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모이] 농사일기 - 여름 풀깍기 전 예취기 정비

등록|2017.08.07 18:06 수정|2017.08.07 18:06

▲ ⓒ 유문철


▲ ⓒ 유문철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풀깍기, 김매기 철이다. 콩밭, 논두렁, 과수원 풀들이 장마철 비를 실컷 마시고 쑥쑥 큰다. 예취기가 제 몫을 톡톡히 하는 철이다.

집에 예취기가 석 대 있다. 돌아가신 장인 어른이 물려주신 낡은 거, 7년 전 산 거, 세 해 전에 장만한 거. 두 대는 4행정, 한 대는 2행정 엔진이다. 4행정 엔진은 엔진에 엔진오일을 넣고 연료통엔 휘발유만 넣는 것이고, 2행정 엔진은 연료통에 엔진오일을 휘발유와 섞어 넣는다. 4행정은 혼다 제품이고 2행정은 에코 제품이다.

에코 예취기를 쓰고부터 혼다 건 스페어로만 쓴다. 에코는 출력이 좋아 쓰로틀을 많이 올리지 않아도 회전력이 좋다. 소음이 적고 연료 소모량도 적어 장시간 작업하기 좋다.

제천에 한결이랑 영화 보러 나간 김에 수리 가게에서 예취기를 손 보았다. 지난해 가을부터 상태가 전만 못해서 농협 수리센터에 맡겼더니 정비가 시원찮았다. 제천으로 나가 보라더라. 병으로 치면 동네의원 갔더니 큰 병원 가보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수리상점 사장님은 나이가 젊은데 예취기를 살펴보더니 연료부터 보관상태를 꼼꼼히 질문했다. 혼다 엔진과 에코 엔진의 장단점을 친절히 설명했다. 혼다는 분해와 조립이 까다로워 고장 나면 에코 엔진 에 비해 수리비가 다섯배 든다, 에코 예취기가 혼다 예취기보다 비싸지만 에코 쓰는 편이 훨씬 낫다, 예취기 중 에코에 대한 평가가 가장 좋다 등등.

사장님은 이야기를 나누며 수리를 했다. 시동 코일이 잘 당겨지지 않던 이유는 날이 너무 뜨거워서 엔진에 오일이 엉겨서였다. 사용 후 엔진 내부 기름을 모두 태우고 최대한 시원하고 바람 잘 통하는 곳에 보관하란다. 한 달 이상 묵은 휘발유는 쓰지 말고. 출력이 떨어지던 문제는 기화기 전체가 너무 낡아서 깨끗이 손보아도 정상 출력이 나오지 않으니 교체를 했다. 작업량이 많은데다 삼년 썼으면 많이 쓴 거다.

부품을 갈고 엔진 청소를 한 에코 예취기 시동을 거니 처음 때처럼 시원스레 돌아간다. 이제 이 예취기 들고 풀 깍을 일만 남았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