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삶그림] 사람만 걷는 길이 아니었네

같이 사는 우리 - 동물 이웃 편 1

등록|2017.08.14 10:53 수정|2017.08.18 16:15
처음 시도하는 그림 여행기입니다. 지난 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대만, 중국, 베트남을 여행하며 만난 동물들, 그들 삶의 단편을 그림과 짧은 글로 전합니다. 혼자 천천히, 꾸준히 그리는 그림의 성숙 과정도 느긋하게 감상해주세요. - 그리고 쓰는 이

▲ 대만 반차오에서 만난 덩치 큰 검둥개 ⓒ 이명주


타이페이 반차오(板橋)에서 열흘여 머무는 동안, 매일 밤 편의점 앞에서 잠을 자던 개. 온몸이 까맣고 덩치가 송아지만했는데, 아무도 눈치 주거나 내쫓는 이가 없었다.

▲ '타이베이 동물원'에 사는 판다 ⓒ 이명주


'타이베이 동물원(臺北市立動物園)'에 사는 판다. 판다를 보러 온 사람들이 자리를 다투고 사진을 찍느라 왁자지껄했다. 그런 사람들을 대나무를 맛있게 먹으며 이따금씩 바라보던 판다.

타이베이 동물원은 비교적 풍부한 자연 환경, 사람들이 함부로 동물을 만지거나 놀래키는 등의 행위를 할 수 없게, 동물이 외부 위험이나 소란을 피해 숨거나 쉴 수 있게 배려하고 있는 비교적 '착한 동물원'이다(관련 기사 : '때와 행운'을 기다리는 동물원).

▲ 타이베이 한 식당 앞에 전시된 '식용뱀' ⓒ 이명주


타이베이 '용산사(龍山寺)' 인근 야시장. 한 식당 입구에 살아 있는 쥐와 뱀을 가둬두고
'산 채로 잡아준다'는 안내문을 붙여 뒀다.

살기 위해 혹은 먹는 즐거움을 추구하나 생명의 가치와 고통에 공감해 최소화 하는 육식과, 무감각하고 과도하게, 무엇보다 충분히 덜어줄 수 있는 고통을 극대화시켜 다른 생명을 잡아먹는 행위는 명백히 구분돼야 한다.

▲ 타이베이 시내 한 가게 앞에 발이 묶인 새들 ⓒ 이명주


타이베이 시내에서 숙소를 찾던 중, 어느 가게 앞 보도에 양 다리를 묶인 새 두 마리를 봤다. '장식용일까, 식용일까...' 궁금해하면서 어느 쪽이던 극도로 고통스럽긴 매한가지일 거라고 생각했다.

▲ 대만 스먼의 한 바닷가에서. ⓒ 이명주


대만 스먼(石門)의 한 바닷가. 궂은 날씨, 사람 없는 해변에 한 여인과 반려견이 나와 있었다. 그 모습을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남편인 듯한 이가 사진을 찍고 있었다.

▲ 해변가 잔디밭에서 신나게 뛰노는 두 마리 개. ⓒ 이명주


바다와 해안도로 사이 넓은 잔디밭을 맘껏 뛰노는 개들. 얼마나 신나 보이던지, 꼬리를 한껏 추켜올린 엉덩이마저 웃고 있는 듯했다.

▲ 해안가 산책로를 더디 걷고 있던 게. ⓒ 이명주


바다를 따라 길게 난 해안가 산책로.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달리다 잠시 멈춰 서니 발 아래 게 한 마리가 더디 길을 가고 있었다.

사람만을 위한 길이 아님을. 천천히, 두루 살피며 다녀야겠다.

▲ 킬룽항 인근 한 찻집에서 ⓒ 이명주


이른 새벽, 킬룽항 인근의 한 찻집. 반려인과 함께 온 개가 얌전히 오래도 앉아 있다. 이따금씩 눈이 마주치면 새초롬한 표정을 짓는다.

<동물들 실물 보기>
여행에서 만난 동물들

ⓒ 이명주


덧붙이는 글 같이 사는 우리) https://www.facebook.com/wearelivingtogether/ 서툴지만 그림으로 전해요. 같이 사는 동물 가족&이웃들의 삶을. 그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음을. 손수 그린 그림들을 차곡차곡 모아 엽서책을 만들 예정입니다. 동물들을 만나는 여행, 그 여정 가운데 도움이 절실한 동물들을 도울 수 있게 응원해주세요!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