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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지지했지만 당권도전 이언주 "반장 친구라고 선거 못 나가나"

국민의당 당권구도 4파전으로 재편, 결선투표 피해야 할 안철수 측에 악재?

등록|2017.08.11 17:25 수정|2017.08.11 17:30

당대표 출마 선언한 이언주 의원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이 1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당대표 선거 출마 선언을 한 뒤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반장의 친구는 반장 선거 못 나가냐."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이 11일 8.27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후 '이유'를 묻는 질문에 한 답이다.

앞서 이 의원은 당 일각의 반대에도 당권 도전에 나선 안철수 전 대표를 지지하는 원내 인사로 분류됐다. 이 의원 스스로도 당대표 경선 출마를 검토하다가 안 전 대표의 출마 선언 이후 최고위원 경선 출마로 방향을 트는 것을 검토했을 정도다. 그런 점에서 이 의원이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 이날 출사표를 던진 것을 두고 예상 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의원의 출마 선언 이후 쏟아진 질문들도 그 이유에 쏠렸다. "이 의원이 (최고위원 후보로서) 안 전 대표와 '러닝메이트'를 꾸리는 것이 틀어져서 출마를 결정했다는 얘기가 있다"는 노골적인 질문까지 나왔다.

그러나 이 의원은 "그런 것은 아니다. 저는 노선을 따르는 정치인이지 인물을 따르는 정치인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 "안 전 대표를 그냥 돕는 것보다 치열하게 경쟁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라며 "(안 전 대표가) 저보다 대중성이 있고 현실적으로 싸워서 이긴다는 게 만만치 않은 싸움이라서 물러나서 지켜보려고 했다. 그런데 고민 끝에 결정했다. 제가 더 나은 대안이라고 봤다"고 부연했다.

"결선투표제 있다. 안철수 전 대표와 단일화 안 한다"

▲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이 1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당대표 선거 출마 선언을 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남소연


"이 의원의 출마로 앞서 지지를 표명했던 안 전 대표가 불리해진 것 아니냐"는 질문도 나왔다.

천정배 전 대표와 정동영 의원과 겨뤄야 하는 안 전 대표 입장에서는 자칫 '친안(친안철수) 대 비안(비안철수) 대결'로 연결될 수 있는 결선투표제를 피하기 위해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도층·수도권 등 지지층이 겹치는 이 의원이 이날 출마를 결정하면서 안 전 대표 측은 1차 투표에서의 표 갈림을 우려해야 할 상황이 됐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정정당당하게 경쟁해서 선택 받는 사람이 당대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구도의 변화로 (안 전 대표에게) 불이익을 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더 나은 대안이 정정당당하게 경쟁해서 당대표 돼야 하는 것 아닌가. 그 분도 열심히 하고 더 나은 사람이 대표 되는 것이 당을 위해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극중(極中)주의' 등 안 전 대표의 노선을 부족하다고 본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전당대회가 혁신과 가치 등을 놓고 치열한 논쟁을 해야 하는데 이전투구의 장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정치후배인 제가 함께 경쟁하면 좀 더 생산적인 방식이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자신의 출마로 호남·비호남, 친안·비안 등의 구도로 진행 중인 전당대회가 변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이 의원은 '안 전 대표가 자신의 결정을 존중했다'고도 전했다. 그는 이날 오전 안 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출마 결정을 알렸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안 전 대표가) '출마해서 함께 경쟁하는 것도 좋고, 최고위원으로 나가 (지도부에서) 함께 협조하는 방안도 좋다' 등 여러 방안을 얘기했는데 제 선택을 존중해주셨다"라며 "제 출마가 서로 상반된 것이 아니라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는 점에서 더 좋은 것이다. 안 전 대표도 저를 못 넘어선다면 그 분의 실력 문제 아니겠나"라고 설명했다.

다만, 안 전 대표와 단일화 할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당 일각에서 천정배·정동영 단일화 주장이 나오는데 이 의원도 안 전 대표와 단일화 할 가능성은 전혀 없느냐"는 질문에 "왜 단일화 얘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결선투표제가 있다"라며 "단일화 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 의원은 "(당대표 경선을 도울) 함께 하는 의원이 있느냐"는 질문에 "실명을 거론할 수는 없지만 의원님들 중에 '당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얘기해주는 분들이 있다. 지도자급에 계신 분도 있고 '새 판을 짜야 한다'고 말하는 당원들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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