼬리 잡거나 욕하는 게 일인 것 같긴 하지만, 그렇게 나쁘게 보려고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떻게 하면 진정성이 있다고 보는 건지 모르겠다. 우리가 무릎을 꿇으면, 석고대죄하면 진정성이 있다고 보는 걸까."

- 사과 직후 이언주 의원이 눈물을 보여서 화제가 됐다. 어떻게 봤나.
"저도 현장에서 있긴 했었는데, 직접 이 의원 눈물 흘리는 걸 보지는 못했다. 나중에 보도로 접했는데, 이 의원이 자주 울잖아요(웃음). 옛날에 선거 때도 유세하다가 한 번 우셨고…."

"추미애 대표, 굳이 써야 했는지…. 우리가 무릎 꿇으면 진정성 있나"

- 추미애 대표가 '바닥까지 가야 돌아올 수 있다'는 얘길 SNS에 썼다.
"저도 봤다. 국민의당이 아직 바닥을 못 본 건지도 모르지만, 안 그래도 별로 좋지 않은 상황인데 굳이 그렇게 쓸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국민을 위해서 더 잘하기 위해서 경쟁해야 하는데, 남을 깔아 내려야만 내가 올라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국민에게 더 기대를 받고 함께 올라갈 생각은 하지 않고 상대를 눌러야만 한다고 보니까. 어쩌면 국민들이 국회의원들을 불신하게 된 데에는 그런 이유도 있다고 본다. 이런 정치 풍토도 바꿔야 할 부분 중 하나라고 본다."

▲ 검찰이 국민의당 제보조작 사건 관련 수사결과를 발표한 7월 3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긴급 비상대책위-의원총회 연석회의에 안철수 전 대선후보와 박지원 전 대표가 굳은 표정으로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 오는 8.27 전당대회에 안철수 전 대표가 출마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고, 되레 은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 전 대표 출마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저는 안 하는 게 맞는 거라고 생각한다. 안 전 대표의 정치적인 커리어를 볼 때, 지금 나와서는 덕을 본다기보다는 욕을 더 많이 들을 거라고 본다. 다만 당이 지나치게 '호남당'이 되는 데 대한 지역위원장들의 우려, 힘들게 만들어 놓은 다당제가 망가지는 데 대한 안 전 대표의 고민이 있는 거라고 본다.

안 전 대표 본인도, 이번 전대에 나오면 득보다 실이 많다는 걸 잘 알고 있을 거다. 그러나 지지자들의 기대나 수요 때문에 고민 중인 게 아닐까. 결국, 출마 여부는 본인의 선택이다. 선택한 뒤 거기에 책임을 지면 될 것이다."

- 8.27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다. 어떤 방식으로 혁신할 수 있으리라고 보나.
"전당대회 하나만 가지고는 안 된다. 거기서 뽑힌 지도부가 정말 혁신하는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정체성과 철학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왜 제3정당이 필요한지, 국민의당은 대체 어떤 논리와 원칙에 따라서 행동하는지를 지지자들에게 확실히 보여야 한다고 본다. 국민의당의 정체성을 확실히 보여줘야 국민에게도 그 필요성이 설득되리라고 생각한다.

또 제가 국민정책연구원장이라, 정당 체질을 제도적으로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재는 시도당 지역위원회 등 정당 내부에서부터 소통이 제대로 안 된다는 지적, 또 실제 당원들의 의사가 당에 잘 전달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어서 그런 부분을 바꾸려고 한다. 유럽의 마크롱 정당도 앞서 소통 부분과 관련해 개선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도 계속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만 국민이 한 번 더 기회를 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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