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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만경강 도보순례에 나서다

우리가 닷새 동안 먼 길 떠나는 이유

등록|2017.08.03 10:57 수정|2017.08.03 10:57

▲ 보성강이 섬진강에 더해지는 '두물머리'에서 바라본 섬진강이다. '두물머리'는 두 강물이 머리를 맞대듯이 만나 하나의 강으로 흐르는 곳의 지명으로 사용된다. 지난 1월 '강강걸을래'는 보성강을 따라 걸었다. ⓒ 송태원


문명의 발상지에는 강이 있습니다.

전라북도에는 만경강(萬頃江)이 있습니다. 만경은 만(萬, 많다는 뜻) 이랑(頃)의 밭을 일컫는 말입니다. 만경강은 전북도민의 삶이 고스란히 담고 흐르고 있을 겁니다. 완주군 동상면 밤티마을 밤샘이 발원지입니다. 상류에서 전주천과 고산천이 만납니다. 하류에 다다르면 익산시와 김제시의 경계로 유유히 흘러 서해에 이릅니다.

만경강 물줄기는 만이랑의 밭에 온갖 생명을 가져다주는 젖줄입니다. 그 생명의 물길을 쫓아 3일부터 걷습니다. '강강걸을래'는 전북의 젖줄 만경강도보순례에 나섭니다. 닷새 동안 몸자보를 하고 한 발 한 발 내딛습니다. 도반(道伴), 그러니까 길동무가 꽤 많습니다. 지난번 보성강, 섬진강을 걸을 때 비해 대군입니다. 열여덟 명입니다. 조금 모자란 다리(오른쪽 무릎 연골파열로 수술했음, 오른쪽 무릎 연골이 다른 사람보다 적음)로 이번에도 함께 길을 걷으려고 합니다. 길동무들이 저의 모자람을 채워줍니다. 먼저 출발하고 남들보다 조금 쉬면서 가장 오래 걷는 저를 응원해 주었습니다.

이번에도 누군가 '세월호 깃발'을 들고 제일 앞장서서 세월호 진실에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기를 기원할 것입니다. 다른 이도 몸자보를 합니다. '신고리 5, 6 호기 백지화! 4대강 재자연화, 사드 두고 평화 없다, 진실을 밝혀라, 강은 흘러야 한다'라는 몸자보를 준비했습니다. 몸자보에는 탈핵과 한반도의 평화, 4대강의 재자연화, 그리고 세월호 진실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함께 담았습니다. 새만금 방조제에 끊긴 만강경의 아픔이 강만의 아픔은 아닐 것입니다.

'길동무들에게 짐이 되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앞서지만 이번에도 용기내어 한여름 땡볕에 도반(道伴)들의 기운을 나눠 가지겠습니다.

▲ 지난 1월 보성강을 함께 걸었던 길동무들이다. ⓒ 송태원


▲ 보성강 도보순례 ⓒ 송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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