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건설 촉구' 집회에 등장한 '대통령 하야하라' 팻말
8일 울산 롯데백화점 앞에서 집회 열어... 자유한국당 정치인 등 참여
▲ 8일 오후 2시부터 울산시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열린 '신고리 5·6호기 건설 촉구 전국 결의대회'에서 자유한국당 박맹우 의원(왼쪽에서 4번째부터), 김두겸 자유한국당 울주군당협위원장 등이 행진을 앞두고 있다 ⓒ 박석철
지난해 겨울 시민들이 참여한 촛불집회에서 나온 주요 요구사항은 "울산에 핵발전소가 너무 많으니 더 이상 짓지마라. 지진이 자주 발생해 원전사고가 날까 불안하다"였다.
수개월 간 이어진 촛불민심을 바탕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됐고 문 대통령은 공약 이행을 위해 울산 울주군 서생면에 건설중인 신고리 5·6호기를 중단키로 했다. 하지만 보수야당과 원전 건설로 보상을 받는 일부 해당 주민들을 중심으로 대통령 공약이행 두고 반발이 거세지자 정부는 신고리 5,6호기 건설의 임시 중단을 논의하는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최근 출범시켰다.
이처럼 해당지역 울산에서 신고리 5·6호기 건설중단을 이끌어낸 시민촛불집회가 열린 장소는 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앞 광장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8일 이곳에서는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등 정치인과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중단 반대 범울주군민대책위원회가 원전 건설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 촉구 전국 결의대회가 열린 울산 롯데백화점 광장에는 자유한국당 박맹우(울산 남구을) 의원과 신장열 울주군수, 김두겸 울주군당협위원장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신장열 군수는 지난 2009년 신고리원전 5·6호기 유치에 처음 불을 지핀 인물이며, 박맹우 의원이 울산시장을 할 때 신 군수는 울산시 건설국장을 지냈다. 따라서 신고리원전 5·6호기 유치에 관한한 신장열 울주군수와 박맹우 의원의 의견이 같다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 8일 오후 2시부터 울산시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열린 '신고리 5·6호기 건설 촉구 전국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든 팻말에 대통령 항까지 주장했다 ⓒ 울산MBC 화면
이날 집회에서 이상대 건설중단 반대 대책위원장은 "국가 백년대계를 좌우하는 에너지 정책을 단 3개월만에 공론화란 이름으로 결정하겠다고 한다. 이게 말이 되나"고 외쳤고 손에 팻말을 든 참가자들도 따라 외쳤다. 이날 등장한 팻말은 '5·6호기 건설중단 결사반대'에서부터, 심지어는 '원전건설 농단하는 대통령은 하야하라'는 팻말까지 등장했다.
이들은 집회에서 "정부의 제왕적 권력 행사를 저지하겠다", "탈원전을 해도 5년 동안 전기요금은 오르지 않는다고 하지만 다음 정권에서 전기요금을 올리면 현 정부 책임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느냐"는 발언 등이 나왔다.
집회를 마친 이들은 집회장소인 롯데백화점 광장에서 3km 떨어진 울산시청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행진 때는 지난 이명박근혜 정부시절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그토록 반대해왔던 '임을 위한 행진곡'이 진행차량에서 울려퍼지기도 했다.
주최측은 울주군 서생면, 온산읍과 부산시 기장군 주민, 대구와 경주, 대전, 수도권에서 1천여 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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