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죽음의 미스터리, 다큐 <김광석>에 담긴 의문
[리뷰] 이상호 기자는 왜 <김광석>을 만들었을까
▲ 다큐 영화 <김광석> 포스터 ⓒ 씨네포트
<다이빙벨>을 연출한 이상호 감독의 두 번째 영화 <김광석>은 1996년 1월 6일 사망한 가수, 고 김광석 죽음의 미스터리를 밝히려 한 음악 다큐멘터리이자 추리 다큐멘터리다.
이상호 감독은 영화 시작 첫 부분에서 "늘 미심쩍었던 김광석의 죽음... 죽은 자는 말을 하지 않는다. <다이빙벨>에서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려 했듯이 말할 수 없는 죽은 자의 진실을 밝히려 한다"고 고백했다.
영화 <김광석>은 노래 인생을 살았던 김광석을 추억하면서, 1996년 1월 6일 그가 사망하던 그 때로 돌아간다. 김광석 위패가 보관된 안양암, 김광석 음악의 산실이었던 창신동 자택, 김광석의 형님과 어머니를 찾아 인터뷰 하고 당시 상황을 재구성했다.
▲ 다큐영화 <김광석>의 한 장면 ⓒ (주)BM컬쳐스
<김광석>은 당시 죽음의 현장 모습도 재구성했다. 이 과정에서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자살일 수 없는 현장 상황'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또 김광석의 아내 서해순씨의 당시 인터뷰와 미국으로 갔던 서씨가 귀국한 후 이상호 감독과 한 인터뷰를 보여주며 증언의 모순점을 지적한다. 또한 아내 모르게 기록해 둔 김광석의 일기와 아내 서해순의 엇갈린 인터뷰를 통해 김광석 죽음의 진실을 밝히려한다.
영화 <김광석>은 김광석의 아내 서씨가 당시 부검서를 본인 외에는 공개하지 못하도록 조치해 둔 것에도 의문을 던진다. 또 김광석의 죽음이 아내에게 이별 통고를 한 직후 일어난 것을 지적한다. 김광석의 딸의 묘연한 행방 등 김광석 죽음 이후 여러 상황들도 의문 대상으로 언급한다. 영화는 이런 모든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김광석의 죽음의 진실에 대해 관객으로 하여금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 영화 <김광석> 프로모션 현장. 이상호 감독 ⓒ 씨네포트
이상호 감독은 지난 8월 3일 언론시사회 후 가진 간담회에서 <김광석>을 제작하게 된 이유에 대해 "김광석 사망 당시보다 점점 김광석의 가치를 더 깨닫게 되었다. 죽어서 말 할 수 없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MBC 안에서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소송 가능성이 커서 좌절됐다"며 "영화화 한다는 게 힘든 일이다. 여러 차례 좌절을 겪었다. 그럴 때마다 김광석씨 노래가 나왔다. 뜻밖의 장소, 시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사랑의 가수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영화에는 김광석이 작사 작곡한 노래가 사용되지 않았다. 이상호 감독은 "김광석의 음악은 저작권을 서해순씨가 갖고 있기 때문에 사용할 수 없었다"라며 "다른 작곡가의 노래 중 김광석이 부른, 허락 받은 음악만 수록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상호 감독은 영화에서 다룬 의혹이 명예훼손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모든 사안에 대해 팩트 확인을 거쳤다. 팩트로 확인된 것만 영화에서 다루었다"며 "진실이 백일하에 드러날 때까지 취재는 계속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명백한 타살의혹 사건에는 공소시효가 있을 수 없다. 96년 취재와 다른 점은 집단 지성이 작동한다는 점이다. 이 영화를 통해 집단적 양심을 가지고 진실을 드러내자"고 당부했다.
<김광석>은 2016년 부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언급상'을 받았다. 8월 3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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