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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필관리사 죽음 몰고 간 다단계 고용구조 개선해야"

부산경실련, 정의당 경남도당 성명 통해 지적 ... 2명 마필관리사 사망 관련해 밝혀

등록|2017.08.08 15:33 수정|2017.08.08 15:33
"마필관리사를 죽음으로 몰고 간 다단계 고용구조, 즉각 개선하라."
"마필관리사를 죽음으로 내모는 렛츠런파크 죽음의 경주 중단하라.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렛츠런파크)에 일하던 마필관리사 2명이 지난 5월 27일과 8월 1일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정의당 경남도당이 이같이 지적했다.

부산경실련은 8일 낸 자료를 통해 "한국마사회는 마필관리사의 잇단 죽음 앞에서도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려는 의지보다, 사건을 축소하고 책임회피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1990년 한국마사회는 경쟁 체제를 도입하겠다며 '개별 마주제'를 적용했다"며 "'개별마주제'는 마사회, 마주, 조교사, 기수·마필관리사로 이어지는 다단계 고용구조이기 때문에 맨 아래에 있는 기수와 마필관리사는 착취를 당하게 된다"고 했다.

최근 고용노동부는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270건에 달하는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을 위반하였고, 마필관리사 등 394명에게 1억 1400만 원의 임금체불을 자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부산경실련은 "마필관리사의 죽음은 단순한 자살이 아니라, 약탈적이고 열악한 노동조건에 내몰린 비정규직에 대한 사회적 타살이자 경제정의를 저버린 참혹한 결과"라 했다.

이들은 "이는 우리 사회가 처해 있는 노동환경의 부끄러운 민낯일 뿐 아니라, 생명으로 연대하며 나아가야 할 우리 공동체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이라 했다.

부산경실련은 "한국마사회는 최근 잇따라 발생한 세 명의 마필관리사 자살에 대해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며 "다단계처럼 약탈적이고 불공평한 고용구조에 대한 개선과 함께 노동자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도록 노동환경도 개선해야 할 것"이라 했다.

▲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렛츠런파크). ⓒ 윤성효


정의당 경남도당 "경영진의 책임 있는 자세 촉구"

하루 전날 정의당 경남도당도 성명을 통해 "한국마사회의 운영체계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며 "마사회 경영진과 부산경남경마공원 경영진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한다"고 했다.

이들은 "연이은 마필관리사의 극단적 선택과 죽음의 책임은 우선 마사회에 그 책임이 있다"며 "마사회는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다단계로 구조화된 경쟁체제를 도입해 80%가 넘는 노동자를 비정규직으로 억압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마사회는 경마운영에 관한 책임은 회피해 오면서, 경마시행 주체들에게 막강한 영향력과 갑질을 행사해 왔으며, 특히 말단에 있는 마필관리사가 가장 큰 부담을 질 수밖에 없는 억압과 착취의 구조를 방관하고 악용해 왔다"고 했다.

정의당 경남도당은 "정부는 마필관리사의 죽음을 이르게 한 현 상황에 대한 진상규명을 시급히 착수할 것을 요구한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가 나서서 마필관리사 직고용 등 고용구조의 근본적인 개선책을 제시하고, 임금과 회계의 합리성과 투명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 촉구했다.

또 이들은 "마필관리사들의 연이은 죽음을 방조한 마사회 경영진과 부산경남 렛츠런파크 경영진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한다"고, "약 700억 원의 세입이 들어오는 경상남도 또한 늦었지만 이번 문제에 대한 해결을 위해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마방을 뒤덮고 있는 억압과 차별의 먹구름을 몰아낼 때까지 국회 차원에서 진상규명을 이끌어내고, 죽음의 착취구조를 청산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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