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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병원에 가서 쓴 '손편지' 봤더니

[사진과 이야기] 성모병원에 나타난 대통령, 다시 짚어 본 이 장면들

등록|2017.08.09 20:17 수정|2017.08.10 10:47
사랑하는 가족 중 누군가가 아팠던 사람은 잘 압니다. 사랑하는 가족 중 누군가와 병원에서 있어 본 사람은 잘 압니다. 병원을 나설 때까지의 그 기다림이 얼마나 힘든지, 병원을 혹시 같이 나설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얼마나 겁나는지.

허나 내가 사랑하는 가족 그 누군가가 지금 겪고 있는 고통이 얼마나 끔찍할지 잘 모르기에, 그 누군가가 겪고 있을 그 초조함과 불안함 그리고 두려움이 또 얼마나 클지 짐작할 수조차 없기에, 애써 더 씩씩한 척 하고, 애써 더 웃고 그렇게들 합니다.

병원 안에서의 웃음이 얼마나 귀한지를 사랑하는 가족 중 누군가 아팠던 사람은 잘 압니다. 검사를 기다리고, 주사를 기다리고, 진료를 기다리고, 또 그리고 수술을 기다리고... 그 불안과 초조가 지배하는 기다림의 반복을 깰만한 새로운 그 뭔가가 유독 더 반가운 공간이 병원일 것입니다.

그래서 더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을 방문, 건강보험 보장 강화정책을 발표한 뒤 나오며 환호하는 환자, 보호자, 의료진의 손을 잡아주고 있다. ⓒ 연합뉴스


그래서 참았던 눈물이 쏟아졌는지도 모릅니다.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을 방문, 건강보험 보장 강화정책을 발표한 뒤 나오며 환자와 보호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 연합뉴스


혹은 그래서 웃음이 더 잘 터져 나왔는지도 모릅니다.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건강보험 보장강화 관련 현장방문을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을 찾아 입원해 있는 어린이들과 함께 색칠하기를 함께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다음은 청와대 출입기자단이 전한 사인해주려는 대통령과 참 '쿨∼'한 아이와의 대화 일부입니다.

대통령 "(책 뒤쪽을 펴며) 여기다 할까?"
다시, 대통령 "여기다 할까?"
어린이 "편하신 대로 하세요." (다같이 웃음)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건강보험 보장강화 관련 현장방문을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을 찾아 입원해 있는 어린이들과 함께 색칠하기를 함께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날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던 만남은 또 있었습니다. 대통령과 두 청소년의 만남. 한 학생은 연조직육종이란 희귀성 암을 앓고 있고, 또 한 학생은 급성백혈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나이 이제 열 여덟 살, 참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건강보험 보장강화 현장 방문으로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을 찾아 검사를 희망하는 배권환 군(오른쪽), 작곡가를 희망하는 이경엽 군의 손을 잡고 격려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통령 "치료받았다 재발했다는 거죠?"
아버지 "예."
대통령 "부모님 마음이 아주 아프겠네요."
아버지 "괜찮습니다. 아이에 비하면 괜찮아요."

한 학생은 장래 희망이 작곡가라고 했습니다. 또 한 학생은 검사가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 옆에 각각 김형석 작곡가와 검사 출신 여치경 변호사가 있어줬습니다.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건강보험 보장 강화 관련 현장방문을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을 찾아 연조직육종을 앓고 있는 청소년 환자 배권환 군(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급성백혈병을 앓고 있는 이경엽 군(왼쪽에서 두 번째)을 만나 격려하고 있다. 왼쪽은 이 군의 멘토인 작곡가 김형석 씨. 오른쪽은 멘토인 검사출신 변호사 여치경 씨. ⓒ 연합뉴스


아주 잠깐이었을 것이고, 그리고 아마도 수많은 카메라 플래시가 부담스럽고 낯설었겠지만,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건강보험 보장 강화 관련 현장방문을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을 찾아 급성백혈병을 앓고 있는 청소년 환자 이경엽 군(왼쪽)을 만나 격려하고 있다. 이 군은 장래희망이 작곡가이며 대입을 준비 중이다. ⓒ 연합뉴스


그래도 불안과 초조함 그리고 두려움이 지배하는 병원에 나타난 그 변화가 싫지만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또 아주 잠깐동안이나마 웃을 수 있었을 겁니다.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건강보험 보장 강화 관련 현장방문을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을 찾아 연조직육종을 앓고 있는 청소년 환자 배권환 군을 만나 격려하고 있다. 배 군은 장래희망이 검사이며 대입을 준비 중인 고3 학생이다. ⓒ 연합뉴스


그리고 대통령은 두 청소년에게 이렇게 '손 편지'를 남겼습니다.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건강보험 보장강화 현장 방문으로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을 찾아 투병 중인 검사를 희망하는 배권환 군(오른쪽), 작곡가를 희망하는 이경엽 군을 면담한 후 격려 문구를 남겼다. ⓒ 연합뉴스


저도 꼭 그렇게 되길 빕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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