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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안타' 김민식, 1위 팀 주전 안방마님의 위용

[KBO리그] 12일 LG전 9회 적시타 포함 3안타 폭발, KIA 11-10 끝내기 승

등록|2017.08.13 11:33 수정|2017.08.13 11:33

▲ 기아 타이거즈 김민식 선수 ⓒ 기아타이거즈 누리집


KIA가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두며 전날 끝내기 패배의 충격을 하루 만에 털어냈다.

김기태 감독이 이끄는 KIA 타이거즈는 12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장단 17안타를 터트리며 11-10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KIA는 선발 정용운이 0.1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지만 경기 후반 타격이 폭발하면서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9회에 등판해 아웃카운트 2개를 잡은 임창용은 시즌 7번째 승리를 챙겼다(통산 124승).

타석에서는 로저 버나디나와 안치홍이 나란히 3안타를 터트렸고 최형우와 이범호는 각각 3타점 경기를 만들었다. 1번 3루수로 출전한 최원준도 9회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포함해 2안타2타점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이날 KIA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타자는 따로 있다. 팀 타율 .307의 KIA 타선에서 유일한 '구멍'으로 꼽히지만 이날 만큼은 3안타 1타점1득점으로 최형우,김선빈 못지 않은 대활약을 펼친 '안방마님' 김민식이 그 주인공이다.

프로 입단 5년 만에 차지한 1군 백업 포수 자리

경남 창원 출신의 김민식은 마산고 시절까지 외야수로 활약하다가 원광대 진학 후 포수로 전향했다. 대학 시절 많은 경기에 출전하며 꾸준히 경험을 쌓은 김민식은 졸업반이 될 무렵에는 중앙대의 조윤준(LG)과 함께 대학야구를 대표하는 포수로 성장했다. 결국 김민식은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전체11순위)로 SK와이번스에 지명됐다. 대졸 포수 치고는 꽤나 높은 지명 순번이었다.

하지만 SK에는 이미 정상호와 이재원이라는 수준 높은 포수들이 버티고 있었고 포수로 전향한지 얼마 되지 않은 김민식에게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SK구단은 포수 경력이 짧은 김민식에게 경험을 쌓게 하기 위해 루키 시즌이 끝난 후 김민식을 상무로 입대시켰다. 김민식 입장에서도 당장 1군에서 뛰지 못하느니 일찍 병역의무를 해결하는 편이 더 나은 선택이었다.

김민식은 상무에서 뛰는 2년 동안 퓨처스리그에서 135경기에 출전하며 포수로서 값진 경험을 쌓았다. 하지만 2015년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에도 SK에는 여전히 정상호와 이재원이 1군엔트리를 지키고 있었고 김민식은 1군 무대에 서본 것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던 2015 시즌 종료 후 그 동안 본의 아니게 김민식의 앞을 막았던 선배 정상호가 FA 자격을 얻어 LG로 이적했다. 드디어 김민식에게도 1군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지난 4년 동안 1군보다 2군 무대가 더 익숙하던 김민식은 작년 시즌을 통해 리그에서 손꼽히는 백업 포수로 급성장했다. 여전히 주전 자리는 이재원의 차지였지만 백업포수로서 88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257로 쏠쏠한 타격 솜씨를 선보였다. 6월11일 NC다이노스전에서는 입단 5년 만에 프로 데뷔 첫 홈런을 터트리기도 했다. 또한 36.6%의 도루 저지율은 300이닝 이상 소화한 리그 전체 포수 중에서 7번째로 높은 기록이었다.

높은 도루 저지율과 득점권 타율 자랑하는 KIA의 주전 안방마님

김민식은 올해도 이재원과 함께 SK의 안방을 지킬 확실한 후보였다. 실제로 SK 포수 중 1군에서 통산 100경기 이상 소화한 경력이 있는 선수는 이재원과 김민식 뿐이었다. 김민식은 무난히 개막 엔트리에 포함돼 2경기에 출전했다. 하지만 김민식은 시즌 개막 후 일주일 만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지난 4월7일 KIA와 SK가 단행한 4:4 트레이드를 통해 KIA로 이적하게 된 것이다.

KIA의 김기태 감독은 "이번 트레이드의 핵심은 포수보강"이라며 '새식구' 김민식에게 힘을 실어줬다. 김민식이 괜찮은 포수임은 분명하지만 많은 야구팬들은 지난 2년 연속 100경기 이상 출전했던 이홍구를 보내면서 SK의 백업 포수를 받는 트레이드가 과연 KIA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 의문을 가졌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의 말처럼 김민식은 트레이드 후 한 번도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지 않고 KIA의 붙박이 주전포수로 활약하고 있다.

물론 김민식이 합류한 후 KIA의 성적이 좋아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김민식은 안정된 수비에 비해 타격에서 팀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KIA 이적 후 2할대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던 김민식의 타율은 8월 들어 6경기에서 14타수 1안타에 그치면서 시즌 타율이 .204까지 추락했다. 팀 타율 .307의 막강한 KIA 타선에서 홀로 2할대 초반을 허덕이는 김민식의 타격 부진은 더욱 눈에 띌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김민식은 1할대 추락의 위기에 있던 12일 LG전에서 극적으로 부활(?)에 성공했다. 6월29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44일 만에 시즌 3번째 3안타 경기를 만든 것이다. 특히 8-10으로 뒤진 9회말 공격에서는 무사 만루에서 신정락을 상대로 깨끗한 좌전 적시타를 터트리며 추격 득점을 만들었다. 타격이 약한 김민식을 상대로 투수를 바꿔 KIA 공격의 흐름을 끊으려던 양상문 감독의 작전을 무산시키는 안타였다.

김민식은 올 시즌 타율 .212에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는 .566에 불과하다. 리그 평균 OPS가 .792라는 점을 고려하면 김민식은 분명 평균 이하의 타자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득점권에 서면 김민식의 타율은 .329로 치솟는다. 또한 300이닝 이상 소화한 포수들 중에서는 리그 전체에서 가장 높은 도루 저지율(39.7%)을 자랑하는 강견의 포수이기도 하다. 역시 1위 팀의 포수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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