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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 여름 물놀이 '천렵'의 추억을 소환한 '뚝방집'

등록|2017.08.04 16:00 수정|2017.08.04 16:00

▲ ⓒ 김종성


▲ ⓒ 김종성


▲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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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성


어느 동네 하천길을 따라 달리다 마주친 식당 '뚝방집'.

아이들이 신나게 물놀이를 하는 수더분한 하천과 참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 절로 자전거 페달 질이 멈춰졌다. 재밌는 이름의 식당 간판에서 향수 어린 음식 '어죽'을 발견했다. 여러 생선을 푹 고아서 발라낸 살과 국물에 채소와 쌀, 수제비를 떼어 넣고 끓인 죽이다.

지금은 별미 음식이지만, 별다른 보양식이 없던 시절 하천변에 살던 사람들에게 어죽은 좋은 먹거리였다. 민물고기를 끓인 것이지만 전혀 비리지 않다.

안양천이 흐르는 천변 동네 서울 목동에 살던 어릴 적, 이맘때면 동네 주민들이 물이 불어난 하천에 들어가 물고기를 잡아 어죽을 만들어 함께 먹곤 했다. 이런 일을 '천렵(川獵)'이라 한다는 걸 어른이 된 후에 알게 됐다. 더위를 피해 냇가에서 고기를 잡으며 음식을 먹고 물놀이를 즐기는 오래된 놀이다.

내 또래의 꼬마들은 동네 텃밭에 가서 어죽에 들어갈 고추, 깻잎, 호박 등을 따오는 심부름을 완수해야 맛난 어죽 국수, 어죽 수제비를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어죽은 국수부터 먼저 먹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면이 국물을 모두 빨아들여 버린다.
국수와 수제비를 건져 먹은 뒤 칼칼하고 걸쭉한 국물에 밥을 넣고 다시 끓이면, 비로소 어죽이 된다.

#서울 #어죽 #천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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